이마트 탄현전 가스사고로 4명 사망

인체에 치명적 냉매가스, 시립대 1년상 안타까운 사연도

2011-07-02     고양신문

 

새벽 4명의 인부가 목숨을 잃은 현장. 현재는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7월 2일 새벽4시 이마트 탄현점 기계실에서 터보냉동기 점검작업을 하던 박기순씨 등 인부 4명이 쓰러져 있는 것을 기술관리팀 직원이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모두 숨졌다.

기술관리팀 직원 이모씨는 "오전 1시 30분과 2시 40분 기계실을 확인했을 때 모두 정상적으로 작업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당시 현장에서 가스 냄새가 많이 났다고. 기계실 출입문은 개방된 상태였고 환기장치도 가동 중이었다.

이마트 측은 지난달 초 설치한 냉동기에서 소음이 발생하고 효율이 떨어져 냉동기설치 회사에 A/S를 신청, 박씨 등은 이날 새벽 12시부터 점검작업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어떻게 사고가 일어났는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다” 라고 말했다.

일산소방서 측은 "냉매가스에는 인체에 유해한 염소가스가 포함돼 있어 조금만 마셔도 치명적이고 일반 마스크는 소용이 없다"며 "작업공간이 지하라 냉매가스가 체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냉매가스는 가정용 냉장고에서도 유출 될 수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누출된 냉매가스에 박씨 등이 질식사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일산경찰서 소방서 상황실에 의하면 현장 도착 당시 가스 냄새가 났었지만 냉매가스가 더 이상 누출되지 않고 있어 별도의 위험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어 현장통제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고에 대해 인근 주민은 “유독가스가 유출되어 4명이 사망했다는데 인근 주민이나 이용고객에 대한 공지도 없다는 게 이상하다며 가스가 유출되어 피해가 있을 수 도 있는 것이 아니냐” 며 우려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공지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건에 대해서는 보도를 통해 이용고객들이 이미 다 알고 있다고 판단했다” 며 “사건 현장과 매장과 연결되어 있지 않으며 현재는 가스가 남아있지 않아 위험은 없기 때문에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숨진 4명의 인부 중 황승원씨(22세)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황씨는 서울시립대 1학년으로 등록금이 없어 지원입대 후 지난 5월 전역해 등록금 마련을 위해 냉동기 수리업체에 들어가 일을 시작했다.

트위터를 비롯한 인터넷에서는 "이마트 탄현점사고를 온 국민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고 유가족에게 최대한의 조의를 표하라"며 이마트의 무책임한 대응을 질타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건 당일 정상영업 중인 이마트 탄현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