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털함 한 스푼, 실력 두 스푼으로 갓끓인 커피

덕이동 로데오거리 '삼촌커피'

2013-04-15     이옥석 시민기자

송포농협 상무 부친 권유
더치커피 7종류 메뉴 다양 
2층은 바리스타 교육장소

커피의 유래에 관한 몇가지 설이 있다. 6세기경 예맨의 이슬람 수도사 세이크 오마르가 커피를 이용해 질병치료를 해주면서 의학적 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고도 하고, 800년경 에티오피아의 양치는 소년 칼디가 자신의 양들이 열매를 따먹고 흥분상태에 빠지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사실이 전해지자 마을의 수도승이 수도할 때 잠을 쫓기 위해 삶아 먹었다고 전하기도 한다. 질병치료든, 종교적인 목적이든 커피는 이제 전 세계인의 기호식품이 되었다.

핸드드립커피 만드는 방법은 우선 분쇄한 원두커피 한 스푼을 드리퍼에 담고, 끓인 물을 천천히 아주 조금 붓는다. 먼저 커피가루를 불려주는 것이다. 그래야 커피가 잘 우러난다. 커피가루가 촉촉해졌으면 다시 뜨거운 물을 천천히 부어준다. 거름종이쪽으로는 물을 붓지 않는다. 거름종이를 타고 물이 바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커피가 신선해서인지 물을 천천히 붓자 커피가 마치 머핀처럼 둥그렇게 부풀어 오른다.

패션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커피가 너무 좋아 바리스타의 길을 걷고 있는 최종영 대표. 커피전문가를 양성하는 실력파다.
덕이동 로데오거리에 커피전문점 ‘삼촌커피(대표 최종영)’가 있다. 삼촌커피의 바리스타 최종영씨는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젊은 삼촌이다. 패션디자인을 전공했지만 대학에 다니면서도 늘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졸업 후 전공을 살리고자 잠시 패션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에게 진정한 전공은 바리스타였다. 송포 가좌리 당음마을 출신이면서 오랫동안 송포농협 상무로 근무하는 부친 최영원씨의 권유도 있었다. 무엇보다 진정 하고 싶은 것이 바리스타였기에 사업을 시작한지 1년 만에 패션업을 그만두고 커피전문점을 내게 됐다. 그는 “무엇보다 커피가 좋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수입에 의존해서일까, 커피 사업은 늘 서구적인 이미지다. 그래서 커피전문점은 대부분 이국적인 분위기의 이름을 갖는다. 그런데 이곳은 ‘삼촌커피’다. 털털한 모습의 삼촌이 다방커피를 타줄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처음에는 고객들께서 옛날식 다방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곰다방, 별다방 미쓰리’처럼 우리 이름을 쓰면 좋겠다는 형수님의 조언을 따랐는데, 한 번 온 고객들은 “정겨운 이름이어서 잊어버리지 않겠다”며 좋아한다.

그가 사업을 준비한 기간은 10여 년이다. 150평 정도의 룸카페를 하고 싶어서 장소를 물색하다가 이곳에서 커피전문점을 열게 되었다. 1층에는 일반 고객을 만나는 장소로 이용하고, 2층은 바리스타 교육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오랫동안 커피전문점에서 근무하면서 몸소 커피에 대해 배운 최종영씨는 바리스타를 키워내는 강사가 될 수 있을 만큼 실력자이기도 하다. 화정2동, 송산동, 행신2동 주민센터(7월)에서 4월부터 취미반 위주로 바리스타 교육을 할 계획이고, 상시적으로 삼촌커피 2층 교육장에서 창업반 교육을 하고 있다.

커피전문가를 양성하는 3개월간의 바리스타 과정, 커피 위에 그림을 그리는 라떼아트 과정, 창업 전반에 대해 교육하는 6개월 과정의 창업반 등이 운영되고 있다. 교육은 1명~3명으로 1~2시간 정도 실시한다. 실기위주로 해야 하고, 각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동시에 교육시키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한다.
삼촌커피 최 바리스타는 교육내용 중에서 커피에 관해서는 제일 마지막에 가르쳐준다. 그는 “창업하시는 분들 중에 커피를 몰라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는데, 많은 경우 샵에서 사용하는 기계를 자유롭게 다루지 못하거나 사소한 고장이 났을 때 대책 없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한다. 그래서 기계 다루는 법을 제일 먼저 배우고, 업체 사장님과 미팅하면서 업계 현황을 익히고, 와플, 샌드위치, 쿠키 등 사이드메뉴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

삼촌커피의 자랑거리는 물론 커피다. 고양시에 두 곳 밖에 없다는 더치커피 7종류를 맛볼 수 있고,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마끼아또, 에스프레소 콘 파냐를 비롯해 커피와 사이드 메뉴가 정말 다양하다. “메뉴가 이렇게 많아도 찾아오시는 고객들께서 안 찾는 메뉴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원하면 나오는 곳이다.

커피 전문가답게 커피 원두를 선별하고, 로스팅하고, 숙성시켜 만들어 내는 한 잔 커피는 그윽하고 구수하고 멋지다. 패션의 거리 덕이동 로데오에 있는 삼촌커피에서 이제는 제대로 된 커피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