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간지 방향제, 곁에 두면 든든
오수면 ‘나무세상’ 공방 대표작가(전통 탈 이수자)
[고양신문] 오수면(62세) 나무세상 공방 대표작가는 “새해가 되면 더 생각나는 12간지 띠, 동물 탈을 오랜 기간 정성들여 제작해왔다”고 한다.
덕양구 내유동에 공방을 두고 있는 오 작가가 만든 탈은 현대 감각에 맞도록 미니어쳐 형태로 피나무로 만들었다. 7㎝ 크기의 탈 원형 속에 방향제를 용기에 넣었고 근사하게 매듭도 부착했다. 각 동물에 어울리도록 화사하게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을 했으며, 차량이나 벽에 본인의 간지를 걸어두면 마치 수호신처럼 느껴진다.
12간지 띠, 동물 탈 방향제는 지난해 열린 대한민국 기능전승자회 제6회 전통공예상품공모전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로 높은 평가를 받아 입선한 수상작이다.
오 작가는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에 띠를 나타내는 동물의 특색을 살려서 표정을 나타내기 위해 세심한 작업이 필요하다”며 “큰 목재를 자르고 다듬어서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경이로운 순간을 맞아하기 위해 견뎌낸다”고 말했다.
12간지에서 처음 등장하는 ‘쥐’를 만들 때는 본인의 띠여서 제일 애착이 갔다. 쥐는 얼굴색을 흰색으로 했고 입 양쪽에 세 줄의 수염을 날렵하게 그렸다. 올해의 띠인 ‘소’는 황토색으로 바탕색을 나타냈다. 특히나 소는 힘을 써야할 때 코를 벌렁거리며 힘을 내품어서 코에 뿔과 눈 위에도 뿔을 우뚝하게 그렸다.
푸른 빛깔의 ‘용’은 신비롭고 신성시 여기는 모습을 위해 코와 입에 불빛이 뿜어 나오도록 채색했다. ‘양’은 흰색 바탕에 테두리를 털 모양으로 만들어 편안과 안식을 주는 순한 모습으로 그렸다. ‘돼지’는 코를 웃는 모습으로 표현했는데 옛날 가난할 때 분홍소세지가 최고였던 기억으로 분홍색으로 칠했다.
이밖에도 호랑이, 토끼, 뱀, 말, 원숭이, 닭, 개의 모습은 제각각 특징을 담아 세심하고 친근하게 표현을 했다.
그는 “큰 목재를 자를 때는 기계의 힘을 빌리지만 대부분은 조각칼로 시간과 노력으로 한 개의 탈을 완성하기까지 꼬박 보름이 걸렸다”며, “피나무를 사용한 것은 독성이 없어서 완성했을 때 누구나 곁에 두어도 된다. ‘대동여지도’가 피나무로 제작되어 어떤 기운을 받고 싶었다”고 했다.
오수면 작가는 2015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36개월) 이론(448시간)과 실기(576시간)를 신정철 전통 탈 기능전승자에게 꼼꼼하게 배웠다. 기능장려법 제9조 규정에 의해 기능전승교육이수자로써 2019년 1월에 전통 탈 이수자가 됐다.
오 작가는 “공방 이름처럼 나무세상에서 나무가 사람에게 주는 포근한 느낌을 받아 또 다른 작품의 아이디어를 구상 중에 있다”고 하며 “같은 띠별로 봉사모임을 하는것도 흥미로울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운명처럼 부여 받은 띠가 잠재의식 속에 머물며 내면 의식의 세계를 형성하고 우리가 사는 시간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12달과 24시간의 관계와 민속신앙의 역사가 우리 삶 속에서 친근하게 또 다른 은은한 향기로 남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목공예 세계에 들어온 지 10년이 훌쩍 넘은 오수면 작가는 “나무결을 그대로 살려서 12간지에 마감재만 칠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좋은 작품을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