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훈의 ‘故事萬事’(8)

掩耳盜鈴 (엄이도령)

2015-04-22     고양신문

글자 : 가릴 엄, 귀 이, 훔칠 도, 방울 령
풀이 :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친다.
출전 : 呂氏春秋 自知 (여씨춘추, 자지편)

춘추시대 말 진(晉)나라의 명문가인 범씨가 몰락해 나라를 탈출하자 한 사내가 범씨 집안에 대대로 내려온 큰 보석종을 훔쳐가려고 했다. 종이 너무 크고 무거워 들고 갈 수 없자 사내는 그 종을 조각내기로 마음먹고 쇠망치로 종을 힘껏 내리쳤다. 그러자 요란한 종소리가 온 사방에 울려 펴졌다. 종소리에 놀란 사내는 다른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들을까 무서워 얼른 자기의 귀를 단단히 틀어막았다. ‘어리석은 자가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행동’을 이르는 말이다.
종을 훔친 사내는 그래도 어수선한 틈을 노려 몰래 훔치려고 했는데, 요즘은 벌건 대낮에 대놓고 훔치려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