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신청사건립단·세계태권도대회추진단·청년담당관 등 13개 부서 신설
내년 조직개편안 본회의 통과
[고양신문] 고양시 민선7기 후반기 시정방향이 반영된 조직개편안이 발표됐다. 이번 개편으로 인한 시조직의 외형적 변화는 ‘13개과 신설, 정원 238명이 충원’으로 요약된다. 내용적 변화는 ‘국가정책 부응과 민선7기 핵심사업 부서의 전면배치’로 정리할 수 있다.
이번 조직개편안은 고양시의회가 부결시키면서 한차례 진통을 겪었지만 다시 상정돼 22일 본회의에서 통과되면서 확정됐다. 이번에 통과된 조직개편안은 부결됐던 안에 비해 세부적 부서 명칭만 변경됐을 뿐, 큰 틀에서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이재준 시장이 남은 임기동안 3000명이 넘는 공무원들의 인력 운용을 어떻게 하고, 대 시민 행정서비스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결정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결국 이번 조직개편안은 시정의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면서 108만 고양시민들의 삶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조직개편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3개 부서의 신설이다. 이에 따른 238명의 공무원 추가 증원도 이뤄져 내년 공무원의 수는 3180명을 헤아린다. 공무원 정원 증가로 인한 인건비 증가분은 약 148억2600만원이다.
국가정책·시 핵심사업 반영
조직 개편안의 기본방향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국가정책을 반영할 수 있는 조직을 신설하거나 확대했다.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보건 조직, 그린 뉴딜 등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책을 선도하는 전담 조직의 신설, 보건·복지서비스 확대라는 국가정책 시행에 따른 복지 조직의 확대 등이 해당한다. 또 다른 하나는 민선7기 핵심사업의 완성을 위한 조직의 신설 혹은 강화다. 고양시 랜드마크인 친환경 신청사를 건립하는 전담 조직,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준비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거나, 청년정책 총괄 업무를 1개 과의 하위 업무에서 부시장 직속으로 전격 격상시킨 점 등이다.
2021년 신설되는 주요 부서를 간추려보면 ▲신청사건립단(제2부시장 직속) ▲청년담당관(제1부시장 직속) ▲세계태권도대회추진단(교육문화국 산하) ▲질병관리과(덕양구보건소 산하) ▲도시브랜드담당관(기획조정실 산하) ▲찾아가는 복지과(복지여성국 산하) 등이다.
우선 신청사건립단이 제2부시장 직속으로 새로 조직된다. 신청사 입지를 놓고 대곡역이나 원당이냐로 시의회와 긴장을 불러왔지만, 이재준 시장은 주교동 공영주차장으로 분명히 했고, 이를 준비하는 전담조직을 꾸리면서 쐐기를 박았다. 하지만 시의회도 신청사 관련 토지매입비와 신청사 설계공모비 등 총 102억원을 전액 삭감시키면서 신청사 이전은 제동이 걸렸다. 고양시 담당자는 “삭감의 가장 큰 이유가 공유재산관리 심의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음 회기에 신청사 이전과 관련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마련해 시의회에 상정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추진단’형태 한시적기구 신설
신청사건립단은 향후 타당성 조사와 투자심사 등 행정적 절차이행과 국제설계 공모를 통한 건축계획 구체화 업무를 맡게 된다. 또한 주교동 공영주차장의 부지 일부가 그린벨트인 만큼 GB해제, 토지보상,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의 업무도 맡게 된다.
청년담당관을 제1부시장 직속으로 뒀다는 점은 이 시장의 청년정책 강화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청년담당관은 향후 32만을 헤아리는 고양시의 청년의 삶을 모니터링하고 정책을 발굴, 집행하는 총괄적 역할을 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청년정책 개발 ▲내일꿈 제작소·우리동네 청취다방 등 청년공간 다양화 ▲청년지원사업 발굴과 운영 ▲청년 권리보호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세계태권도대회추진단은 2022년 4월 킨텍스에서 개최 예정인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준비를 위한 부서다. 기존 체육정책과에서 맡은 세계태권도연맹(WT) 본부 유치를 위한 업무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신설 부서다. 세계태권도대회추진단은 품새선수권대회를 종합기획하고 국가별 선수단을 초청하며 조직위원회 구성, 국내외 홍보, 방송중계권 계약 등을 준비한다.
신청사건립단과 세계태권도대회추진단은 한시적 기구인 만큼 업무가 종결되면 자동 해산하게 된다.
* 2021년 고양시 본청 조직개편안
(주황색 표시된 부서가 신설 부서임)
코로나19대응 조직 강화
덕양구보건소 산하에 질병관리과를 신설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힘겨워 하는 시민들에게 가장 피부에 와 닿는 개편이다. 질병관리과는 코로나19 장기화 등 신종 감염병 위기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담부서로 신설된다. 3개 보건소의 감염병 관리 역할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되는 질병관리과는 감염병 재난 위기대응 계획 수립, 확진자 관리 총괄, 집단감염 발생 시 현장지휘와 역학조사 역할을 하게 된다.
복지여성국 산하에 신설되는 찾아가는 복지과는 국가정책사업으로 확대·시행되는 ‘사회서비스 공공인프라 구축과 일자리 확충’에 부응하기 위해 조직되는 부서다. 원신·흥도·고양·관산·행주·중산·고봉·탄현·송산 등 10개동에 각각 찾아가는 복지팀을 꾸리고, 이 10개팀을 총괄하는 부서로 본청의 찾아가는 복지과가 기능하게 된다. 이 부서는 생애전환기 가구, 위기가구, 돌봄 필요대상 가구에 복지와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고양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시설, 문화, 서비스 등 유형무형의 자원을 발굴해 홍보를 통한 도시브랜드 강화 역할을 맡은 도시브랜드담당관 신설도 관심을 끈다. 기획조정실 산하의 도시브랜드담당관은 도시브랜드 기본계획 수립, 도시브랜드 사업 추진, 고양도시포럼 추진, 국제교류·국제기구 협력 등의 업무를 맡는다.
이 외에 녹색건출물 확대, 도시숲 조성 등 지속가능한 그린도시 완성을 전담하는 녹색도시담당관, 사회기반시설이 노후화되고 신종재난 유형 등 위험요소 증가로 재난관리의 필요성이 절실함에 따라 재난발생 시 초동조치와 지휘 등의 업무를 맡는 재난대응과가 신설되고, 삼송·원흥·지축·덕은 등 도시개발사업으로 늘어난 만큼 고양시 아파트에 대해 분쟁조정 등 관리 업무가 증대되었기 때문에 전담조직인 건축물관리과도 신설된다.
조직개편안을 기획한 시 기획조정실은 “2020년 현재 공무원 수가 수원이 3515명, 성남이 3184명인데 비해 고양시의 공무원은 2942명이다. 성남, 수원, 용인과 비교해 고양의 인구 증가 대비 공무원 수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면서 “늘어난 고양시민에 대한 행정서비스 질을 높이고 효율적으로 민선 7기 핵심사업을 집행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조직개편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내년 1월 예정인 고양시 대대적인 정기인사가 예고되고 있다. 시는 정기인사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데 4급 서기관은 7~9곳, 5급 사무관은 신설되는 13개과와 승진자 및 퇴직자 자리를 포함해 38곳의 승진자리가 생겨나는 등 과거 구청 신설 때보다 두배 가까이 큰 역대급 인사 규모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