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음으로 하나 되는 고양동 사람들

최성진 지휘자 재능기부, 1년간 30여곡 마스터

2014-04-16     이성오 기자

고양동여성합창단의 최성진 지휘자는 “인생의 마지막 노하우를 고양동여성합창단에 쏟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최성진 지휘자 재능기부
1년간 30여곡 마스터
28명 단원, 연령도 다양

최성진 지휘자 재능기부1년간 30여곡 마스터28명 단원, 연령도 다양

KBS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한참 인기를 끌던 2011년, 덕양구 고양동에서도 합창단이 탄생했다. 이름은 ‘고양동여성합창단’. 2011년 3월 첫 공연으로 매년 병원, 군부대, 복지시설 등을 찾아 꾸준히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합창단 결성은 최성진 지휘자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었다. 성악을 전공한 최 지휘자는 평생을 지휘자로 살아온 합창단 지휘자의 달인이다. 여러 대학에서 외래교수로, 또한 대구·경북지역 시립합창단의 지휘자로 활동한 최 지휘자는 2009년 은퇴 후 고양동으로 이사를 왔다.


“이사 오고 1년간 은퇴생활을 조용히 즐기다가 다시 합창단 결성을 결심했죠. 고양동종합복지회관에 제안서를 제출하자 복지회관이 제안서를 흔쾌히 받아들여줬어요.”


최성진 지휘자가 재능기부로 합창단을 운영할 것을 제안하자 당시 이상권 동장, 고재성 주민자치위원장, 지용원 총무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합창단이 결성됐다. 처음 3년간은 주민자치센터 지하를 연습실로 사용했지만, 올해 2월부터는 복지관 대강당을 연습실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단원 모두가 기뻐하고 있다.

현재 28명의 합창단 단원은 30대에서 60대까지 전 연령을 아우른다. 연습은 매주 화요일 오전에 2시간 동안 실시한다. 합창단 정선화 총무는 “남자의 자격 합창단을 보고 우리 동네에도 저런 정겨운 합창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소감을 얘기했다.


수완이 좋고 부지런한 정선화 총무가 있어 공연섭외, 금전관리, 인터넷관리, 스케줄 확인, 연락과 출석체크 등 실무적인 일은 모두가 일사천리다. 총무가 궂은일을 하고 지휘자가 아버지의 역할을 한다면 어머니 역을 맡은 단원장도 있다.


박영애 단원장은 “이곳 회원들은 실력은 조금 부족할지 몰라도 열정 하나로 뭉쳤다”고 자랑했다. 박 단원장은 “지휘자님이 연초에 1년간 연습할 ‘곡 모음집’을 책자로  회원들에게 매년 전달한다. 30여곡 정도 되는 곡들을 받아들고 나면 처음엔 눈앞이 깜깜하다가도 몇 달이 지나고 나면 화음을 맞춰 부르고 있는 모습에 단원들 스스로 깜짝 놀라게 된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최성진 지휘자의 실력과 리더십이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예술가로서는 예민하고 감각적이지만 항상 웃는 얼굴에 따뜻한 성품을 가졌다는 평이다. 최성진 지휘자의 아내인 이은영씨도 단원으로 항상 같이 참여한다는 최 지휘자 부부.


합창단과 함께 했던 인생의 마지막 노하우를 고양동여성합창단에 쏟아내고 있다는 최 지휘자는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단원들 모두가 긍지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며 “이런 동네합창단이 많아진다면 가정과 지역 뿐 아니라 우리 사회도 인격적으로 품위 있고 정감 있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