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도시 ‘고양’ 만들려면… “협업하고 연대하자”
고양시관광컨벤션협의회 주최 ‘고양관광포럼’
전문가 민간조직 공무원 시의회 ‘한자리'
관광활성화 및 지역관광추진조직 모색
[고양신문] 고양시 관광산업과 연관된 다양한 구성원들이 온라인 공간에 함께 모여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과 지역관광추진조직(DMO) 구축의 필요성을 모색한 ‘고양관광포럼’이 열렸다. 16일 소노캄 고양 세미나실에서 화상회의(Zoom) 방식으로 열린 이날 포럼은 (사)고양시관광컨벤션협의회(회장 오준환)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 경인지사와 고양신문이 후원했다.
포럼의 성과는 참가자들의 면면에서 이미 예견됐다. 시에서는 이재철 부시장을 비롯해 고양시정연구원과 담당부서 공무원들이 참여했고, 시의회에서는 정봉식 문화복지위원장과 김해련 시의원이 온라인상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또한 김배호 한국관광공사 경인지사장, 이화영 킨텍스 대표, 박동길 고양국제꽃박람회 대표, 정재왈 고양문화재단 대표, 이석재 애니골번영회장, 소순희 쥬라리움 대표, 김용만 현대모터스튜디오 책임매니저, 구성자 구제생활화협동조합 이사장, 김옥석 한국문화관광해설사중앙협의회 회장 등 고양시 관광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다채로운 조직과 모임의 대표자들이 4시간 가까이 진행된 포럼 내용을 시종일관 경청했다.
진홍석 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온라인 포럼은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 ‘고양시 관광산업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한 1부에서는 윤유식 경희대 교수가 발표를, 양정임 숭의여대 교수와 배병복 원마운트 회장이 토론을 담당했다. ▲‘관광산업도시 육성을 위한 DMO 구축방안’을 고민한 2부에서는 이상열 고양컨벤션뷰로 단장과 이금실 장안대 교수·정영렬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책임교수가 각각 발표와 토론을 맡았다.
포럼 자리를 마련한 고양시관광컨벤션협의회 오준환 회장은 “관광산업 역시 사람이 가장 큰 자산”이라며 “다양한 구성원들이 포럼에 참여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인사를 전했다. 이어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토론의 자리를 마련해 반드시 가시적인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탁월한 견해와 현장의 목소리가 소통했던 이날 포럼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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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고양시 관광자원 발굴 및 관광활성화 방안
“관광 트렌드 맞춤 전략 찾아야"
▮발제 : 윤유식 경희대 교수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관광업계는 1억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최악의 타격을 받았다. 국내 관광업계 역시 지난해 피해 규모가 4조원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관광산업을 다시 일으키려면 오늘날의 관광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한국관광공사가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국내 관광의 전반적인 흐름을 살펴보면 ▲치유형 ▲근교 중심 ▲새로운 목적지 ▲소수의 동반자 ▲차별화된 콘텐츠 등의 키워드가 눈에 들어온다. 과거의 관광이 유명한 장소나 전통적인 역사·문화자원을 찾아가는 것이었다면 오늘날의 관광은 나만 아는 곳, SNS에 올릴만한 곳, 새로운 감성을 충전하는 곳처럼 차별적 요소를 찾아내는 게 관건이다.
따라서 ‘새로운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관광도시’로 고양시의 로컬 브랜딩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언택트 시대에 대응하는 온-오프라인 플랫폼과 지역문화관광의 디지털화가 필수적이다.
관광의 궁극적인 목표는 그 지역에서 ‘숙박’을 유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고양시는 신한류, 마이스(MICE)산업, 글로벌 의료, 방송영상산업, 화훼산업 등을 특화산업으로 육성해 관광과 연계하는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고양시 관광 인프라는 관광숙박업, 관광편의시설업 등이 부족한 상황이라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고양시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서오릉, 서삼릉, 행주산성, 호수공원, 장항습지, 대덕생태공원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행주산성은 역사유산과 체험 콘텐츠를 결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아주 큰 관광자원이다. 이를 위해 축제의 콘셉트를 설정하고, 주변 환경과 경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고양시는 한류문화콘텐츠 제작과 체험을 경쟁력 있는 관관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보다 발전적인 규제개혁을 통해 정확한 타깃의 해외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배우고, 알리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4차 산업을 활용해 스마트 관광상품화를 개발해야 한다.
고양시에 제안하고 싶은 아이디어는 ‘고양의 길을 걷다(가칭)’ 사업이다. 고양시내 주요 도로와 둘레길을 연결하는 걷기 길을 조성해 2030 세대를 겨냥한 환경친화적 도보 관광 루트를 운영하는 것이다. 고양시 공유자전거 시스템과 도보여행길을 연결하는 방안이 더해져도 좋다.
