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명 100세를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신간 소개 - 『의과학으로 풀어보는 건강수명 100세』(김혜성 지음)
[고양신문] 유엔의 2009년 ‘세계인구고령화(World Population Aging)’보고서는 평균수명이 100세를 넘는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의 시대의 도래를 예고했다. 2019년 우리나라 통계청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당시 65세인 사람의 기대수명은 91세이고, 2045년에는 한국인이 세계1위의 고령국가가 된다고 전망했다.
100세 시대, 축복인가 재앙인가
20세기 이후 공중보건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기대수명은 크게 늘었다. 인공지능과 생명공학 기술의 엄청난 발달로 영생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라고 믿는 의과학자들이 많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구글의 자회사인 ‘칼리코’는 인공지능(AI) 알파고를 만든 소프트웨어 회사이지만, 빅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술력과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질병을 완전히 정복할 수 있다고 보면서 ‘인간 500세 프로젝트’라고까지 명명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100세 시대는 축복인가, 재앙인가’라는 물음도 제기됐다. 희망과 두려움이 교차되는 지점이 존재하는 것. 2020년에 65세 이상 성인이 1100만 명으로 늘어났고, 100세 이상 초고령자도 2만 명을 넘어서면서 개개인이 자신의 노후에 대해 실감하는 시대가 왔다. 개인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장수는 고통과 고난의 시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living longer)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living well)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이유다.
과도한 의료화가 건강수명 줄여
2020년 6월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건강수명은 감소하고 있다는 통계청의 자료가 나왔다. 기대수명이란 출생부터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수명을 말한다. 건강수명은 건강상의 어떤 문제로 인해 못 움직이거나 입원, 수술 등을 하거나 약을 먹어야 하는 기간을 뺀 기간을 말한다. 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장애의 기간을 뺀 건강한 삶의 기간을 의미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2년과 2018년을 비교했을 때 기대수명은 80.2세에서 82.7세로 늘어났지만, 건강수명은 65.7세에서 64.4세로 오히려 줄었다. 이 통계에는 약간 애매한 부분도 포함돼 있다. 예컨대 고혈압이나 당뇨 등과 같은 대사증후군으로 약을 먹는 사람들의 경우 실제 건강상의 어떤 문제도 자각하지 못하고 일상생활도 건강하게 하지만 약을 먹고 있기에 건강수명에서 제외된다.
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은 이렇게 건강수명이 점점 낮아지는 이유를 의료 공급자들의 과도한 의료화(medicalization)와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선도하는 과도한 약물화(phamaceuticalization)가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비만, 고혈압, 고지혈, 당뇨병과 같은 생활습관에서 오는 병을 약으로 다스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맥도널드 햄버거 1인분의 크기가 50년 전에 비해 무려 4배 커졌고 미국인의 평균 체중은 20년 전에 비해 무려 7kg 늘었다. 이러한 생활패턴을 무시하고 약을 처방한다는 것은 문제라는 것. 마치 흡연자에게 흡연을 그대로 하게 하면서 항흡연약을 권하고, 알코올 중독자에게 음주를 그대로 하게 하면서 항알코올약을 처방하는 격이다.
저자는 자신이 의료업계에 종사하지고 있기는 하지만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상품화된 의료나 약품보다는 오히려 생활패턴과 자기관리가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건강수명 100세 결코 어렵지 않다
김 이사장은 이 책에서 건강수명 100세를 위해 잘 먹고, 잘 싸고, 운동하고, 늘 공부하는 자세를 권한다.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동서양을 비교 분석하고 수많은 실험사례를 제시하며 의과학적으로 촘촘하고 설득력 있게 설명을 이어간다.
잘 먹는다는 것은 인공적인 것이 아닌 생명이 있는 식품을 천천히 잘 씹어 먹는 것이다. 한 지역에 오래 산 민족은 그 지역 특색에 맞는 식재료와 장속 미생물이 조화를 이룬 음식이 있기 마련이다. 예컨대 낙농을 많이 하는 유럽에서 유제품을 보관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유제품을 해체하여 산을 만드는 젖산간균이나 비피도박테리움 같은 유산균이 식생활에 쓰였다면, 콩과 벼를 재배하는 동아시아에서는 자연스럽게 콩을 대사하는 고초균이 자리를 잡았다. 이 균들은 각 지역의 사람들의 건강에 무시할 수 없는 미생물이기 때문에 이들을 배려하는 식품도 구비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이 듦에 따라 에너지의 대사량이 줄어들고 소화기능이 떨어지기에 음식량을 줄이는 소식과 소화기관의 휴식을 위한 공복의 시간을 위해 간헐적 단식과 같은 방법도 권한다.
저자는 변비를 건강유지의 가장 큰 적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한다. 대변을 잘 보는 것은 장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매일 아침 대변을 못 보거나, 본다 해도 염소똥처럼 싸는 현대인들에게는 염증성 장염이나 대장암이 증가한다. 매일 먹는 음식이 너무 달달한 가공 정제 음식들이나 고기류들이기 때문이다. 과거 사람들이 많이 먹을 수밖에 없었던 거친 식이섬유는 쏙 빠져 있다. 장내 미생물을 위해서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챙겨 먹어야 하는 이유다.
운동은 노화를 늦추는 약이다. 약국이나 병원에서 권하는 영양제 보다는 운동이 최고의 보약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40대 이후 10년마다 8% 정도의 근육이 빠져나가고, 70대 이후에는 그 속도가 더 가속화돼 10년마다 15% 정도가 빠져나간다. 하지만 70대 중반일지라도 꾸준히 근력운동을 한다면 40대 못지않은 근육을 유지할 수 있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두뇌활동의 중요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노화되면서 뇌세포가 조금씩 손상 되지만 뇌세포도 근육처럼 단련하면 치매를 예방하고 뇌조직을 공고하게 유지할 수 있다. 뇌기능을 활성화하는 활동의 중심에는 공부가 있다. 여럿이 함께하는 공부는 편견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고 자기 정체성을 일깨우고 외부와 활발한 교류를 돕는다.
김혜성 이사장은 “성공적인 노화는 ‘질병과 장애가 없고’, ‘높은 인지기능과 신체기능을 유지’하면서 ‘사회적 관계’를 잘 유지하는 데에 있다”며 “지금 우리의 몸이 20~30대에 만들어졌듯이, 미래 90~100세의 몸은 최소한 50대에서는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