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주민들 “주차타워 증축 절대 안돼”
화정3단지 주민 반발… 명지병원 “법적으로 문제없는데…”
명지병원 주차타워 증축문제가 화정 달빛마을 3단지 주민들과 명지병원간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11일 의회 자유발언시간을 통해 장제환 의원은 “현재 진행중인 명지병원 증축공사 과정에서 병원 측이 2003년 당시 인근 아파트 주민들과 맺었던 협약을 어겨 주민들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민원사항을 전했다.
합의서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제10항 ‘을(명지병원장)은 갑(3단지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의 310동, 311동이 면하는 지하 주차장 옥상 슬라브 조경과 장례식장 조경은 상록수를 밀식하며 시각적으로 차폐토록 한다’ 및 제13항 ‘상기 합의는 3단지 신안아파트 주민전체의 합의로 간주하며 갑은 을이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 시 어떠한 민원도 제기하지 않는다’고 기록돼 있다. 하지만 현재 병원 측이 합의내용을 무시한 채 지하 주차장 옥상위에 7층 규모의 주차 타워를 건립하려고 한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
이 같은 논란 속에 지난 19일 저녁 시청 다목적회의실에서 명지병원 측과 화정 3단지 주민들과의 간담회가 진행됐다. 15명의 주민들과 명지병원 이장혁 행정부원장, 최봉규 총무팀장이 참석했으며 장제환 시의원 및 건축과, 주택과 관계공무원도 자리에 함께 했다. 시종일관 격앙된 분위기가 연출됐던 이날 자리에서 주민들은 “합의서 내용에 따라 주차타워 증축을 즉각 중단하라”고 병원 측을 몰아붙이는 한편 건축허가를 내준 고양시에 대해서도 당장 공사 중단을 명하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발언을 신청한 한 주민은 “주차타워 공사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분진,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주민들의 재산권을 이렇게 침해해도 되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다른 주민은 “공사가 완공되면 녹지조경도 사라지고 유입되는 차량도 늘어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공사 중단을 강하게 요구했다. 명지병원 바로 맞은편에 살고 있다는 조영리씨는 “증축공사를 모두 반대하겠다는 게 아니라 합의서에 약속했던 것처럼 지하주차장 옥상에 주차타워만 올리지 말라는 것”이라며 “병원이 주민들과의 신뢰를 깨버리고 공사를 강행한다면 주민들도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주민들의 공사중단 요구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최봉규 총무팀장은 “병원을 증축하면 찾는 환자들도 늘어나기 때문에 주차타워 신축이 필수적”이라며 “주차타워도 병원증축 공사계획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것만 중단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합의서 내용을 어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병원 측은 “변호사에게 자문한 결과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답해 주민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받았다.
명지병원 이장혁 행정부원장은 “오늘 나온 주민들의 의견을 병원 임원진 회의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주민들을 달랬다. 하지만 주민들은 “병원측을 신뢰할 수 없다.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만이라도 공사를 중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양자 간의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