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0표의 벽을 깨라
2002-07-03 박대준
의장 출마 후보들과 막후 접촉을 갖고 스스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여의치 않았다.
부의장에 출마한 시민후보 출신 심규현 의원은 1차 투표에서 단 10표만을 얻었다. 시민후보 의원이 모두 심 의원에게 투표했다고 가정할 때 단 한 표도 더 얻지 못한 셈이 됐다.
제4대 의회가 어느 때보다 젊고 진취적인 개혁성향의 의원들이 대거 진출한 의회로 평가받는 속에서 이들 의원을 제외한 모든 의원들이 암묵적인 동의하에 선을 그어버린 셈이다. 중도적인 성향의 의원들까지 10명의 의원들에 대해 벽을 쌓고 있지는 않는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기초의회는 진보와 보수의 싸움이 될 수 없다. 정책을 두고 합의점을 찾아가기보다는 정당과 이해로 이합집산을 거듭한다면 4년간의 고양시 의회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은 상식이 통하는 의회를 기대한다. 각 상임위 활동과 평소 의정활동을 통해 의원들간의 대화를 갖고 서로간의 근거 없는 불신을 허물어야겠다. 10명을 제외한 22명의 의원들은 지나치게 개혁적이라고 경계하지 말고 젊은 의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흡수해야 한다. 젊은 의원들도 ‘상식’을 잃지 않으면서도 기존의 의원들로부터 자문을 구하고 배워야 한다. 그래야 10표의 벽을 허물 수 있다. 기초의원은 시민들의 대표라는 생각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는 시의원들도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과감한 용기가 필요하다. 의원들에게 중요한 것은 한달 전 자신들을 뽑아준 시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