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때문에 배고픈 철새들

장항습지 한강하구 행사 모두 취소

2014-02-06     김진이 기자

환경부 제한적 먹이사업 재개 지침
장항습지 한강하구 행사 모두 취소
고양시, 농민들 도움받아 일부 진행

▲ 환경부가 ‘철새모이주기 활동’을 전면 중단시켜 장항습지에서 예정됐던 관련 행사가 전면 중단됐다. 사진은 장항습지에 모여든 재두루미.


조류인플루엔자가 수도권까지 확산되면서 축산 농가가 초비상 상태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가 ‘철새모이주기 활동’을 전면 중단시켜 한강하구와 장항습지 등에서 예정됐던 관련 행사들이 모두 취소됐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과 환경 전문가들이 “철새 모이주기 행사 중단이 조류독감 방제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재두루미와 큰기러기 등 멸종위기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전 공동대표는 “AI의 원인이 철새들에게 뒤집어 씌여짐에 따라 방제작업에 난항이 거듭되고 있다. 고양시 지역을 포함한 한강하구 지역에서도 철새모이주기 활동이 중단되면서 많은 철새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하루속히 장항습지를 찾아오는 철새들에게 모이를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시에 전달하기도 했다.

조류독감 확산과 관련한 환경부 지침에 따라 1월 말부터 2월까지 예정돼있던 장항습지 관련 환경 행사는 대부분 취소됐다. 고양시 환경보호과 관계자는 “환경부에서 제한적으로 철새모이주기 행사를 재개하라는 지침이 내려오기는 했지만 조류독감 위험 상황에서 다시 행사를 하기는 어렵다”며 “장항습지 안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도움을 얻어 일부 먹이주기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은 ‘AI 확산 방지를 위해 철새 먹이주기 재개’ 기자회견을 1월 28일 서울 환경운동연합 환경센터에서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철새도 안전하고 인간도 안전하기 위해서는 철새들의 안정적인 먹이공급이 필요하다. 굶주린 철새들이 먹이를 찾아 인근 농가나 사람들의 거주지까지 진출하는 것은 AI의 관리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철새 먹이주기 행사를 재개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