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 Voyage' 전시 기획하며 함께 성장한 청년들

중부대학교 사진영상학과 ‘온앤오프’

2020-12-22     이명혜 기자
사진 왼쪽부터 이다빈, 오인미, 박지영, 김병진 학생

 

[고양신문] 중부대학교 고양캠퍼스(총장 엄상현) 교내 소나무 숲. 족히 4~5미터는 되는 소나무 사이에 주홍빛 천이 바람에 나부끼고 은은한 풍경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운다. 매시간 햇빛의 변화에 따라 펼쳐지는 색감과 모양은 변화무쌍하다. 평벙했던 공간의 변신은 이 학교 사진영상학과 3학년 학생들의 작품이다.

코로나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위로와 응원의 설치예술로 잔잔한 감동을 준(고양신문 인터넷판 129일자, "Bon Voyage, 예술여행 잘 다녀오세요" 참고) 중부대학교 사진영상학과 3학년 온앤오프(박지영, 오인미, 이진호, 이다빈, 김병진)을 만나보았다.(멤버 중 이진호 씨는 다리 부상으로 아쉽게 참석하지 못했다.)

10시에 시작한 회의를 새벽까지

이들 5인은 이번 학기에 콘텐츠기획실습 과목(지도교수 현혜연)을 수강하면서 구성된 팀이다. 공통의 관심사로 모여 한 학기 동안 콘텐츠 기획, 설계, 제작, 홍보, 평가까지 한걸음씩 나아간 결과가 이번 봉 보야쥬(Bon Voyage)’ 전시다.

이다빈 씨는 수업이 캡스톤 방식으로 진행되어 팀별로 매주 PPT발표를 하면서 결과물 완성과 평가까지 진행됐어요라고 셜명했다.(캡스톤 디자인이란 창의적 종합설계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자 학생들이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직접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제품 개발을 기획-제작하는 교육과정이다.)

온앤오프의 청일점 김병진 씨는 코로나로 인해 예술활동이 어려워진 예술가들이 온라인에서 어떤 작업을 하는지 알아보다가 일상의 공간을 예술화해보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게 됐어요라고 설명한다.

과제를 위한 팀이지만 밤 10시에 화상회의를 시작하면 새벽까지 밤을 꼴딱 새우며 열띤 논의를 했다. 사진만 찍다가 처음으로 문화기획을 해보니 모든 것이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일상의 공간을 활용하겠다고 방향을 잡고 공간을 선택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실내의 빈공간을 사용하려 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건 일상의 공간이 아니고, 일부러 찾아오는 공간이더라구요. 학교 숲은 등교하면서 누구나 접하는 곳, 학교 건물 어디서나 보이고, 학교 밖 마을에서도 보이는 곳. 일상에서 예술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딱이었어요.”

학교숲을 장소로 정한 후의 과정도 쉽지 않았다. 학교측에서는 나무가 너무 높아 위험하다며 쉽게 허가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몇 번을 찾아가 설득한 끝에 허가를 받았다.

모든 것이 시행착오의 연속

공간이 확보된 후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고민하게 됐다. 코로나로 마음이 우울하고, 겨울이라 춥기도 하니 마음에 위안을 줄 따뜻한 색 주황색을 선택했다.

오인미 씨는 처음에는 털실로 나무를 모두 엮으려 했어요. 일상과 예술을 엮는다는 상징적 의미였죠라고 말을 꺼냈다. 실로 엮기에는 소나무 숲이 제법 넓고 나무도 많은데 가능했을까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팀원들은 나무가 너무 많고 거리도 멀고 실도 많이 필요하고,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지도교수의 조언으로 천을 사용하기로 하고 동대문시장을 누비고 다니며 적합한 소재와 색상의 천을 구입했다. 빛이 잘 투과되도록 얇은 천을 선택하다보니 나무 사이에 매달았을 때 휘어지고 모양이 나오지 않았다.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봉을 끼워 나무에 묶었다. 바람결에 따라 은은한 소리가 퍼지도록 풍경도 매달았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 멋진 작품이 탄생했다. 팀원들은 작품 앞에 사람들이 서있는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우리작품을 누군가는 감상하는구나, 신기하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혼자 되는 것은 없더라

이다빈 씨는 시설관리부서에서 사다리도 지원해주고, 남자가 한 명뿐이라고 설치도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4미터 높이에 매다느라 많이 힘드셨을텐데 우리 의견 하나하나 물어보면서 원하는 위치에 설치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했지요라며 학교 측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병진 씨는 예술가끼리 전시하는 게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전시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주인공들도 있구나 싶었어요. 설치를 도와준 분들도 또다른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했어요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이번 학기는 혼자 되는 것은 없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돕는 사람들이 있어 모든 것이 돌아간다는 소중한 교훈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김병진 씨는 교수님이 작품기획에서 홍보가 중요하다고 하셔서 교내 앱과 페이스북에서 홍보를 했어요. 지역신문에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양신문에 제보를 했는데 적극적으로 반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대단하지 않은 전시인데 우리이름이 담긴 기사가 뜨니까 신기하고 기분 좋았어요라며 오늘의 이 기사가 고양신문 홈페이지에서 가장 많이 읽은 기사로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해 모두 함께 웃었다.

패션과 예술사진에 관심있는 인미 씨, 광고사진과 영상에 관심있는 지영 씨, 우리나라 곳곳의 명소를 멋진 사진작품으로 담아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고양청년 병진 씨, 문화예술콘텐츠에도 관심이 생겼다는 다빈 씨. 청춘들의 내일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