마지막으로 지역관광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지역 관광 전문가인 ‘로컬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 관광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고양시의 관광수용태세를 개선하고, 트렌드에 맞는 타깃을 설정하고, 마이스 관광객을 활용하고, 로컬전문관광 전문가를 육성하는 작업이 병행되면 고양시가 국제관광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요소 유기적 결합 필요"
▮토론(1) 양정임 숭의여대 교수
고양시가 내세우는 관광자원은 많은데, 랜드마크 하나가 선명히 떠오르지는 않는다. 발제자가 잠재성 높은 관광자원으로 꼽은 행주산성 역시 매력적인 관광상품화 작업이 부족하다. 관광상품화는 관광코스, 교통여건, 먹거리 등 다양한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
발제자가 지적한 대로 로컬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관광산업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 가장 먼저 고양시민들의 내부 관광수요를 충족시키고, 단계적으로 외부에서 찾아오는 비즈니스와 레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임영웅 초청해 꽃 경매장 열자"
▮토론(2) 배병복 원마운트 대표
코로나 시대를 넘어서기 위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고양행주문화제는 현장행사와 TV중계 등을 활용한 비대면 행사, 두 가지 버전으로 개최하면 어떨까. ▲고양국제꽃박람회는 입장료 1만원에 50만 명이 찾는 행사가 아닌, 입장료 2만원에 20만 명이 찾는 행사로 콘셉트를 조정해야 한다. ▲네덜란드의 명물 관광상품인 치즈경매시장처럼 임영웅과 같은 유명인을 초빙해 꽃 경매를 진행하면 어떨까. ▲캠핑, 차박 열풍에 부응하기 위해 킨텍스에 민간 위탁을 통해 수도권 최고 수준의 캠핑장을 조성할 것을 제안한다.
자유로운 아이디어가 훌륭한 기획자를 만난다면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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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관광산업도시 육성을 위한 DMO 구축방안
"고양DMO, 관광도시 도약의 열쇠"
▮발제 : 이상열 고양컨벤션뷰로 단장
지역관광’이 지자체마다 화두로 떠오른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19년 한 회의장에서 대통령이 “지역에 특화된 콘텐츠를 중심으로 지자체가 관광산업의 주체가 되어 달라“는 모두발언을 했다. 지자체가 특화된 관광산업을 개발하려면 지역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협의체인 지역관광추진조직(Destination Management Organization, 이하 DMO)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참고로, 가까운 일본은 2016년부터 인구감소 극복의 일환으로 관광객 유치를 통한 방문자 경제의 중요성에 주목하며 지역별 관광비전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지역관광 조직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관광공사 산하 9개 지사 ▲9개 광역 지자체별 지역관광공사 ▲마이스 특화 지자체(광역 11개, 기초 4개)의 컨벤션뷰로 ▲지역별 관광협회 ▲지역관광협의회 등이 있다. 이중 지역관광협의회는 민과 관을 연결하는 중간조직이다.
민-관 연계 조직은 지자체 예산에 의존해야 하고, 전문인력이나 인재 유입이 쉽지 않고, 자체적 수익모델을 갖기 어렵다는 한계와 과제를 지닌다.
DMO가 필요한 이유는 자명하다. 관광 트랜드의 변화에 따른 대응력을 강화하고, 지역주민의 참여를 확대해 선순환형 관광을 유도하는 역할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 해 DMO는 종합적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당사자와 전문가들을 아우르고, 파트너십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전략적 기획 ▲목적지 관광정책 수립 ▲마켓 정보 분석 ▲관광상품 개발 ▲모니터링 ▲위기 관리 ▲역량강화 교육 ▲홍보·마케팅·브랜드화 ▲기금조성 및 투자 강화 등 다양한 기능을 DMO가 담당할 수 있다.
관광DMO를 통한 고양시 관광 활성화의 비전으로 ‘스마트 관광도시’를 제시하고자 한다. 스마트 관광도시는 조직, 접근성, 기술, 지속가능성, 혁신 등의 키워드가 DMO를 중심으로 설계되는 구조 속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
모든 도시에 어울리는 관광DMO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신뢰와 소통을 바탕으로 지역의 환경과 기능에 맞는 ‘우리 도시만의 DMO’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공유하며 DMO를 구성해야 한다. 그러려면 DMO 운영의 성과를 모든 관계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가시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고양DMO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려면 이해 관계자들의 노력과 에너지를 종합 비전을 위해 활용하는 전략적 리더십, 그리고 거버넌스를 지속 가능하도록 실행하는 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자체별 관광경쟁력을 2년마다 평가해 발표하는 ‘지역관광지수’를 꼼꼼히 살펴보면, 고양시 관광산업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 마디로 관광시설은 많으나 집적화되지 못했고, 관광인구와 소비력은 상당히 높지만 숙박시설 등 인프라와 관광 정책역량은 상대적으로 순위가 한참 낮다.
이러한 결과는 고양DMO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관에서 모든 과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민과 관이 함께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효율적인 추진체계를 설계해야 한다. 고양 관광DMO라는 디딤돌을 딛고 새로운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기회를 만들자.
"대표성 전문성 확보가 DMO 성공 조건"
▮토론(1) 이금실 장안대 교수
지역관광추진조직(DMO)이 올바른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려면 ▲구성원들이 대표성을 갖는가 ▲관광분야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나 ▲이해관계자들을 통합할 수 있는 조직인가를 짚어야 한다. 또한 전담 운영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자체적인 수익사업을 만들어내야 한다.
지역관광 플랫폼으로서 성공적인 사례를 소개하자면 국내에서는 강진DMO, 고령DMO를 꼽을 수 있고, 가까운 일본의 세토치DMO도 참고할만한 모델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DMO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역중간조직으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 낸 결과물이다.
"현장 잘 아는 민간의 장점 살리자"
▮토론(2) 정영렬 경희대 교수
현장의 필요와 수요를 잘 파악하는 게 민간업체·단체의 특징이다. DMO를 운영함에 있어서 민간의 이러한 장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
고양의 특징을 고려한 제안을 하자면, 이웃한 서울 지자체와의 연계 이벤트를 개발했으면 한다. 또한 새로운 고양시의 이미지를 담아낸 CI작업도 검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