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아이들 어려움 지역사회가 공감해야”

<인터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김유성 경기북부지역본부장

2016-04-22     이병우 기자

화전·토당동 취약계층 아이 많아
‘고양아이사랑위원회’ 발족 계획
고양 인구 1% 정기 기부자 모집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북부지역본부가 지난 3월 의정부에서 고양으로 옮겼다. 덕양구 화정동 광성빌딩 5층에 자리 잡은 경기북부지역본부는 현재 김유성(45세) 본부장을 비롯해 9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경기도에 있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산하 지역본부로는 경기북부지역본부 외에 수원시에 있는 경기지역본부, 성남시에 있는 경기동부지역본부가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1948년 고아들을 도와 준 미국의 선교단체인 기독교아동복리회(CCF)가 전신이다. 한국사회가 경제적으로 성장한 1986년 기독교아동복리회의 지원이 종결되자 ‘한국어린이재단’으로 자립했다. 이후 ‘한국복지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해 지원 대상을 어린이뿐만 아니라 여성·노인·장애인까지 확대해 사업을 진행해왔다. 여성·노인·장애인의 이권을 대변하는 조직이 생겨난 데 비해 어린이들은 투표권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를 대변하는 조직이 없는 실정을 감안해 지원대상을 어린이에게만 한정하면서 2008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으로 새로 태어났다. 김유성 본부장을 만나  본부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김유성 경기북부지역본부장은 “부모는 그들의 실패를 아이들에게 감정적으로 전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취약 계층 아이들의 어려움을 알리고 이를 공감하는 시민들이 많아야 지원사업이 성공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북부지역본부가 의정부에서 고양으로 옮기게 된 배경은.
고양시 103만 명, 파주시 43만 명, 김포시 35만 명으로 최근 경기북부지역 인구가 늘어났다. 따라서 어린이 복지 수요도 경기북부지역에서 크게 증가했다. 예전처럼 의정부에 본부를 두었을 때 외곽순환도로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만큼 접근성이 어려웠다. 경기북부지역에서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많아지면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정체성 혼란 문제가 사회문제시 되는 점도 작용했다. 이 지역 이주노동자 2세대가 학교에서의 따돌림, 가정폭력, 경제적 빈곤에 시달릴 가능성이 많다. 고양시에서도 일산보다 덕양에 본부를 둔 것은 아이들을 위한 인프라와 환경이 비교적 열세인 곳이 덕양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덕양구 화전동과 토당동에는 비닐하우스 환경에 사는 아이들이 많다.

- 사회에서 방치되는 취약계층 아동의 문제는 어디에서 비롯되나.
부모는 그들의 실패를 아이들에게 감정적으로 전가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이 약자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폭력에 시달리지만 ‘내 자식은 나만 간섭한다’는 잘못된 친권주의에 가려져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 아이가 자라 또 다른 폭력을 낳기 전에 사회적 고립감에서 벗어나고 보호받아야 한다. ‘이렇게 어려운 아이가 있습니다. 그러니 지역사회에서 공감해주세요. 공감이 되시면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십시요’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다.

- 이러한 아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방법론을 가지고 있나.
저희는 슬로건을 ‘고양을 사랑한다면 고양의 아이들부터 사랑합시다’로 정했다. 빈곤 계층 혹은 위기가정 아이들, 곧바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위험한, 긴급위기 아이들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조치 중에서도 민간 협력 지원체계인 ‘솔루션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솔루션 위원회의 이름을 ‘고양아이사랑위원회’로 정하고 있다. 의료 전문가, 복지 전문가, 변호사 등 각계 전문가 30명을 구성해 올 하반기 즈음에는 고양아이사랑위원회가 발족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고양아이사랑위원회는 문제를 발견하면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해결방안을 마련한 후에 지원을 결정되면 네트워크를 통해 인적 물적 자원을 흡수해 지원을 집행한다. 지원의 형식은 크게 주거공간 지원, 치료비 지원, 장학금 지원 등이다. 김포시에서도 ‘김포아이사랑센터’라는 솔루션 위원회 사례가 있었고 성공적이었다. 

- 지원을 위해서는 후원금 마련이 필요한데.
고양시 인구의 1%에 해당하는 1만 명의 정기 기부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소액이라 하더라도 매월 정기적으로 이 정도 사람들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면 지원은 가능하다고 본다. 취약계층 아이들의 어려운 현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기부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의 어려운 현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의 어려움을 잘 알리면 도움의 손길을 내밀 정도의 고양시의 시민의식은 무르익었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 블로거, SNS, 온라인 카페, 신문 등의 홍보를 통해 기부자들의 참여를 극대화할 것이다.

- 본부가 지역에서 파트너십이나 연대를 취할 조직을 찾는다면.   
가장 관심 있는 곳은 지역아동센터이다. 고양에는 지역아동센터가 39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지역아동센터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고양시 지역아동센터 ‘10주년 연합 발표회’가 열렸는데 이 발표회 예산을 전액 저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지원했다. 지역아동센터에 저희 재단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라고 알리고자 한다.
그 외에도 고양시새마을회, 전교조, 경찰서, 시청, 신문사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