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생활이 맺어준 동문 사랑
신성철 제16대 일산중고 총동문회장
1979년 고양군청 발령
만남마다 소중한 인연
24년전 발벗고 나서
첫 동문체육대회 개최
1953년 개교 61년의 전통, 1956년 개교 58년의 전통. 일산중학교, 일산고등학교의 각각의 역사다. 그동안 2만5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두 학교의 동문들은 국내 곳곳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학교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활발한 활동과 화합의 핵심은 총동문회다. 그리고 총동문회의 활발한 움직임을 지원하는 구심점에는 지난달 21일 제16대 총동문회장으로 취임한 신성철 총동문회장이 있다.
신도시가 개발되기 전 일산읍 오마리와 주엽리의 경계인 일산 후동에서 태어난 신성철 총동문회장. 일산중학교 16회, 일산고등학교 15회 졸업생인 신성철 회장에게 있어 고양은 유년기를 보낸 고향이자 삶의 터전을 마련해준 고마운 곳이다.
신 회장은 일산초등학교와 일산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 제대 후 공무원이 됐는데, 첫 발령지는 1979년 고양군청 내무과 행정계였다. 공무원 5급(현재 9급)을 시작으로 두 달 동안의 수습을 거침으로써 유년기뿐만 아니라 사회생활도 고양에서 이어갈 수 있었다. 인생의 황금기를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고양시 공무원으로 활동하며 열정과 의욕을 불태운 셈이다.
고양군청 시절 수습기간에는 9박 10일 동안 사무실에서 잔 적도 있었다. 신 회장은 “당시에는 계장님도 상당히 높은 지위로 무척이나 어려웠습니다. 사회 초년생으로 업무를 빨리 제대로 습득하기 위해서는 가릴 것이 없었습니다. 또한 지역의 선배님들이 대부분이었기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습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속된 말로 ‘빡세게’ 두 달 동안의 수습기간을 마치고 79년 9월 신도읍사무소로 정식 발령이 났다. 같은 고양군 지역이지만 7개월 여를 새마을 자연보호 담당으로 조금 낯선 신도읍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이후 80년 5월 처음 근무했던 고양군청으로 다시 발령이 나 재무과에서 국유재산 관리와 세정과 외에 기획, 총무, 주민자치 등의 핵심부서에서 근무했다. “신도읍에 있을 때는 고생 많이 했습니다. 북한산에서 담배꽁초를 줍기도 했습니다. 행락객들의 무질서가 심해 그걸 단속하며 마찰도 많았습니다” 당시 사람과의 관계를 무척 소중히 여긴 신 회장은 그 소중한 인연을 지역의 애정으로 이어갔다. 그리고 그 인연을 발전시켜 첫 일산중고 총동문체육대회를 지역의 선후배 동문들과 함께 준비하고 개최할 수 있었다.
첫 총동문체육대회는 24년 전인 1990년 4월에 열렸다. 체육대회를 운영하기 위해 지역의 선배들에게 광고도 의뢰했고, 대회 상품으로는 그 당시 제일 인기가 많았던 비누와 치약을 선물로 준비했다. 선배의 문방구에서 밤새워 가며 모조지로 선물을 포장하던 시절이었다. 신 회장은 “현재는 중학교가 35회 졸업생까지, 고등학교가 34회까지만 참여하고 있습니다. 젊은 후배들이 많이 들어와 동문회의 활동 폭을 넓혀 지역에 끈끈한 정을 유지해야 하는데 제가 할 몫 아니겠습니까?”라며 후배를 챙기지 못하는 아쉬움과 애정을 보였다.
신 회장은 전임 회장들이 만들어 놓은 탄탄함을 소통을 통해 이어나가려고 한다. 현재의 골프, 산악동아리 이외에 자전거나 마라톤 동호회 등을 만들어 동문들이 더 많이 참여해 소통하는 동문회를 만들어 나가려고 하는 것이다.
신성철 회장은 지난 2012년 4월 덕양구 원신동장으로 정년퇴직했고, 현재는 식사동에서 밭일을 하며 동문회의 발전을 위한 구상을 하고 있다. 신 회장의 예리한 리더십 속에서는 푸근한 인상을 발견하게 된다. 그의 푸근함은 직접 농사일을 하며 만들어놓은 구수한 시래기 향기 같았고, 그의 열정은 콩깍지를 태우는 난로의 따스한 불길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