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릉, 이대로는 아파트만 있고 기업은 없다
자족용지 41만평이 ‘빛 좋은 개살구’인 이유... ‘공업지역 물량’ 창릉엔 전무
기업유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공업지역 물량’ 창릉엔 전무
2만평 대곡역 개발 위해 비축
“창릉 우선 사용해야” 주장도
[고양신문] 창릉신도시에 산업을 유치하기 위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자족기능 확보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3만8000세대의 아파트만 들어서고 산업은 전무할 공산이 크다. 창릉신도시 부지 813만㎡(246만평)의 17%인 135만㎡(41만평)가 자족용지임에도 불구하고 허울뿐인 자족용지가 될 가능성도 높다.
이유는 창릉신도시에 공업지역 물량이 전혀 확보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자족기능의 핵심은 기업유치와 산업단지 조성에 있는데, 이는 공업지역 내에서 훨씬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 남양주왕숙, 부천대장 등 다른 3기신도시는 공업지역 물량이 배정된 반면 고양시는 3기신도시 중 유일하게 공업지역 물량이 없는 곳이다<표 참고>.
과밀억제권역으로 묶인 고양시에 기업이 들어오려고 해도 토지분양가 이하로 공급받을 수 있는 혜택이 없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고양시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또한 과밀억제권역에만 매기는 각종 중과세 역시 기업에게는 큰 부담이다. 과밀억제권역에서 법인설립 후 5년 이내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기준세율보다 3배 높은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또한 과밀억제권역 내 법인설립이나 자본금 증자 등을 할 때도 등록면허세가 다른 지역에 비해 3배 중과된다. 따라서 사실상 과밀억제권역에서는 기업활동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러한 기업유치에 걸림돌이 돼 모든 요인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바로 공업지역으로 지정되는 것이다. 공업지역으로 지정되면 기업은 싸게 부지를 취득할 뿐만 아니라 과밀억제권역의 취득세·재산세·중과세 제외, 취득세 50% 경감, 재산세 5년간 35% 경감 등 세제 혜택을 받게 돼 기업유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고양시가 애초에 공업지역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개발되기 전 덕은지구에는 시멘트공장, 폐기물처리시설, 재활용업체 등이 합법적으로 운영됐었다. 이러한 공업지역의 총량이 약 6만6000㎡였다. 덕은지구가 아파트단지로 바뀌면서 이러한 공업지역 물량이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고스란히 고양시에 비축된 것이다.
고양시는 이러한 6만6000㎡(2만 평)의 공업지역 물량을 창릉신도시가 아닌 다른 곳의 개발에 사용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고양시는 이 6만6000㎡를 대곡역세권 개발에 활용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 시장은 “대곡역세권 부지는 창릉신도시에 비해 조성원가가 훨씬 비싸기 때문에 기업이 입주하기 더 어렵다. 그래서 공업지역으로 지정되어야 하는 필요성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대곡역세권 개발은 현재까지는 고양시가 주도해야 하는 사업인 반면 창릉신도시는 어쨌든 정부 주도로 개발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정부가 나서 공업지역 물량을 배정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해 과밀억제권역 내에서는 공업지역 총량제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한 지자체의 공업지역 물량이 늘어나면 다른 지자체의 공업지역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과밀억제권역 15개 지자체 간 한정된 공업지역 물량을 더 확보하기 위해 대립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에 반해 다른 주장도 있다. 6만6000㎡의 공업지역 물량을 창릉신도시에 먼저 소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민경선 도의원(능곡·행주·행신2)은 “창릉신도시에 기업이 유치된 이후 그 성공 여파는 배후지역, 나아가 대곡까지 미칠 수도 있다. 더구나 사업시행자도 결정되지 않은 대곡역세권 개발은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그 시간 동안 제도 개선 등 다른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이어 “다른 지자체가 가지고 있던 10만㎡라는 공업지역 물량을 고양의 일산테크노밸리로 옮기는 것을 경기도가 국토부에 요구해서 힘들게 성사시켰다. 그런데 6만6000㎡라는 공업지역 물량이 고양시에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창릉신도시에 공업물량을 추가적으로 배정할 것을 국토부에 다시 요구하는 것에 대해 경기도는 난처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과밀억제권 내에서 공업지역 물량을 놓고 지자체 간 경쟁하는 것보다 불합리한 수도권정비계획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한 고양시 관계자는 “정부는 지속적으로 고양시에 주택공급을 위해 택지개발을 강행한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이율배반적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인구와 산업집중을 억제해왔다. 개발 계획이 산적해 있는 고양시의 현 실정에 맞게 수정법이 개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