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축 관통해 내집앞 고속도로 통행료 내야 한다면?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 관련 주요 쟁점

2011-12-15     이병우 기자

고양시는 교통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주민의견과 공청회 개최 여부에 대한 의견을 취합하여 사업자인 서울문산고속도로(주)에게 14일 통보하게 된다. 그러나 고속도로와 관련해 여러 가지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서울∼문산 고속도로를 민간투자방식으로 하는 것이 올바른지 부터 기대효과에 따른 사업내용이 타당한 것인지 까지 궁금증 투성이다. 또한 고양시가 이 사업으로 인해 부담해야하는 손실과 피해는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형편이다.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와 관련해 지금까지 제기되고 있는 쟁점을 정리해보았다.  

민자사업으로 인한 폐해 가능성 
정부측이 밝히는 서울∼문산간 고속도로의 명분은‘수도권 서북부 지역의 교통 수요와 통일을 대비한 노선에 대한 필요성’이다. 그런데 서울∼문산 고속도로 사업은 수익형 민간투자방식(BTO)으로 이뤄진다. 사업시행자는 GS건설이 중심이 되는 서울∼문산 고속도로(주)로 정해졌다. 이 고속도로 사업은 공사비 5695억원, 보상비 7857억원, 기타 부대비 1249억원 등 총사업비 1조4801억원이 투여되는 사업이다. 물론 보상비 7857억원은 국비로 부담되지만 사업적자를 메우기 위한 방편으로 시행사는 통행료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통행료는 km당 69.5원(개통되는 2017년까지 물가상승율을 감안하면 이보다 통행료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음)으로 결정될 예정으로 전해진다. 이 액수는 한국도로공사가 건설한 고속도로 대비 1.14배 수준이다. 지금의 물가를 반영하더라도 전구간 35.6km를 통행할 때 지불해야 하는 통행료는 2000원을 상회한다. 이재준 도의원은 “만약 통행료만으로 사업에 따른 적자가 메워지지 않는다면 시행자는 통행료 인상을 강구하게 되고 이에 대해 수요자는 속수무책으로 끌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자사업의 폐혜로 사업비가 부풀려진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재준 도의원은 “국회예산처 분석 자료를 보면 민자사업으로 할 경우 정부 사업에 비해 공사비가 평균적으로 40% 부풀려져 있다”고 말했다. 김영복 시의원은 “국가적 필요에 의해 계획된 고속도로를 민자사업으로 해 통행료를 받는다면 고양시민에게 무슨 이득이냐”고 반문했다.

녹지축 관통으로 인한 환경 훼손
서울∼문산간 고속도로는 고양 현천∼도내∼행신∼고양∼사리현∼설문∼금촌∼월롱∼산단∼내포 등 나들목(IC) 8곳과 분기점(JCT) 2곳이 설치돼 있다. 고속도로 노선이 관통하는 대부분이 국사봉, 견달산을 비롯해 생태녹지축 속의 녹지 혹은 농경지로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한다. 특히 국사봉 자락을 잘라 고속도로 휴게소를 계획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고양환경운동연합 측은 “총연장 35.7km의 구간에 단 하나밖에 없는 휴게소가 고양사업소에서 불과 2km도 떨어져 있지 않은 초입에 위치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방화대교부터 계산해도 7km가 채 되지 않고 파주 방향에서 보면 고속도로 끝 무렵에 휴게소가 있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견달산 인근에서 오랫동안 정착했던 이현규 식사동 통장협의회장은 “보상을 원하는 분들은 개발을 반기겠지만, 한편 견달산을 오랫동안 삶의 휴식처로 여겨왔던 견달마을의 토박이들에게는 썩 달갑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지역주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노선
기본계획에 나타난 서울∼문산고속도로의 노선은 강매 원흥간 도로와 방화대교의 연결을 차단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지난 2009년 개통된, 덕양구 강매동 방화대교부터 행신2지구 승전로까지 연결되는 강매 원흥간 도로는 행신2지구 주민들이 인천국제공항 방향과 자유를 이용하는 데 이용되는 도로였다. 행신2지구 주민들은 “강매원흥도로는 끝이 잘려나가 강변북로와 제2자유로와의 연결기능만 남는다”며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덕양과 행신의 장점이었던 공항과의 편리한 연결수단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천IC와 강변북로의 연결부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천IC는 강변북로와 만나는 서울문산고속도로의 지선 끝 부분이다.  그런데 문산방향의 하행선의 연결이 정상적인데 반해 상행선은 바로 합류하지 못하는 기형적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근 주민들은 “일단 일산방향으로 갔다가 현천RC교로 U턴 한 후 서울방향으로 진입해야 하는데 이로 인한 거리와 시간 손실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