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선출직 정치인 다주택자 현황 살펴보니...

46명 중 2채 이상 다주택자 9명. 이길용 의장·박현경 의원, 주택 3채 소유 ‘최다’ 

2020-07-29     남동진 기자
최근 다주택자 공직자들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면서 선출직 정치인들의 다주택 현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최근 고양시에서 집값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진 일산 킨텍스 주변 아파트단지 모습.

[고양신문] 부동산 가격 폭등이 전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정부는 잇달아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핵심은 다주택자 문제다. 투기열풍이 부동산 가격 상승의 근본원인으로 주목되면서 종부세 등 다주택자에게 많은 세금을 물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다주택자 규제에 앞서 고위공직자들이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이달 초 청와대에서 다주택자 참모진들을 대상으로 실거주 목적의 1채 외에 다른 주택을 매각하라고 한 데 이어 정세균 국무총리 또한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같은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지난 16일 21대 초선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재산을 공개했는데 1인당 평균 11억7000만원, 상위 10%의 의원들은 무려 1인당 평균 58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자산을 보유 중이었으며 2주택 이상 다주택자 또한 42명(27.8%)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고양시 내 선출직 정치인들의 부동산 재산현황은 어떻게 될까. 본지는 지난 3월 26일 공개된 공직자 재산신고 현황자료를 근거로 시·도·국회의원 등 선출직 정치인 46명의 재산내역을 분석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당선된 3명의 초선 국회의원(한준호·홍정민·이용우)은 이번 발표에서 빠졌다. 

이길용 의장 총 부동산 6곳. 박현경 의원 킨텍스 아파트 2채 소유
올해 3월 기준 고양시 선출직 정치인들 중 2주택 이상 다주택자 수는 전체 46명 중 9명이다. 이는 정치인 본인과 배우자가 소유한 주택 수만을 놓고 분석한 결과다(상가, 부모·자녀 소유 주택 제외). 정당별로 살펴보면 민주당 6명, 통합당 3명 순이다. 이중 후반기 시의회 의장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이길용 의원과 미래통합당 박현경 의원은 가장 많은 3채의 주택을 각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길용 의원은 올해 재산신고액은 20억4000만원으로 고양시 정치인 중 최상위권이다. 이중 8억7300만원이 부동산 재산이었다. 일산서구 덕이동 동문아파트 84.43㎡와 일산서구 구산동 주상복합건물 398.30㎡이 본인 명의로 되어 있었으며, 같은 구산동에 위치한 다가구주택 353.20㎡는 배우자 명의로 등록돼 총 3채의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여기에 상가와 창고건물까지 합하면 총 6개의 부동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현경 의원 또한 본인 명의로 3채의 주택(주택 1곳, 오피스텔 2곳)을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일산서구 대화동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 93.50㎡와 C1-1 힐스테이트 오피스텔 169.98㎡의 경우 4년 전 분양받아 작년에 입주를 완료했다. 이중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는 6억100만원으로 신고했지만 최근 한국감정원 시세에 따르면 7억8500만원에서 최고 10억7500만원까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억6000만원으로 신고된 힐스테이트 오피스텔 또한 현재 KB부동산 시세 기준 5억4500만~6억5500만원에 달했다. 

이외에도 박 의원은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오피스텔 18.81㎡와 중산동 상가 155.35㎡도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박 의원이 신고한 부동산 재산은 총 12억1800여 만원이다. 

이재준 시장 재산액 21억827만원 
타 지역 소재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정치인들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이재준 시장의 경우 작년 화정동 은빛마을 아파트를 매각하고 호주에 있는 연립주택 313.00㎡을 매입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자녀교육을 위한 현지 거처 마련”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작년 관사 마련을 위한 예산을 올렸다가 비판여론에 직면해 결국 철회하기도 했던 이 시장은 최근 식사동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시장이 올해 신고한 재산 총액은 21억827만원이다.   

 

최승원 도의원(더불어민주당)과 엄성은 시의원(미래통합당) 또한 타 지역에 주택을 보유한 채 고양시에 전세로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의원의 경우 본인명의로 구리시 수택동에 다세대주택 68.30㎡, 배우자 명의로 남양주시 별내동 아파트 128.29㎡을 각각 보유 중이며 고양시에는 현재 일산동구 정발산동 밤가시마을에 전세 거주 중이라고 신고했다. 엄 의원 또한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용현동 다세대주택 58.87㎡, 인천광역시 서구 신현동 아파트 84.86㎡를 각각 본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지만 현재 고양시에는 아파트 전세(성사동)로 거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영환 도의원(더불어민주당)과 박시동 시의원(정의당)은 서울 광진구에 각각 주상복합건물과 상가를 보유하고 있다. 소 의원은 광진구 구의동 주상복합건물 51.59㎡를 2억5781만원으로 신고(전년 대비 실거래가 2825만원 상승)했으며 박 의원은 광진구 화양동 상가 116.75㎡를 8억7350만원으로 신고했다. 

정판오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작년 한 해 동안 배우자 명의로 전라남도 신안군에 위치한 다세대주택을 집중 매입했다. 매입주택의 총 면적은 310.38㎡. 재산신고 내역에 따르면 정 의원의 부친 또한 이 지역에 단독주택 등 부동산 3곳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규열·이홍규 시의원 ‘땅부자’
주택 대신 땅을 많이 보유한 의원들도 있다. 시의회 전반기·후반기에 나란히 부의장을 맡은 이규열 시의원과 이홍규 시의원(이상 미래통합당)은 모두 토지재산이 10억원이 넘는 ‘땅부자’였다. 이규열 의원의 경우 고양시와 연천군, 옥천군에 총 6필지의 대지·임야·잡종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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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이 신고한 토지가액은 총 25억1798만원. 작년에 비해 6억8000만원 정도 상승한 액수다. 이홍규 의원의 경우 작년 토지재산 신고액 18억원에서 토당동 대지 일부를 매각해 현재 약 10억원의 토지를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양시가 아닌 타 지역에 상당수의 토지를 보유한 경우도 있었다. 채우석 의원(무소속)은 배우자 명의로 연천군 미산면에 9필지를 소유 하고 있다. 토지재산 총 신고액수는 4억6738만원. 작년에 비해 3142만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서현 의원(무소속) 또한 마찬가지로 강원도 삼척시에 전·답·대지·임야 등 11필지를 소유 중이라고 신고했다(총 3억1875만원). 그밖에 윤용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연천, 파주, 가평에 총 2억2500만원 상당의 토지를 소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고양시 국회의원 중 올해 3월 26일 기준 재산이 공개된 의원은 심상정 의원이 유일하다. 심 의원은 지역구인 덕양구 신원동 소재 아파트 114.44㎡를 배우자 명의로 갖고 있다. 재산내역에 포함된 과천시 별양동 아파트 84.96㎡는 모친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 의원은 총 12억8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이중 신원동 아파트가 4억9500만원, 모친소유인 과천시 아파트가 8억5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