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유통센터 들어설 땅 찾는데 최선 다할 것

새인물 김규호 고양시가구협동조합 이사장

2016-03-09     이병우 기자

이케아에 맞설 자구책으로
업체 한곳에 모은 센터건립 추진
“문제는 땅값… 행정 지원 필요
”    

고양에는 1980년대부터 식사동 일대의 고양가구단지와 덕이동 일대의 일산가구단지가 양립하고 있었다. 경쟁관계에 있던 두 곳의 가구유통업 단지가 본격적으로 협력과 상생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 2월 고양시가구협동조합이 창립하면서부터였다. 이후 3년이 흐르는 동안 고양시가구협동조합은 가구인들의 생존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특히 다국적 가구기업인 이케아의 원흥지구 입점이 현실화되면서 고양시 가구산업은 큰 위협을 받고 있다. 고양시가구협동조합은 이케아에 맞서는 자구책으로 고양에 흩어진 가구유통업이 한 곳에 집적화한 대규모 가구유통센터의 건립을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규호 고양시가구협동조합 이사장이 지난 1월 선출되면서 조합은 ‘제2기’를 새롭게 출발했다. 현재 112여명의 고양 가구인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한 고양시가구협동조합을 이끌 김규호 이사장을 만나 조합이 처한 현안에 대해 물었다.   


▲ 새로 선출된 김규호 고양시가구협동조합 이사장은 향후 2년간 가구유통업체 조합원들로 구성된 조합을 이끌게 된다. 조합은 가구유통센터 건립을 위한 부지 마련을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
임기 2년의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겠는가.

임기 2년의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겠는가.

하나의 사업 목표를 향해 달려갈 때 목표 달성 여부 중요하겠지만, 그 이전에 조합의 공동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조합원들간 소통이 제대로 되느냐도 중요하다. 이사회나 조합의 결정사항은 모두 SNS를 통해 빠르게 조합원들에게 알리고 있다. 조합원들간 의견이 충돌하면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이사장의 몫이다. 제 사익이 아니라 조합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일하면 그것이 옳다라는 원칙을 가지고 일하겠다.

가구유통센터가 왜 필요한가.  

가구유통센터는 이케아의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이기도 하지만 이케아의 고양 입점 발표 이전부터 고양 가구인들이 숙원했던 시설이기도 했다.
현재 고양에서 가구유통업을 하는 사람들의 99%가 소유한 건물이 아니라 임대한 건물에서 영업하고 있다. 월세가 일반적으로 400만원을 넘기는 현실에서 임대료는 큰 부담이다.
흩어진 가구유통업체가 한 곳으로 모인 가구유통센터가 조성되면 임대료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고객의 취향을 공유할 수 있고 고객 취향 정보를 가지고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말하자면 고객 취향에 맞춰서 각 업체단위로 가구 제품을 전략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기존의 가구를 파는 것에 더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우리 조합원들은 가구유통센터 건립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가구유통센터의 조성은 지역경제활성화 방안으로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조합 스스로 가구 제품을 개발한다는 것이 신선하게 들린다.

우리 조합에서도 제품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우리 조합만의 브랜드화를 할 계획이다. 이익단체로서 조합의 원래 취지가 자체 사업을 해서 그 이익을 조합원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가구유통센터 건립이 워낙 시급해서 센터 건립에 힘을 집중하지만 제품 개발도 조합의 중요한 사업으로 볼 수 있다.

조합이 원하는 가구유통센터의 규모는 어느 수준이고, 센터 건립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현재 조합원들이 영업할 수 있는 적정한 수준을 2만평 정도로 본다. 마땅한 가구유통센터 부지를 구하는 문제, 조합원들의 경제적인 부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참 힘들다. 과밀억제권역으로 묶여있는 고양에서 자연녹지 외에는 땅값이 저렴하지 않다. 계획관리지역에 센터를 건립할 수 있지만 이곳은 땅값이 비싸다. 그렇다고 땅값이 싼 절대농지나 그린벨트 지역을 해제해 용도변경하기도 힘들다.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 없이는 우리 조합 스스로가 부지를 구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규제 철패를 내세우는 박근혜 정부가 고양에 그린벨트 지역을 해제해서 우리에게도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그런 기회가 주어질만한 공익적인 일을 우리 조합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합에서 어떤 공익적인 일을 했나.

조합설립 이후 3년간 차상위계층이나 다문화가정에 매년 1500~2000만원 지원했다.

 

 

고양시에 행정적 지원을 바란다면. 

LH가 고양시에서 벌였던 개발사업의 부지 중 진척이 이뤄지지 않은 부지가 있을 것이다. 고양시가 이 부지들 중 적당한 한 곳을 추천하고 LH에 고양가구센터센터 건립에 도움을 구하는 공문을 보내든지 LH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한다면, 조합도 해당 부지에 고양가구센터센터 건립을 도모할 수 있다.

고양시가 고양시가구협동조합에 특혜를 준다는 시각도 있을 수 있는데.

이케아의 고양 원흥지구 입점이 허가되는 과정에서, 해당부지가 ‘자족기능확보시설’ 용지에서 ‘자족시설 및 유통판매시설’로 용도변경됐다. 해당부지를 유통판매시설 부지로 용도변경하고 헐값에 땅을 팔아버린 것은 이케아에 대한 명백한 특혜다. 고양시 가구산업에 가장 위협이 되는 이케아에 대한 특혜를 고려한다면, 그 정도의 행정적 지원은 조합에 대한 특혜라고 볼 수 없다.

고양시 가구산업이 장차 이케아와 경쟁할 수밖에 없지만, 제품이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가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런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가구산업의 전반적인 흐름이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가구의 크기, 장식 등이 중시됐는데 이제는 실용성이 중시된다. 이것은 주택이 소유개념에서 거주개념으로 바뀌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엔티크’가구는 우리나라에서는 가구의 예스런 겉모양을 가지고 이름 붙이는데 반해 유럽에서의 ‘엔티크’가구는 스스로 수리하고 오래 쓰는 가구를 의미한다. 이케아 입점은 이렇게 전반적으로 실용성이 중시되는 흐름에 가속도를 붙일 것이다. 이케아는 저가의 소규모 실용적 제품을 팔고 국내 가구유통업체는 소파·침대 등 큰 가구를 팔면 된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벌써 한샘, 리바트 등 국내 대표적 가구 브랜드도 저가의 실용적 가구의 매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같은 소비자를 두고 이케아와 고양 가구산업은 경쟁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