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훼의 아시아 허브 꿈 이룰 것”

고양시 새조합장 릴레이 인터뷰 강성해 한국화훼농협 조합장

2015-06-05     이옥석 시민기자

“꽃을 생산하고 사랑하는 여러분들이 화훼농협의 주인공입니다”라는 강성해 제9대 한국화훼농협 조합장의 인사말에 꽃의 향기가 나는 듯하다. 선거를 통해 신임조합장으로 선출된 그는 제6대 조합장과, 보궐선거를 통해 제8대 조합장을 역임한 바 있고, 1980년대부터 고양시 화훼산업을 위한 지도사로서, 실험농장의 농장주로서 다양하고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왔다.

“학업을 마치고 1986년에 농업기술센터, 당시는 농촌지도소 화전출장소가 처음 생겼을 때 그곳에서 지도사로 근무를 시작했다”는 강 조합장. 화훼과를 나왔고 대학원에서까지 화훼관련 공부를 했지만 그 정도 실력으로는 농민들에게 화훼에 대해 지도하기가 어렵던 ‘지도사’ 시절이었다. 

  배움에 대한 절심함이 생긴 그는 우연한 계기로 2년간의 교육을 받게 되었고, 교육후 실험농장에 대한 관심으로 실험용 하우스를 지었다.

“농가와 똑같이 30평을 짓겠다고 했더니 주위에서 이왕 짓는 것 300평으로 지으라고 권유하고 또 네델란드에서 보았던 광폭 하우스 도입을 시도해보고자 고양시에서 처음으로 8미터 하우스를 짓고, 작목반에도 가입했죠.”

고양시 최초로 광폭 하우스를 짓고 약 6개월 동안 본격적으로 화훼에 대한 공부를 하려고 준비하는 도중에 수원에 있는 농업기술원으로 발령이 났다. 당시만 해도 외진 곳이었던 원당 수역이 마을 논바닥에 300평짜리 광폭 하우스를 지어놓고 기술원으로 가버린 남편이 됐다.

 그에게 집은 화훼를 위한 ‘실험하우스’였다. 주말이면 집에 와서 다양한 생장조절제를 종류별로 처리 표시해 놓고, 수원에서 시험결과를 전화로 확인하는 등 개인 실험포장으로 활용하여 아내로부터는 ‘당신은 왜 이렇게 농사 짓냐, 어떻게 개인 농장을 실험용으로 쓰냐’는 푸념을 들어야 했다.

▲ 강성해 조합장은 제6대와 제8대 조합장을 역임한 바 있고, 1980년대부터 고양시 화훼산업을 위한 지도사로서, 실험농장의 농장주로서 다양하고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왔다.


2년간 화훼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그는 “우리나라 화훼산업에 가장 절실한 것은 유통이라고 생각했고, 우리나라 화훼산업이 아시아 화훼의 중심지, 곧 허브(hub)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농민들과 함께 기술개발·품종개발을 해서 아시아의 허브를 이룰 수 있는 물적인 준비를 하고자 했다. 그런 그에게 농협은 그리 큰 의미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후배들과 지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농사짓는 거 보니 굶어죽기 딱 알맞다”며 후배들이 조합장이 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었다. 실험정신으로 농사짓는 농부의 모습이 위태롭게 보이기도 했을 것이고, 연구능력과 행정력을 두루 갖춘 그를 통해 화훼농협의 어려움을 극복해보고자 했을 것이다.

2005년 4월 1일 제6대 경기화훼협동조합장으로 입성했을 때만해도 경영이 어려운 상태로 큰 어려움을 이겨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강 조합장은 ‘이름 바꾸기’를 시도했다. “성경을 읽어보면 위대한 인물이 되기 전에 하나님께서 그 이름을 바꿔주셨다”며 “아시아의 허브가 되려면 경기화훼라는 명칭보다는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한국화훼로 이름을 바꿔야 된다”고 생각했다.

명칭 변경은 쉽지 않았다. 이사회를 거쳐 총회에서 승인 받고 농림부 허가를 받아야 했다. 모든 절차를 거쳐 2005년 11월 ‘한국화훼농협’으로 명칭을 변경했고, 2007년에는 ‘한국난농협’을 흡수·합병하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화훼농협이 됐다. 이름이 바뀌면서 농림부에서 화훼농협을 관할하게 되었고, 브랜드사업으로 국비 65억 지원을 받기도 했다. 화훼농협 이미지도 글로벌화 되었고, 브랜드효과도 훨씬 커졌다.

“한국화훼농협이 곧 망할텐데 뭐하려고 왔냐는 분께 ‘우리 농협 절대 안 망한다, 잘 될거다’고 말씀드렸고, 3년 만에 적자농협에서 10억 흑자농협”으로 만들었던 강성해 조합장. 제9대 한국화훼농협 조합장이 된 그는 “전체 화훼인들이 모아준 공적자금으로 인프라를 구축해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이 농협”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품목별 공선회 육성 및 시군별 연합회 지원 등 조합원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줄 수 있는 화훼정책 개발 및 실행을 위한 농정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한다. 농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경영 컨설팅 강화 및 경매사·공매사·경영 컨설턴트 등 전문가 양성, 소비시장 확대를 위한 유통전문인력 육성과 조합원의 시장교섭력 증진을 위한 교육확대 등이 그 내용이다.

또한 “진정으로 조합원이 주인 되는 농협을 만들기 위해 조합원 자녀 장학금 250% 증액, 상시 민원처리를 위한 사랑방 운영, 조합원님의 경영자금 지원을 위해 저리자금 80억원 운영,  유통정보 접근성 증대를 위한 한국화훼농협 어플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모든 일들이 조합원의 신용을 얻지 못한다면 사상누각이다. 강 조합장은 “이사회와 대의원 총회를 통해 조합 주요 경영방침을 투명하게 결정하고 의결사항을 직원들과 함께 공정하게 집행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조합원이 진정한 주인이 되고, 조합원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농협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우리나라의 화훼산업이 아시아 화훼산업의 허브가 되기를 꿈꾸어온 강성해 조합장의 비젼과 노력 그리고 꽃을 생산하고 사랑하는 화훼농협의 주인공들이 서로 힘을 모으고 있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고양시의 한국화훼농협이 아시아 화훼산업의 허브가 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