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민주주의 예술이 만나야 하는 이유
환경과 선거, 게다가 민주주의, 뭔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환경에 대한 교육을 시행해본 결과 민주주의와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바로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우리 단체는 2010.11.20일 오후 백석동 일산서구선거관리위원회 강당에서 ‘깨끗한 환경ㆍ깨끗한 선거를 위한 재활용 스토리텔링’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가 학생들에게 부과한 과제는 재활용 천을 이용하여 선거관리위원회 캐릭터인 ‘공명이가 된 수탉 이야기’를 만드는 것으로 하였다. 이날 행사는 고양시일산동구선관위와 고양시일산서구선관위, 그리고 우리 바정연 초록가게 되살림센터가 미래 유권자인 중학생들에게 환경보호와 공명선거를 알리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손에 잘 와 닿지 않는 주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활용옷감, 폐자재 등으로 우리 단체가 미리 제작한 선거동화 “누가 숲속의 왕이 될까요?”와 “바다로 가는 길”의 두 작품을 전시하고 그 내용을 설명하였다. 수탉이 선거관리위원회의 캐릭터인 공명이가 된 의미와 선거라는 주제를 제시해 주고 학생 각자의 경험과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 예술작품을 만들도록 미션을 부여하였다. 참가 학생들은 각종 색상의 재활용 천과 부자재, 솜뭉치를 일일이 바느질하며 공명이가 된 수탉 캐릭터와 닭의 알과 둥지, 울타리 등을 만들어 개개인의 작품을 완성한 뒤 자신의 작품을 만들게 된 배경과 작품 안에 담은 의미에 대하여 발표하도록 하고 선거와 민주주의에 대한 각자 생각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알을 품고 있는 공명이를 만든 이수정 학생(14.여)은 "가운데 알은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를 상징하고 둥지를 흰 솜으로 꾸며 깨끗한 투표를 표현했다"고 이야기를 풀어나갔으며 또 다른 참가자는 울타리는 튼튼한 참여의식으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을 의미하며 닭을 여러 마리 만들어 그 안에서 살아가는 행복한 우리 가족을 표현하였다고 하는 등, 참가한 학생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만들고 발표하면서 우리가 왜 민주주의에,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조리 있게 설명하였다. 참여자 개개인의 작품 발표를 통하여 학습자 개인이 느끼는 한국의 정치 상황과 연결하여 우리 사회를 통하여 직간접적으로 얻은 경험과 그들의 상상력으로 지구환경보호라는 재활용 작품제작을 통하여 받은 영향력이 어떠한지는 소감 발표를 통하여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예술을 통한 민주시민교육은 다양하고 상충되는 가치를 가진 작품들을 만들면서 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상호 소통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의미 만들기가 가능하므로 학습자 자신들과 다른 타인의 의견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협상하는 태도를 갖게 함으로서 문화예술교육의 목표이며 민주시민교육의 목표이기도 한 민주사회의 이상을 이룰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다. 학생들은 이와 같이 마음껏 자신의 창작세계로 빠져들어 문화예술교육을 통하여 소통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정치교육이라는 과제에 대하여 지금까지 갖고 있던 선입견인 '선거는 어른들의 일', '딱딱하고 재미없어 관심을 갖기 어려운 일'에 대한 자세가 능동적인 학습 참여자로 바뀌는 동기부여와 공명선거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우리 단체의 민주시민교육방법론으로서의 문화예술교육은 교육재료가 폐자재를 활용한 것이니 만큼 환경위기에 봉착한 전 지구가 반길 만한 활동이다. 다양성을 필요로 하는 문화예술영역은 타 영역과 달리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며 그들이 함께 서로 상호 보완 또는 각자의 영역을 존중, 배려하며 더불어 공존하고 소통하는 영역이다. 참여하는 학습자 개개인들의 생각, 표현, 경험 등을 각각 고유의 의미 영역으로 존중해주고, 나와 다른 상대방의 의미와 해석을 받아들이고 존중할 수 있게 하는 토양이 된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시작이 된다는 점을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제 지식교육 기반이 교육의 중심에 있었다면 21세기는 문화예술이 교육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0년 한국에서 개최된 제2회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를 기점으로 문화예술교육과 환경, 미술, 정치, 문학을 아우른 통합예술교육으로 교육영역을 둘로 나뉘었다. 우리가 시행한 학습방법론은 학습자들에게 입체적 사유를 제공하는 통합예술교육의 한 분야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민주시민교육방법론으로서의 문화예술교육은 통합성을 중요한 교육의 가치로 추구하는 학습방법론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권옥희 (바른정치실현연대/재활용스토리텔링 총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