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그럴 듯 실속은 글쎄

50개넘는 위원회 ‘유명무실’ 많다

2002-11-30     박대준
‘유명무실 위원회’지적이 올해도 나오고 있다. 고양시가 시정에 대한 자문과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운영중인 각종 위원회는 52개나 되지만 대부분 위원들의 참석률이 낮고 정책 반영율도 낮다는 지적이다.

52개 위원회 중 고양시 자치행정과가 주관하고 있는 위원회만 정보공개심의회를 비롯해 8개나 됐다. 기획담당관실에서 5개, 사회위생과와 지역경제과가 각각 4개씩의 위원회를 주관하고 있다.

위원회 중 위원수가 가장 많은 위원회는 고양시설계자문위원회로 50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고양시 제2의 건국운동 범추진위원회도 45명의 위원으로 이루어져 뒤를 이었다. 반면 감사실의 고양시공직자윤리위원회와 사회위생과의 고양시 의료급여심의위원회는 5명의 위원으로 구성돼있다. 올해 단 1회의 회의를 연 위원회가 17개, 회의가 한번도 열리지 않은 위원회도 10개나 됐다. 사회위생과의 영세민 생활안정자금 심사위원회는 올해 25번 열려 가장 많은 모임횟수를 기록했다.

산업과의 고양시 농정심의위원회는 위원수가 28명이지만 2월에 열린 첫 모임에만 21명의 위원이 참석했을 뿐 나머지 3번의 모임에는 10명도 안되는 위원만이 참석했다. 특히 지난 7월 24일 열린 회의에는 단 3명만이 참석해 고양시 위원회 운영에 허점을 보이기도 했다.

많은 위원회에 중복해서 가입된 의원들도 많다. 많은 위원회가 강현석 시장과 이석우 부시장을 당연직으로 위촉하고 시청의 각 부서장도 관련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위원회의 특성상 몇몇 시의원들은 3∼4개의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여성 비율도 지적됐다. 단 한명의 여성위원도 없는 위원회가 대부분이고 전체 위원들 중 여성위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 한 명의 여성위원 없이 모두 남성위원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고양시문화상심의위원회 등 23개나 됐다. 여성위원이 한명에 불과한 위원회도 14개.

위원회의 특성상 여성위원의 비율이 가장 높은 위원회는 가정복지과의 고양시보육위원회로 전체 16명의 의원 중 12명이 여성의원(75%)으로 구성. 수돗물수질평가위원회도 전체 63%가 여성위원이고 가정복지과의 여성발전위원회도 10명중 6명이 여성위원으로 위촉돼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한편 몇몇 위원회는 형식적인 모임을 갖는 것에 그쳐 본래의 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위원회에 속한 한 의원은 “1년에 한번 만나 같이 식사하며 인사한 게 고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