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양동천 이화정~ 행주치마 얼쑤

제 25회 행주문화제 꽃박람회 기간 개최

2012-05-04     정현주 시민기자

 

▲ 행주산성 행주대첩 승전행사에 참여한 시민들
태평소에 맞춘 풍물패는 전통을 말했다. 퓨전국악은 전통을 넘어 신한류를 외쳤다. 불꽃놀이는 밤하늘에 펼친 ‘꽃박람회’였다.
25회 고양행주문화제가 꽃박람회 기간인 지난달 27일부터 3일간  ‘행주치마 신한류를 날리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열렸다. 행주산성에서는 고유제 행주산성 역사기행 행주대첩 승전의식이, 고양어울림누리에서는 북청사자놀음과 양주별산대 놀이, 안은미 댄싱마마 등이  펼쳐졌다. 화정역 광장에서의 신한류 길놀이 퍼레이드도 볼거리를 제공했다. 고양 신한류예술단은 문화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찾아가는 콘서트를 열어 7만여 명이 축제를 즐겼다. 행주산성과 어울림누리를 비롯해 고양시 곳곳을 아우르는 축제였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지만 셔틀버스 운행이 없어 아쉬움도 지적됐다.

 봉산탈춤 배우며 신명나는 한마당
봉산탈춤 공연이 끝나자 아이들이 벌떡 일어서 마당 한가운데로 걸어나왔다. 엄마손에 이끌려 나온 아이도 있었다. 탈춤체험이 벌어지는 지난달 29일 어울림누리 아랫광장의 모습이다. 양손에 한삼을 끼고 전수자의 지도하에 불림동작을 배웠다.
제25회 행주문화제의 마지막 날, 더운 날씨에도 시민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신명나는 봉산탈춤에 빠져들었다. 봉산탈춤은 황해도 봉산지방에 전승되어 오던 가면극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 17호이다. 이날은 사상좌춤·팔목중춤·노장춤·사자춤 등 봉산탈춤의 주요장면을 간추려 봉산탈춤 보존회에서 한시간 가량 선보였다. 사상좌춤은 구경온 관객의 안녕과 복을 빌고 공연을 잘 마칠 수 있게 해 달라는 기원으로 동서남북 사방신에게 제를 올리는 의식이다. 이어 광대들이 장삼자락을 휘날리며 “낙양동천 이화정”을 외치며 덩실덩실 춤을 췄다. 체격이 우람한 광대 8명의 춤사위는 땅이 흔들릴 듯 크고 힘차다. 남성적인 이 춤을 팔목중춤이라 한다. 소무는 불도를 닦던 노장을 요염한 춤으로 꾀어 내어 파계시킨다. 살갑고 다정하게 추는 취발이와 소무의 춤은 인상적이다. 사자춤은 사자의 힘과 용맹스러움을 그대로 춤사위로 표현했다. 고개를 크게 흔드는 동작, 펄쩍 뛰어오르는 동작에서는 사자의 힘이, 리듬감 넘치는 걸음 걸음에서는 익살스러움도 묻어났다. “더운데 힘들겠다.” 사자 탈을 쓴 춤꾼을 걱정하는 말도 들려왔다.

“태평하시오”  태평소와 풍물 얼씨구

흥겨운 태평소가 흥을 돋우며 행주산성에 울려퍼진다. 상쇠의 지휘 아래 소고·북·징·제금을 연주하는 농악대가 일년농사를 재현했다. 29일 행주산성 대첩문 앞 광장에는 성석동 진밭마을에 전수·보존되고 있는 진밭두레패공연이 펼쳐졌다. 진밭두레패는 마을 주민들이 주축이고 제금을 사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소가 쟁기질을 하는 모습, 모내기를 하는 손동작과 발동작, 볍씨뿌리기, 모내기 등 봄농사부터 가을 탈곡, 수확 뒤 대동놀이까지 담았다. 잠시도 쉬지않고 일하는 농부의 부지런한 모습을 그대로 표현했다. 살랑살랑 작은 동작에 흥겨움은 넘쳤고 김영대 어르신의 태평소 소리는 좌중을 달궜다. 한복차림에 태극기로 장식한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등장한 이준수(73세) 할머니는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오하이오주와 캘리포니아에서 온 20대 미국여성 3명도 즐거워했다. 제시카 깁슨은 “공연을 보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미국 축제와는 많이 다르다. 한국문화는 매우 즐겁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대첩문 앞으로 우리집 가훈 써주기·신기전체험·행주치마 꾸미기·행주산성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부스가 마련돼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궁중머리에 중전 복장까지 갖춰 입는 가체머리 체험과 차예절을 배우는 다례시연도 있었다. 고양예절원에서 봉사나온 조이덕(55세)씨는 “커피처럼 전통차도 많이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사당동에서 온 김유진씨는 “티백녹차보다 고소하고 맛있어요”라고 맛평가를 했다. 관광과를 다닌다는 박장미씨는 축제에 관한 레포트를 준비하기 위해 행주문화제를 찾았다고 말했다.

 

퓨전국악 공연 뒤 ‘밤하늘 꽃박람회’

고양어울림누리 광장에는 28일과 29일에 걸쳐 북청사자놀음과 양주별산대놀이, 강릉관노 가면극으로 낮공연을 장식했다. 29일 저녁, 폐막공연으로 열린 ‘신한류 콘서트’는 4팀의 퓨전국악을 선보였다. 4팀은 피리연주자 안은경 밴드·해금 연주자 꽃별·국악 아카펠라그룹 ‘토리스’· 에스닉 팝그룹 ‘프로젝트 락’이다.
이들의 연주는 흥겨움은 흥겨움대로 구성지면 구성진대로 깊숙이 내재된 한국인의 정서를 끄집어냈다. 국악과 양악이 자연스럽게 어울어진 신기한 연주에 시민들은 환호했다.
특히 신세대 연주자 꽃별은 해금으로 ‘기억속의 왈츠’를 연주해 박수를 받았다. 흥겨움을 못이겨 무대 앞으로 나와 춤을 추는 어르신과 어린이도 있었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음악불꽃놀이다.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무대 맞은편에는 형형색색의 불꽃들이 하늘을 장식했다. 시민들은 불꽃 광경을 핸드폰에 담아 추억으로 가져갔다. 시민들은 먹거리 장터에서 가족들과 간식을 먹으며 밤늦게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