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빛시론> 소액 다수의 정치후원 어려운 것 아니다

2015-10-21     권수익 고양시덕양구선거관리위원회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는 우리 국민이 주최가 되어야 실현 가능하다. 왜냐면 정치인이 활동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국민이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정치인은 정치자금에 신경을 쓰지 않고 국민을 위한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다. 만일 정치자금을 정치인에게 만들어 사용하라고 하면 돈이 없는 정치인은 정치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검은 돈에 대하여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여 정치생명이 끝나는 경우도 있다.

국민은 정치적 무관심 또는 정치불신 때문에 정치자금에 대하여 관대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국회의원선거 선거구 획정안의 국회 제출 법정시한인 10월 13일이 지났다.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장은 법정시한을 준수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치하면 대다수 국민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정치인들의 권력놀음이라는 부정적 생각을 하고 있다. 이번 일도 국민들은 ‘그래 그 버릇 어디 가겠나’ 하며 자조석인 웃음으로 정치권에 대해 또 한 번 실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치적 무관심은 정치제도라는 메카니즘을 정치인들의 권력욕을 채우는 도구로 전락시키고 국민의 이익과는 상관없이 자신들의 권력 다툼의 장으로 얼룩지게 할 수 있다. 결국 그 피해는 국민 개개인의 부담이 될 것이다.

현대 민주국가의 정치제도는 정당과 정치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는 정당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정당은 다양한 계층을 대변할 통로로서 다른 단체에 비해 두텁게 보호되고 있다. 정당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보조금으로 일부 지원받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국가와 정당, 정당과 정치자금은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다. 정치자금은 정치의 젖줄이라고 하듯 정치가 있는 곳에 불법이든 합법이든 정치자금이 따라 다니게 마련이다.

우리의 정당역사를 보건대, 정치자금을 떠올리면 부정적 이미지를 지울 수 없다.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불법 정치자금을 주고 받아 의원직 신분을 상실하는 경우를 종종 언론보도를 통하여 접하게 된다. 아직도 불법 정치자금 수수 관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과 기업체 등이 유착되어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하면서 많은 폐해가 있어왔고 현재도 정경유착의 고리가 쉽게 끊어지지 않고 있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이러한 병폐를 없애기 위하여 법인·단체의 정치자금 기부를 일절 금지하고 있으며 개인만이 정치자금을 후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중 기탁금은 정치후원금 중 대표적인 소액 다수의 정치후원제도로서 공무원, 교원을 포함하여 국민 누구나 기부할 수 있는 제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국민이 한 해에 선관위에 기탁한 금액은 44억5400만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금액은 2013년 107억원에 비하면 무려 63억원이나 감소된 것이라고 한다. 어쩌면 이러한 현상은 일회적 요인도 있겠지만 정치권을 향한 뿌리 깊은 불신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깨끗한 정치문화를 만드는 데 우리 유권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권력을 준 자도 권력을 회수할 수 있는 자도 바로 우리 유권자다. 정치권이 각고의 노력으로 환골탈태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유권자로서의 책무를 진지하게 되새기는 것도 중요하다.

투표에 적극 참여하여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일 못지않게 소액의 정치자금을 기부하여 우리 손으로 깨끗한 정치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정치참여의 방법이 될 것이다.

소액 다수의 정치후원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경제적 부담 없이 소액으로도 정치자금을 후원할 수 있다. 소액다수의 정치후원은 우리가 정치인들에게 당당하게 정당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고 또한 우리 손으로 정치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인의식의 표현이다.

깨끗한 정치를 염원하는 우리 유권자가 소액이지만 정성어린 손길로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의 토대를 쌓아 가야 할 것이다.

권수익 고양시덕양구선거관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