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이 직접 만든 주민참여 조례, 동료의원들이 거부

고양시의회 ‘의정모니터 운영’ 조례

2021-05-12     이성오 기자
▲ 3일 열린 고양시의회 운영위원회에서 ‘의정모니터 운영 조례안’이 부결됐다.

고양시의회 ‘의정모니터 운영’ 조례
의원 감시·족쇄 우려에 셀프 거부
주민참여 역행하는 결과에 ‘씁쓸’

 
[고양신문] 고양시의회 운영위원회(위원장 김덕심)가 ‘의정모니터 운영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송규근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번 조례안은 의정활동에 필요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시민의 참여와 알권리를 확대해 열린 의정을 구현하고자 마련됐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감시 느낌이 든다”, “(모니터단이) 말꼬리 잡고 늘어질 것”이라는 등의 표현을 쓰며 반대의견을 냈고, 결국 3일 의회운영위에서 부결되고 말았다.

이번에 상정된 조례안에 따르면 의정모니터의 역할은 ▲의정활동에 필요한 각종 제안, 제보 ▲의정발전에 필요한 제도개선 ▲의회방청 및 의정활동 모니터링 등이다.

조례안을 준비한 송규근 의원은 조례가 부결된 것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무엇이 걱정입니까, 무엇이 두렵습니까?”라며 조례제정에 반대한 동료의원들을 질타했다.

송 의원은 “조례 준비과정에서 고양시의회 전체 33명 중 과반이 넘는 17명이 찬성 서명을 했고 의회운영위 8명 중엔 6명이 찬성했는데도 부결되고 말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경기도의회를 비롯해 전국 21개 지자체가 이미 운영하고 있는 ‘의정모니터단’을 통해 의원들 스스로 더욱 긴장하면서 의정활동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음에도 거부되고 말았다”며 “상실감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전국 21개 지자체가 운영 중인 ‘의정모니터단’은 경기도 내에선 경기도의회가 2017년 가장 먼저 조례를 제정해 운영해왔으며, 같은 해 구리시도 조례를 제정했다. 최근 들어선 군포시(작년 12월)와 동두천시(올해 1월)가 조례를 제정하면서 시의회에 대한 주민참여는 더욱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3일 고양시의회 의회운영위 안건심사에서 반대의견을 낸 의원은 김덕심, 김수환 의원이다. 찬반토론에서 김수환 의원은 “조례안을 만들 것까지 있나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이미 저희 출입기자들이 너무 많아서 의원 한 분 한 분 상임위 모든 활동을 모니터하고 있고, 비슷한 내용으로 활동하시는 시민분들도 이미 계신다. 조례안을 보면 모니터링이 약간 감시의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김덕심 의원은 “감시자, 모니터라는 분들이 들어와서 말꼬리 하나를 잡고 늘어질 분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어 찬성에 서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찬성의견을 낸 김미수 의원은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제대로 시의원을 모니터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다. 임의의 개인단체가 아닌 시의회의 공식단체로 모니터단을 꾸리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예를 들어 의원들의 활동 중 이해충돌이 발생하는 사안들을 세심히 살필 수 있을 것이고, 의원들이 놓치고 있는 문제를 지적해달라는 요구도 있을 것이다”라며 조례안에 찬성했다.

3일 의회운영위는 찬반토론 후 의견조율을 위해 정회를 선언했고, 정회 시간 진행된 투표에서 찬성 3, 반대 2, 기권 1의 결과가 나와 김덕심 위원장이 조례안 부결을 최종 선포했다.

송규근 의원은 “이번 조례가 부결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의정활동의 질이 곧 시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된다는 생각으로 어렵게 조례를 만들었는데, ‘왜 의원들에게 족쇄를 채우려 하냐’는 내부반응에 씁쓸할 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