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희망과 안녕 상징하는 솟대 만들어요
김숙경 ‘북한산-아름솟대갤러리’ 대표작가
[고양신문] 김숙경 작가는 고향인 북한산 입구에서, 희망과 안녕을 상징하는 솟대를 만들며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솟대는 청동기 시대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며 마을의 안녕과 희망을 상징하고 있다. 긴 장대에 천상과 지상을 연결해주는 새 조형물을 올린 모양이다. 과거 시험에 급제한 사람을 위해 마을 어귀에 세워서 축하를 했고, 섣달 무렵에는 새해의 풍년을 기원했다.
김 작가는 “17년 전 어느 날 지인이 선물해준 솟대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솟대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그는 조상 대대로 300년 동안 터를 잡고 살아온 북한산 입구에서 태어났다. 본인의 아호를 따서 이름 지은 아름솟대갤러리는 올해 4월 문을 열었다. 1층과 2층은 작업실과 갤러리로 운영되며, 3층에는 친정어머니가 살고 있다.
갤러리 앞 개울가 건너에 있는 옛집의 한옥 지붕만 보아도 일찍 하늘나라로 간 아버지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으로 가슴이 미어지곤 한다. 그는 인사동에서도 공방을 운영한 적 있지만 현재는 풍동과 이곳 북한산 입구 아름갤러리를 왕래하며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대부분 생명이 다 한 나뭇가지에 느끼는 대로 다시 생명을 불어 넣으며 조각하고 다듬어 세월의 무게감까지 모두 승화시키려 한다. 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아름솟대는 솟대의 수직적 이미지를 활용해 자연적인 이미지와 한국의 곡선을 담아냈다. 간결하고 단순한 모양으로 인간의 희망을 기원하는 전통 솟대를 현대적 시점으로 표현했으며 전통 옻칠로 마감했다.
도자기잔과 테이블 등 생활용품에도 솟대를 접목시켰다. 전통솟대를 활용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연구 중이고, 대학원(성신여대대학원 한국문화콘텐츠학과 재학 중) 논문까지 썼다.
7월에는 1개월 동안 대한민국 솟대작가협회 회원들과 함께 ‘북한산 아래 솟대’ 전시회를 열었다. 첫날에는 한국의 전통음악 사물놀이로 음악과 춤이 솟대랑 어우러진 공연을 갤러리 앞마당에서 펼쳤다. 끝날 무렵 누군가의 외침이 있었는데 "원효봉에 무지개가 떴다"고 했다. 모두들 고개를 들어 바라본 원효봉에는 전통공연에 대한 답례라도 하듯 신비로운 무지개가 비추었다.
김 작가는 “그날은 비가 내리지도 않았는데 무지개가 생겼다. 주변 사람들도 50년 넘게 이곳에 살았는데 처음 본 현상이라고 할 정도로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솟대는 2004년 세계박물관협회가 서울에서 포럼을 개최하며 한국적 이미지로 지정했다. 이렇듯 현대에 와서는 전통을 바탕으로 역사성, 민족성으로 문화가 확산되는 현상이 일어나곤 한다.
대한민국 기능전승자회 솟대이수자인 김숙경 작가는 서울숲, 신세계백화점 수능기원 특별전, 산림문화박람, 평화통일기원전을 비롯해 미국, 중국, 싱가폴, 일본 등에서도 솟대로 한국의 정서를 알렸다. 여성가족복지부장관상, 서울시장상, 경기도지사상 등 크고 작은 상을 수상했다.
김숙경 작가는 “새해에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과 안녕이 가득했으면 한다. 요즘 매 순간 솟대 작업할 때마다 간절함을 담아 작업 중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