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의 위대함
콩에는 철학이 담겨져 있다. 왜냐하면 한 민족 역사 이래로 유일하게 우리 민족은 콩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우리의 DNA 속에는 콩의 인자가 있고 콩으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하면 탈이 난다.
그래서 먹는 것과 생각 하는 것이 일치된 것이 콩이다. 콩을 한자로 분석해 보면 콩두(豆)자로 표기 되는데 콩과에 딸린 식물 또는 그 열매를 말하며 나무로 만든 제기의 상형(象形)으로 풀이되어 제사와 관련되어 있고 머리 두(頭)에서는 둥근 머리와 관계가 있다. 그리고 전혀 다르게 콩태(太)라 하여 세상에서 제일 큰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천신(天神)께 바치는 최초의 곡물로 제단에 올리는 콩 음식이라 하여 등(登)에도 두(豆)자가 있고 우리 민족의 산인 백두산 그리고 태백산, 두만강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콩두(豆)자가 전 국토에 길하고 좋은 이름으로 표기 되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잘 살게 되려면 풍년(豊年)이 들어야 하는데 그 풍(豊)에 콩두(豆)자가 바쳐져 있고, 사람의 몸이 체(體)인데 그 글 속에도 콩두(豆)자가 들어가 있어서 우리의 몸은 콩으로 가득차서 골격을 이루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콩을 먹으면 머리도 깨어나기 시작한다는 머리 두(頭)를 보면 한 깍지에서 세 개의 알맹이가 나와서 천지인(天地人) 삼(三)의 원리로 상징되는 콩은 우리 고대 경전인 삼일 신고(三一 新古)의 첫 장에 나오는 허공(虛空)의 공(空)으로 시작된 자연의 원리로 강하게 발음하면 콩으로 발음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콩으로 우리의 주식인 삼장(三醬)을 만든다는 것이다.
된장이다. 고추장이고 그리고 간장으로 이 삼장(三醬) 모두가 콩으로 만들어지고 삼장(三醬)이 없으면 우리는 한시도 살 수 없어 죽음에 이를지라도 콩밥 콩죽을 먹어야 살아남는다는 강렬한 잠재의식이 우리에겐 있다.
그리고 콩에서 길러낸 콩나물만큼 몸을 해독하는데 좋은 것은 없으며 두부 없이는 몸을 다스리는 약이 없다. 이가 다 빠지고 헐고 씹을 수 없게 되더라도 우리에겐 고기보다 훌륭한 영양가 있는 하얀 두부를 먹고 애환을 견디어 왔다.
곧 어두움을 물리치는 뜨겁고 밝은 음식을 말함이다.
여름엔 시원한 콩국수, 겨울엔 뜨끈뜨끈한 콩비지, 사시사철 콩나물 해장국 ,된장국, 청국장, 두부 매운 찌개 등 이보다 더 좋은 콩 음식이 어디 있으랴.
환난과 재난과 외세 침략을 피해 집을 떠나 산속으로 갚은 숲속으로 피해 살아남아야했던 고난의 역사 속에서 아무데서나 잘 자라주고 손을 보지 않아도 열매를 잘 맺는 콩은 조상님들이 창조해 주신 훌륭한 민족의 음식임에 틀림없다.
쌀에 단백질이 8%가 들어 있다면 콩에는 단백질이 40% ,지방이 20%, 탄수화물이 30%로 곡식이라기보다 고기에 가까운 영양 성분으로 밭에서 나는 고기가 아닌가.
우리나라 식용 기름의 28% 이상이 콩으로 수요 되고 있으며 콩기름은 불포화 지방산이 86%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킨다는 사실이 입증된바 있다. 그런 우리 콩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우리나라에서 수집한 종만도 5496종이라고 하며 그렇게 해서 현재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것만 3200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가 한눈팔거나 뭣도 모르고 우리의 고유 품종들을 연구용이라 하여 그들에게 갖다 바치는 동안 그들은 유전자 변형 콩을 다량 생산하였고 위험스러운 수입이 되어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이제는 우리의 밥상을 점령하고 말았다.
우리 콩은 쓰임에 따라 메주콩, 밥밑콩, 나물콩, 약콩, 고물 콩으로 나누는가 하면 모양에 따라 흰콩, 검은 콩, 청태, 쥐눈이콩, 수박태로 불려지며 산지 이름을 따 감산태, 청산태로 불리는 경우도 있고 익는 시기에 따라 서리태, 올태, 유월콩 등 그 이름이 실로 다양하다.
무세중/전위예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