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사찰 지켜온 스님들도 북한동 주민
북한산성 안에 위치한 18곳 사찰 스님들
북한산을 오르다보면 고양시가 내려다보이는 서편 대서문 주변의 사계를 느껴볼 수 있다.
봄이면 앵두꽃, 살구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메마른 가지마다 꽃들이 아름답게 수를 놓는다. 초여름부터 익기 시작해 본격적인 여름이 다가오면 살구는 완전히 영글어서 새콤달콤한 맛을 낸다. 이런 꽃들과 과일은 피서객들로 하여금 북한산 계곡물로 이끈다.
오곡이 익어가는 가을에는 주먹보다 큰 붉은 홍시가 북한산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단풍과 어우러지면서 만드는 풍경이 관람객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스산한 겨울밤에 내리는 함박눈은 다음날 아침의 북한산을 온통 하얀빛으로 바꿔 놓는다. 어느새 봄바람이 솔솔 불어 눈을 녹이고 저 멀리 아지랑이가 북한산 사찰로 봄소식을 전하며 사계절이 시작된다.
이렇게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북한산성 대서문 안에 위치한 마을에는 약 7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산다. 행락객을 대상으로 한 음식업을 하는 주민이 아니면 사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국립공원 정책에 따라 북한산성 관리사무소 인근으로 집단 마을을 형성해 이주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 중에서는 각 계곡 사이에 중생들을 굽어 살피는 스님들이 있는데, 이들도 북한동의 주민으로서 북한산을 지키고 있다.
북한산성 대서문 안 마을 곳곳은 등산이나 물놀이를 하다가 하산길에 잠시 시원한 냉막걸리에 목을 축이고, 빈대떡과 두부로 허기를 채우던 곳이다. 그리고 이곳에는 사찰이 곳곳에 위치해 있다. 우선 대서문 안을 들어서 약고갯길을 넘고 돌아서면 우측 편에 무량사가 있다. 무량사의 주지인 무량스님께서는 북한산 사암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다시 고갯길을 올라 중턱에서 좌측으로 원효봉 정상 인근에는 원효암이 있고, 아래 부분을 휘감아 시구문 일직선으로 북한산 계곡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덕암사(주지 태선스님)가 있다. 또한 계곡 건너편 복원중인 서암사(주지 혜안스님)가 있다.
음식점과 주차장(지금은 조난자 구조대 비상주차장으로 쓰인다) 위의 작은 다리를 건너서 좌측 편으로 백운대 가는 길 첫 계단을 올라서면 우측에 보리사가 있다. 숨 가쁘도록 오르다가 좌측 계곡물을 바라보며 눈으로 더위를 식혀본다. 고개를 들어 바라볼 때 상운사(주지 진만스님)가 우뚝 서있는 듯하다. 우측으로 백운대 가는 길목 좌측에 대동사(주지 일념스님)가 있고 백운대 아래는 백운암이 있다.
다시 발길을 돌려 주차장에서 우측 편으로 향하면 선봉사(주지 해안스님)와 법용사가 있다. 의상봉 봉우리에서 북한산성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오는 중턱에는 국녕사가 자리 잡고 있다. 다시 중서문을 지나면 왜란 때 노적가리를 만들어 왜군을 후퇴하도록 했다는 노적봉이 웅장함을 뽐낸다. 이곳에서 약수가 치솟는 노적사(주지 종후스님)가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 위치해 있다. 그 초입에서 우측으로 오르면 용학사(주지 정운스님)가 있다. 세 갈래 길 우측 편으로 오르다 비교적 평평한 곳에 부왕사(주지 원상스님)가 있고, 좌측으로는 증흥사와 보물이 있다는 태고사, 봉선암(주지 관송스님)이 있으며 대남문 아래 대성암이 자리 잡고 있다.
이렇게 18곳 사찰 스님들과 민웅기 북한산국립공원 북한산성 관리분소장, 관리직원 이나숙씨와 직원들이 산행을 함께 했다. 일부 스님들은 자연관리 구역 내 문화재 관리지역 주민들로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있지만 서로 편의를 위해 충분한 의견을 나누고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전국을 둘러봐도 국립공원 내 전통사찰로 지정된 곳이 몇 곳 없다. 이곳 북한산성 인근에서 전통사찰로 등록된 곳은 6곳이다. 그러나 북한산성 18곳 사찰 모두 저마다 문화재나 보물을 소장하고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특히 북한산성 사찰들은 임진왜란 등 외적의 침입 시 승병들이 들고 있어났던 곳이다. 주지스님들은 “국립공원 지역이다 보니 관계기관에서 규제와 제재를 하고 있다. 시청과 도청 관계자나 정치인들이 문화재와 불교유적지 개발에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 남한산성 인근 사찰 스님들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가 돕고 있어 일처리가 쉬었다고 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