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첨예했던 일산농협창고 매입... 추경 60억원 통과
상임위-예결위 오가며 의견 갈려 '표결'
도시재생 vs 주택조합 대립
시의회에 찬반의견 문자폭탄
상임위-예결위 오가며 표결
매입결정, 도시재생 힘 얻을까
[고양신문] 고양시의회가 경의선 일산역 인근 도시재생사업 활성화를 위해 오래된 농협창고 건물(부지)을 매입하기로 한 집행부의 결정에 동의했다. 토지면적 1322㎡를 매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60억원이다. 시의회는 17일 2차 추경에서 토지와 건물매입 예산 60억원을 최종 통과시켰다.
일산농협창고(일산동 655-209)가 주목받는 이유는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매입에 대한 찬반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시의회 내부에서도 이를 두고 많은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찬성하는 쪽은 일산역 인근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활성화를 기대하는 주민들이다. 농협창고를 리모델링 해 지역의 문화거점, 협동조합을 통한 일자리창출, 공연장과 공유주방, 카페 등으로의 공간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매입을 반대하는 쪽은 지역주택조합원들이다. 농협창고 주변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일산제1지역주택조합은 사업지와 바로 인접한 농협창고를 매입해 사업성을 높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의회 결정으로 고양시가 창고를 매입하기로 하면서 사업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창고부지 매입 쟁탈전에서 고양시가 승리하게 된 것.
일산농협 창고 부지매입은 ‘복합문화예술창작소’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은 이미 지난해 말 본예산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던 사업으로 올해 2차 추경에 다시 올라왔는데, 이번에도 시의원들의 찬반의견 이 팽팽하게 맞섰다. 주민들의 관심이 증폭되면서 상임위와 예결위 의원들이 문자폭탄에 시달릴 정도였다.
이번 2차 추경에서도 한 번에 예산이 통과되지는 않았다. 해당 상임위인 건설교통위원회는 부지매입비를 표결로 부결 처리했다. 하지만 예결위는 예산을 통과시키자는 의견으로 건교위에 다시 표결할 것을 제안했고, 이에 건교위의 재표결로 부지매입비 60억원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여러 번의 표결을 거쳐 어렵게 예산안이 살아날 수 있었던 것.
박한기 예결위원장은 “일산창고 매입을 비롯해 추경과 관련된 모든 쟁점들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결정했다”며 “각 시의원들의 찬반 입장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부지매입을 찬성한 의원들 사이에서도 부지 용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던 것으로 확인된다. 건교위가 두 번째 표결에서 예산안을 가결시켰던 이유는 조건부 찬성에 동의했던 의원들이 꽤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되는데, 이번 추경에서 부지(건물) 매입비만 통과시키고 정작 리모델링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한 시의원은 “창고매입을 반대하는 의견에는 지역주택조합 조합원들의 피해에 대한 고려, 사업비 60억원이 과다하다는 입장,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비관론 등 다양했다. 반대 의견이 다양했던 것처럼 매입을 찬성한 의원들도 세부 입장이 서로 갈리면서 많은 안들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시의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매입 찬성 입장에는 농협창고가 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공간이란 주장(시 집행부의 계획을 그대로 수용한 입장)도 있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지가 상승률과 일산역과의 접근성 면에서 투자가치가 있는 창고부지를 이번 기회에 고양시가 사들여 향후 적당한 용도로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반영됐다. 이번 추경에서 창고 리모델링 예산이 반영하지 않았던 이유도 ‘창고를 도시재생 지원용도로 확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매입했다는 설명이다.
예산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시의원들 사이에 어떤 의견들이 오갔는지는 아직까지 담당 부서에 정식으로 전달되지 않았다. 해당 부서는 일단 부지매입비가 통과된 것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시 도시재생과 담당자는 “예산이 확보됐기 때문에 이달 안에 계약을 종료하고, 6월 중에 등기이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건물 리모델링은 국도비를 지원받아 올해 하반기에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지매입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던 한 시의원은 “60억원을 들인 창고 부지가 고양시 재산으로 귀속되는 만큼 조금 더 신중하게 용도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부지활용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시의회 차원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