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제농협 소리없는 민간외교 ‘큰 결실’
중국 홍기촌과 15년 돈독한 결연, “벽제농협은 우리의 정신적 지주”
벽제농협 자매결연 맺은 중국 길림성 홍기촌 방문
벽제농협이 중국의 한 작은 조선족 마을인 홍기촌과 15년째 꾸준히 교류하며 어려울 때마다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흐뭇한 뉴스가 되고 있다. 벽제농협과 홍기촌 사이의 돈독한 우정은 지난 12일부터 3박4일 동안 진행된 자매결연 15주년 기념 방문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홍기촌 주민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벽제농협 조합원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환영 퍼레이드에는 어린이들까지 참여해 조합원들의 방문을 한껏 축하해주었다. 조합원들은 기대 이상의 뜨거운 환영식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자매결연 15주년 기념식에는 홍기촌 마을주민 모두가 참석했고 농협측은 마을 발전기금 200만원과 장학금 396만원을 전달했다. 장학금은 홍기촌의 모든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장학금을 전달받은 한 학생은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벽제농협에 보답하겠다”며 진심어린 감사를 전했다.
함주원 촌장은 “15년이란 긴 시간동안 벽제농협이 홍기촌에 보내준 특별한 관심과 정성에 감사를 보낸다”며 “홍기촌 마을주민들은 벽제농협의 지원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더욱 더 힘을 합해, 잘 사는 마을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함주원 촌장은 “지난 해 큰 물난리로 마을이 물에 잠기는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벽제농협이 쌀과 이불 등을 보내 주어, 촌민 모두 큰 도움을 받았다”며 “벽제농협은 한민족의 인연으로 맺어진 우리의 정신적인 지지자이자 한 형제·자매” 라고 강조했다. 홍기촌은 자매결연 후 ‘조선족 제1촌’ 의 우수마을로서 현재 수해로 유실된 마을길과 다리 등 기반시설을 우선적으로 복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벽제농협 조합원들은 “마을주민들이 이렇듯 성대한 환영을 해주니 얼마나 감명을 받았는지 모른다”며, “조합원들이 직접 나와 봉사를 하지는 못했지만, 벽제농협이 장학금과 마을 발전기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도움을 주었던 것이 홍기촌 마을 분들에게 힘이 되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조합원들은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조선족들이 희망을 갖고 잘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벽제농협이 함께 하고 있다는데 대해 큰 자긍심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벽제농협의 선행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인상이 달라질 수 있었던 것도 큰 결실이었다.
방문 3일째, 만보중심소학교를 방문했을 때, 방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선생님과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 전통 민속공연을 펼치며 조합원일행을 환영을 해주었다. 벽제농협 조합원들은 벽제농협 조합원 이라는 자부심과 더불어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실감 할 수 있었다.
만보중심소학교 맹반리 교장은 “한국과의 자매결연은, 해가 거듭될수록 활성화되고 있고 벽제농협의 학교발전기금과 장학금 지원으로, 학교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며 벽제농협에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벽제농협 이승엽 조합장은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해 중국에서 조선족의 위상을 높이는, 인재로 성장해주길 바란다”며 “광활한 중국에 조선족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작은 힘이라도 지속적으로 보태겠다”고 전했다. 이승엽 조합장은 “홍기촌 소학교 출신의 한 학생이 성장해 세브란스병원 교환교수로 일하게 됐다며 인사를 왔을 때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보람과 긍지를 느꼈다”며 “더 많은 학생들이 중국 성장의 중심축이 되어 한국과의 적극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민간외교관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벽제농협은 농협중앙회의 주선으로 홍기촌과 자매결연을 맺은 후 1년 째 되던 해에 ‘백두산 가는 길’ 이라는 마을입구 정문과 정자를 건립할 수 있는 기금을 지원했고 2000년에는 간이 상수도 시설기금 300만원을 지원했다. 2001년에는 홍기촌 학생이 다니는 만보중심소학교와 한국의 성석초등학교와의 자매결연을 주선했고 2002년에는 마을 발전기금 300만원 지원했으며, 만보중심소학교 교사와 주민이 벽제농협을 방문 10일간 체류하기도 했다. 2003년부터는 홍기촌의 학생 47명 모두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2005년부터 2년여 동안은 6차례에 걸쳐 조합원들이 방문해 자매결연 9주년, 1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2007년, 2008년에는 만보중심소학교에 시청각교육용 PDP TV, 컴퓨터를 기증하고 ‘한·중 어린이 그림교환전’을 매년 추진하고 있다. 그림교환전은 벽제지역 내 6개 초등학교와 함께 진행, 한중교류의 폭을 아래로부터 넓혀나가는 역할도 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큰 홍수로 홍기촌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는 재난이 일어나자 이불과 소형가스렌지와 쌀을 지원했다. 홍기촌 마을 사람들은 “지난해 갑작스러운 재난에 벽제농협이 긴급 구호의 손길을 내밀어 준 것이 정말 큰 힘이 되었다”고 한결같이 고마워했다. 고양시의 한 농협이 맺고 있는 돈독한 결연의 힘이 고양을 넘어 대한민국에 대한 감사, 한민족에 대한 자긍심으로 이어지고 있어 흐뭇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