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직접 만나니 속일 수 있나

장항동에서 열무·얼갈이 키우는 김신자씨 이야기

2014-07-30     이옥석 시민기자

김신자씨의 얼갈이와 열무는 일산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인기짱이다. 매장에 갖다 놓는 즉시 물건이 팔려가니 상품 진열하러 하루에 3번씩 매장에 다녀와야 할 판이다.
“잘 먹었다는 소리에 힘…
“믿음 줄 수 있어 행복해”

“로컬푸드를 하면서 희망이 생겼다”고 말하는 김신자씨. 10여 년 전부터 남편과 함께 장항동에 10여 동의 하우스를 짓고 열무와 얼갈이 재배를 시작했는데, 로컬푸드를 하면서는 7개 동으로 줄여 다른이의 도움 없이 부부의 힘만으로 농사짓고 있다.

처음 농사짓기 시작했을 때 경험이 부족해 전셋돈을 다 잃을 만큼 큰 실패를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풍산동 일산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그녀의 열무와 얼갈이는 인기짱이다. 오늘도 매장에 3번째 다녀오는 길이라고 한다. 

“일반 시장에서는 눈으로 먹고, 로컬매장에서는 맛으로 먹는다”고 말하는 김신자씨. 그녀는 로컬푸드 매장에 내기 전에는 부평에 있는 시장으로 물건을 냈다. “부평시장에서 김신자 하면 물건 깨끗하고 좋다”고 인정도 받았다. 시장에 물건을 낼 때는 도매상들의 눈에 들기 위해 약을 안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눈으로 보아 먹음직스런 열무와 얼갈이를 만들었다. 

이른 아침 김신자씨의 하우스에 들어가면 우유냄새가 난다. 열무와 얼갈이에 필요한 칼슘을 우유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신자씨는 은행과 소주, 우유 그리고 친환경 천연제재를 배합해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풍산동 일산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 가면 우유 2병과 매장 앞 은행나무 잎을 긁어온다. 직매장에서는 맛으로 먹는다는 말이 나올만도 하다.

그녀는 로컬푸드 직매장에 물건을 내면서 새벽 1시부터 환하게 전깃불을 켜고 일한다. 새벽 5시까지 매장에 낼 열무와 얼가리를 묶고, 직매장에 갖다 놓고 오면 아침 7시가 된다. “아침 먹고 잠시 쉬고 또 작업해서 2차로 매장에 갖고 가고, 또 작업해서 3차로 갖다 놓고 오면 오후 4시경이 된다”며 “로컬하다가 골병 들겠다”며 웃는다.

앓는 소리를 하면서도 로컬푸드를 해서 너무 좋다는 김신자씨. 직매장에 가서 회원들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단다. 각자 농사짓고 살 때는 서로 잘 알지 못했는데 로컬푸드를 함께 하면서 동병상련의 어려움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들을 만나는 것도 기쁨 중에 하나다. 그녀는 “소비자들로부터 맛있게 먹었다는 인사를 들으면 힘이 절로 난다”며 열무김치 맛있게 담그는 법을 알려달라는 젊은 엄마들한테 요리강습도 한다.

로컬푸드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고, 그러한 만남을 통해 생산한 먹거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다. 그녀는 “그동안 직거래 하면서 단골도 많이 생겼고, 드셔본 분들은 전화해서 주문까지 한다”며 “무엇보다도 내가 생산한 것에 대해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년에는 큰 딸도 로컬푸드를 할 계획이고, 노지재배 면적도 더 넓힐 계획이다. 골병들게 한다는 로컬푸드가 그녀에게 큰 희망을 준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