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강탈한 육각정 환수 요청

이와쿠니시 방문… 일측 “서로 행복한 방안찾자” 형식적 답변

2013-02-27     이병우 기자

 

▲ 일제강점기 때인 1918년 조선총독부 2대 총독 하세가와에 의해 일본 이와쿠니시에 있는 모미지타니공원으로 옮겨진 육각정. 일본에서는 공원의 관광물로 여겨지고 있다.

 

고양시 공무원과 문화관광 해설사로 구성된 일본 방문단이 육각정 환수를 위해 지난 18일 일본 야마구치현 이와쿠니시를 방문했다. 고양 벽제관에 있다가 1918년 일본에 강탈된 육각정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일은 올해 고양600년 기념사업의 중요한 부분이다.

조병석 고양시 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방문단의 일본 방문 목적은 육각정 환수 의사를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이와쿠니시에 알리는 것이었다. 방문단이 최성 고양시장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육각정 환수 의지를 표명하자 시라키 이와쿠니시 부시장을 비롯한 실무자들은 당혹감을 보였다고 전한다. 방문단의 일원이었던 이재필 관광개발과장은 “방문하기 전까지도 고양시가 육각정을 환수하겠다는 의사를 크게 내비치지 않았다. 따라서 이와쿠니시청 실무자들은 매우 놀라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 조병석 고양시 부시장(사진우측)은 이와쿠니시청을 방문하여 시라키 이와쿠니 부시장(사진좌측 가운데)에게 벽제관 육각정에 대해 설명하고 환수를 요구하고 있다.

고양시의 공식적 육각정 환수 요청에 대해 이와쿠니시측은 즉답을 회피하며 형식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병석 부시장은 “육각정은 이와쿠니시나 일본의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아니지만 일본시민들은 원래부터 모미지타니공원에 있었던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일본에서 20년 전 대대적인 보수를 했고 2년 전에도 재보수를 했다고 이와쿠니시측이 전했다“라고 밝혔다.

역시 방문단원이던 김형기 고양600년 추진팀장은 “그쪽에서는 육각정이 이와쿠니시에서도 사랑받은 장소이기 때문에 육각정을 가져가면 고양시민은 행복할지 몰라도 이와쿠니 시민들은 불행해진다. 환수 요청이 왔으니, 고양시와 이와쿠니시가 서로 행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가도록 하자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와쿠니 시청 방문에 앞서 육각정 소재지인 이와쿠니시 모미지타니 공원을 찾은 방문단은 육각정의 보존 상태를 확인했다. 육모지붕에 정자 내부높이 2.8m, 둘레 1.7m 형태의 육각정은 보존이 잘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안재성 고양시 문화관광해설사회장의 주도로 육각정 환수 염원 비나리문도 이날 낭독되기도 했다.

95년간 이와쿠니시가 소유하고 있던 육각정을 다시 고양시로 가져오기 위해서는 우선 육각정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전한다. 김형기 팀장은 “지난해 육각정에 대한 실측조사를 했지만 육각정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형편이다. 환수를 강력히 요구하기 위해서는 일본으로 건너간 원인과 경로에 대한 규명, 한국에서 갈 때 육각정의 원자재와 이와쿠니시 보수내용 규명, 벽제관 내 육각정의 위치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양시는 27일 고양동에서 주민 참여하에 육각정 환수 궐기대회를 갖는 한편 10만 범시민 서명운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벽제관 육각정은 사적 제144호로 지정된 벽제관지의 유일한 현존 문화유산이나 조선총독부 2대 총독인 하세가와에 의해 1918년 반출되어, 현재까지 일본 이와쿠니시 모미지타니 공원에 놓여 이와쿠니시의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