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수칙 지키는 가게, 200곳 중 고작 9곳

청소년 알바센터 노동인권 토론회
알바비 미지급, 성추행 사례도
시에 담당부서 신설 등 제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알바교육이 더 활성화 되야할 것 같아요. 주변 친구들이 대부분 알바를 하는 만큼 알바생이 어떤 권리를 누릴 수 있고 사장님이 어떤 것들을 지켜야 하는지 정도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2일 능곡역사 내 북까페 ‘놀러와’에서 고양시 청소년 알바센터가 주최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청소년이 생각하는 노동에 대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날 토론회는 4명의 토론자들이 모두 당사자인 청소년으로 구성돼 눈길을 끌었으며 송영주 도의원과 김대훈 고양교육희망네트워크 사무국장 등이 자리에 함께 했다.

첫 번째로 청소년알바 경험사례 발표를 맡은 박연아 학생은 아르바이트 중 발생하는 인격모독 및 성추행 등 본인 및 주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피해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했다.

박연아 학생은 “공식적인 절차 없이 해고통보를 받은 사례, 제때 급여를 받지 못한 사례, 초과근무에 따른 수당을 받지 못하는 사례 등 다양한 피해사례들이 있었다”며 “특히 어깨를 더듬는 등 성추행 사례들도 더러 있었지만 대부분의 알바생들이 해고될까봐 신고도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다”고 발표했다. 이어 박 학생은 “‘청소년알바10계명이라는 내용이 있지만 대부분의 알바생에게 적용되지 않고 있다. 좀 더 현실성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청소년 노동인권 네트워크’, ‘청년유니온’등 민간노동인권단체의 사례를 발표한 윤하림 학생은 “고양시의 경우 이러한 민간단체들과 소통할 담당부서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민관협력 등을 통해 청소년노동인권에 대한 교육 및 활동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하석 학생은 ‘사업주와 청소년이 각각 바라보는 노동법의 인식차이’, 이재상 학생은 ‘알바생이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청소년알바센터에서 또래알바상담사 활동을 해온 한효정 학생은 착한가게 선정사업(최소한의 시급, 휴게시간, 월급날짜 등을 지켜주는 사업주에게 감사장과 함께 출입문에 부착하는 스티커 발부)을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한효정 학생은 “200여명의 청소년 알바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돌린 결과 착한가게로 선정된 곳은 고작 9곳에 불과했다”며 “이마저도 알바10계명을 다 지켜주는 곳은 몇 군데 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근로계약서나 부모동의서 등 노동법상 필수적으로 지켜야 하는 내용들조차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효정 학생은 “또래알바상담사를 진행하면서 ‘청소년을 얕보는구나’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권리를 지키기 위해 최소한의 교육이 필요한 만큼 학교 정규과목 등에 노동인권교육을 필수적으로 넣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마무리했다.

올해로 사업 4년차를 맞이하는 고양시 청소년알바센터는 청소년들의 노동인권보장을 위해 노동인권학교, 알바고충상담, 법적자문 등 전문적인 문제해결까지 함께 진행하는 등 일하는 청소년들의 노동권리보장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