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불구덩이 속에서 후배 먼저 챙기려다..."
2012년, 가장 슬픈 뉴스- 일산소방서 두 명의 순직
2013-01-03 남동진 기자
“아들아. 엄마를 두고 먼저 가버리면 어떡하니...”
2일 일산소방서 순직 소방관(고 김상민 상방, 고 김형성 지방소방위)합동 영결식 현장. 김상민(22세)상방의 어머니 이정이씨는 아들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는 듯 “아들아. 아들아”를 연신 중얼거렸다. 부모님에게 경제적 부담이 될까봐 대학 입학과 동시에 의무소방대를 자원입대했던 착한 아들. 소방학교에서 수석을 차지할 정도로 명석했던 김씨는 지난달 17일 덕이동의 한 공장에서 화재진압을 보조하던 중 그만 건물2층에서 떨어지는 참사를 당했다. 머리와 척추를 크게 다친 채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13일간의 투병 끝에 지난 29일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김상민 상방의 죽음을 누구보다 슬퍼했다는 김형성(43세)지방소방위. 슬픔에 빠진 대원들을 모아놓고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더 힘내야 한다”고 다독였다던 그도 2012년의 마지막 날 구산동의 한 물류공장의 화재현장에서 순직하고 말았다. 순식간에 번진 불길에 후배 소방관 2명을 먼저 대피시킨 김소방위는 화마에 맞서 싸우던 중 그만 창고바닥으로 떨어져 실종된 뒤 숨진 채발견됐다.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한 최리희 소방사는 눈물을 훔쳐가며 “뜨거운 불구덩이 속에서 자신보다 후배의 안전을 지키고자 한 당신, 대한민국 소방관으로서 자랑스럽다”고 추모했다. 오열하는 홀어머니와 아내를 바라보던 김권운 일산소방서장도 끝내 흘러나오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일산소방서측은 이날 순직한 두 소방관에게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으며 시신은 고양승화원에서 화장한 뒤 3일 대전국립현충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이날 영결식에는 김문수 도지사와 최성시장, 김태원·유은혜 국회의원과 많은 내외빈들이 참석해 순직소방관들의 명예로운 죽음을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