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우여곡절 미완의 도시 ‘풍동’… 민간개발로 완성
교통인프라 750억원 투자
고립된 섬처럼 개발된 풍동
미개발지 사라지며 활력기대
1·2블럭 이어 3·4블럭 준비
[고양신문] 일산동구 경의선과 식사지구 사이에 섬처럼 개발됐던 풍동아파트단지 주변으로 도시개발이 드디어 진행된다. 풍동2지구 1·2블록(경의선 주변)은 올해 착공 예정이고, 풍동2지구 3·4블럭(숲속마을과 은행마을 사이)도 도시개발조합 설립인가를 준비 중이다.
풍동은 2006년 LH가 택지개발을 끝낸 뒤, 그 주변으로도 LH주도의 택지개발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2013년 LH가 최종적으로 개발을 포기하면서 장기간 미개발지역으로 남게 됐다. 풍동 아파트단지는 2006년 입주가 마무리됐지만 미완의 도시개발로 인해 주변이 논밭으로 둘러싸이게 됐고, 입주민들은 대중교통과 편의시설 부족으로 큰 불편을 겪어왔다.
하지만 올해 미개발 부지인 풍동2지구의 절반 정도가 개발이 확정되면서 주민들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풍동개발 초기에 입주했다는 한 주민은 “경의선 인근 상업부지에 운동시설, 병원, 대형마트 등이 들어서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기대감이 크다”며 “주변 편의시설이 전무한 상태에서 풍동천이 수변공원화되고 경의선을 건널 수 있는 보행자전용 육교가 설치된다면 기존 입주민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인구증가로 인해 도로교통이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특히 출퇴근 이용자가 많은 경의로의 진출입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고양시 관계자는 “이번 풍동 개발과 관련된 건축심의에서 공공기여에 대한 부분이 특히 강조됐는데, 그 과정에서 구역 외 지역에만 약 750억원의 공공기여를 약속받았고 모든 공사의 책임은 풍동2지구 시공 예정사인 포스코건설이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개발에서 이 정도 규모의 공공기여는 고양시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대부분 교통개선 대책을 담고 있기 때문에 교통문제는 오히려 현재 수준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의선육교, 수변공원 개발
풍동2지구 도시개발에 따른 공공기여는 다각도로 이뤄진다. 당초 경의선 위로 계획한 보행자 전용 육교는 최종 건축심의에서 경의로 건너까지 연장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고양시는 육교의 폭을 넓게 설계해 생태육교로 설계되길 바라고 있다. 육교 건설비용은 120억원 정도 예상된다. 육교가 설치되면 풍동 주민들이 암센터 방향 일산도심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마두동과 정발산동 주민들 또한 산책로와 육교를 통해 새롭게 조성될 풍동 상업지구로 자유롭게 도보로 넘나들 수 있다.
도로교통 개선을 위해서는 애니골 입구에 교량을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또한 기존 애니골 교량은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많은 백마교는 원활한 차량흐름을 위해 각 방향으로 우회전 차로를 신설한다. 그 외에도 백마역 철도건널목은 지하차도로 변경하고, 강촌지하차도 방향으로 연결되는 토끼굴의 양쪽 도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풍동2지구 도시계획심의 위원으로 활동한 김서현 시의원은 “개발이익을 통한 공공기여는 기존 입주민의 편의를 위한 것도 있지만, 새로 입주할 주민들에게 생활 인프라를 제공하는 측면에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양시에서 진행된 민간도시개발사업 중에 가장 많은 공공기여가 이뤄지면서 고양시의 부담도 줄어들게 됐고 시민들도 만족하는 개발사업으로 기억될 것 같다. 특히 교통인프라 개선이 택지사업과 함께 종료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며 “앞으로 고양시에서 이뤄지는 도시개발사업 공공기여는 적어도 이 정도는 돼야 한다라는 기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표류했던 사업 이제야 결실
풍동2지구 민간도시개발사업은 15년만의 성과다. 최초 2007년 택지개발로 지정돼 있었기 때문인데, 그동안 토지주와 조합원들은 많은 고통에 시달렸다. LH가 사업을 포기하자 민간개발을 목표로 한 시행대행사가 대거 몰렸고, 대행사별로 조합추진위가 결성되면서 큰 혼란을 겪었다. 그러면서 피해자도 생겨났다.
김재관 풍동2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장은 “고양시에서 추진되고 있는 여타의 민간도시개발이나 지역주택조합사업과 달리 이곳은 도시기본계획에 인구배정이 반영된 곳이기 때문에 사업이 가능했던 곳이다. 이 때문에 시행대행사 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조합원 모집과정에서 피해자도 속출했다. 하지만 조합이 통합되고 토지주가 한 곳으로 모이면서 어렵게나마 사업이 진행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은행마을 옆, 풍동2지구 4블럭도 개발 동의서(동의율 75%)가 현재 제출된 상태다. 시는 전수조사를 통해 동의서의 진위여부를 3월 말 확인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개발로 인해 풍동의 낙후된 주변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풍동2지구 4블록이 현재 도시개발사업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라 조합설립 인가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의 피해가 없도록 행정처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