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건강하려면 먼저 나 자신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심혜옥 이화가족상담센터 원장의 마음건강 이야기
상담심리 공부하며 내면 치유
‘상처 입은 치유자’로 길 나서
“이해·인정·수용하면서도 때로는
쿨하게 ‘아님 말고’ 할 수 있어야”
[고양신문]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연세대신학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하던 중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우리 가족에게는 어떠한 문제가 있었는지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전공을 가족상담으로 바꿨고, 학문적으로 더 깊이 알고 싶어 상담심리학 박사과정까지 밟게 됐습니다.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욕심에서 상담심리학을 공부했지만 사실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사람은 바로 저 자신이었습니다.”
교육자 집안에서 맏딸로 자란 심혜옥 이화가족상담센터 원장은 자신이 간직하고 심리적 문제의 근원이 고부간의 갈등에서 고통을 겪었던 어머니와 자신과의 관계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깨달은 건 꽤나 시간이 흐른 후였다. 몇 십 년 전 겪었던 상황이 시간을 뛰어넘어 자신의 딸과의 관계에서 그대로 재현되는 것을 보면서 세대 간에 전이되는 가족관계의 중요성을 더 깊이 인식하게 됐다. 자신 스스로가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 다른 사람의 상처를 더 잘 이해하고 위로하는 길에 나서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상담, 부작용 없고 치료효과 오래가
심 원장은 신학공부를 하면서 나에 대해 알게 됐고, 가족상담을 공부하면서 가족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했고, 상담심리학 박사공부를 하면서 타인의 문제를 풀어가는 데에 자신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학업 중에도 심리센터나 사회복지기관 등 현장에서 상담을 이어가며 사람 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절실하게 깨달았다.
“요즘 거리를 지나다 보면 건물 곳곳에 심리상담센터가 있는 걸 볼 수 있을 거예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누구나 다 개인적 혹은 가정적으로 힘들어 하는 문제를 한둘씩은 안고 사는데 가까이서 편하게 그 문제에 대해 털어놓으며 마음의 치유를 받을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죠. 개인의 문제로 감추어 두었던 ‘음지’에서 드러내놓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양지’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상담심리학은 인간행동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밝혀진 심리학적 지식을 적용해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 학문이다. 조현병,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장애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 임상심리학에 비해 비교적 정상범주에 있는 개인들이 행복하게 살고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상담사는 고객들이 성격, 발달, 진로선택, 직업생활, 가족관계, 부부관계 등 여러 분야에서 겪고 있는 문제를 직시하고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병원 정신과에 가면 환자로 의료기록이 남고 주로 약 처방을 받는 치료를 받다 보니 중독이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상담센터를 찾으면 고객으로서 내면의 자아를 들여다보며 나를 둘러싼 관계회복을 위주로 한 치료가 이뤄지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고 치료효과도 오래 간다고 병원과 상담센터의 주된 차이점에 대해 심 원장은 설명했다.
현대인의 불안·외로움 원인은 관계실패
대형마트, 홈쇼핑, 인터넷 쇼핑, 24시간 편의점, 스마트폰, 노트북, 자동차 등의 덕분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편리함으로 가득한 세상을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불안하고 마음이 힘들다고 하소연하며 상담센터를 찾거나 심한 경우 질병으로 발현돼 병원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것일까.
심 원장은 그 원인을 관계의 실패에 기인한 외로움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밥을 잘 먹어야 육체가 건강한 것처럼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통해 잘 채워 넣어야만 우리의 마음도 건강해진다. 그런데 개인주의가 강해지고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예전보다 관계가 더 멀어지고 단절되기 쉽다는 것이다. SNS를 통해 세상을 보며 사람들은 모두가 다 행복하게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만 힘들게 사는 것 같다는 자조가 일상이 돼버린 지도 이미 오래다. 허한 우리의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그냥 방치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우리는 학교 다니면서 국영수는 열심히 배웠지만 관계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는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잖아요. 관계는 내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혹시 실패할까봐 두려워 시도조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에 대해 책임지고 고통까지 감내하겠다는 마음자세가 필요합니다. 긍정적 의미에서의 ‘아님 말고’ 정신이 도움이 되죠. 먼저 자신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수용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거절당하더라도 속상해하기보다는 관용, 사랑, 공감, 인정의 자세로 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 자신을 내편으로 만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그러면 궁극적으로 마음도 건강해 질 수 있습니다.”
[심혜옥 원장 프로필]
- 이화가족상담센터 원장
- 가족상담전문가 1급
- 우울증·부부상담·가족치료 전문가
- 서울여대 일반대학원 상담심리학 박사 Ph.D과정 수료
- 이화여자대학교 학사 졸업
- 효과적인 부모역할 전문가(PET)
- 의사소통 교육 강사
- 성격유형 애니어그램 강사
- 교원자격 중등정교사
- 마음샘심리상담센터 소장 역임
- 허그맘 허그인 수석상담사
- 좋은클리닉 신경정신과 전문상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