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회 전환은 마을성장 기회’

40년 교직에 몸담은 전문가, 윤기남 일산3동 주민자치위원장

2021-06-09     한진수 기자

내년 주민자치회 전환 앞둬
“주민 열정과 참여가 큰힘”

윤기남 일산3동 주민자치위원장.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부드러운 미소가 살짝 보이는 듯했다. 아마도 겸손해 보이는 눈빛이 그런 생각을 들게 했는지도 모른다. 윤기남 위원장<사진>은 40여 년간 초등학교에서 학년 담임부터 연구부장, 교무부장, 교감, 교장을 거치며 학생들에게 열정을 쏟았다. 그가 거친 많은 학교에는 크고 작은 흔적과 추억이 남아 있다. 2015년 2월 서울탑산초등학교 교장으로 교직생활을 마무리했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윤기남 일산3동 주민자치위원장. 40여년의 교직 경험과 열정을 마을에 녹여내고 있다.

“저에게 학교는 인생의 전부나 마찬가지였어요. 교사였지만 열심히 배우고, 가르치며 학생들과 교감했어요.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열정이 다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퇴직하면서도 학교에 할 일이 남은 거 같아 서운했어요. 지금은 많이 잊고 그동안의 경험과 연륜을 지역 활동으로 녹여내고 있어요. 진짜 주민이 된 거예요”라며 일산3동의 활동에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윤 위원장은 지인 소개로 2015년 9월 어머니방범대로 마을활동을 시작했다. 노인건강과 봉사에도 관심이 많아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내 동네라 마을 활동 분위기에는 익숙했지만, 누군가와 같이해야 하는 마을 일은 처음이라 낯설었다. 22년 동안 살아온 일산3동은 새로웠고 희망차 보였다.

일산3동 주민자치센터로 올라가는 계단은 역사의 갤러리로 일산3동의 추억과 변화를 한 눈에 볼수 있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는 일은 맞춤 옷처럼 그에게 딱 맞았다. 마을에 대한 새로운 것을 많이 접했고, 내외부 단체와도 교류하며 점점 더 익숙해져 갔다. 퇴직 후 남편과 몇 개의 나라에서 보낸 여행보다 마을에서의 일상이 즐거웠다. 그는 방범대 활동 4년이 안 된 2019년 12월 주민자치위원장이라는 감투를 쓰게 된다. 40여년 교직생활의 경험을 마을을 위해 써볼 기회로 생각했다. 코로나19로 많은 제약이 있었지만, 방역 수칙을 지키며, 할 수 있는 마을 사업을 하나둘 펼쳐나갔다. 

주민자치센터의 작은 북카페.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일산3동을 행복한 마을로 만들고 싶어요. 주민 소통을 기반으로 마을공동체가 잘 형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저는 주민자치 역량 강화가 성장의 목적이고 공동체 활성화의 시작이라고 봅니다. 지난해 9월 경기도마을공동체 지원사업으로 리모델링해 개관한 후곡마루가 공동체 활성화의 신호탄이에요. 주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열린공간으로 준비했는데, 소통의 문인 후곡마루가 하루 빨리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이제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후곡마루가 소통공간으로의 역할과 확장성을 가질 것이라고 봐요”라며 후곡마루 활용에 기대를 했다.

체력은 국력, 주민자치센터 3층에 마련된 주민들을 위한 체력단련실. 

그동안 일산3동은 소리 소문 없이 소소하게 다양한 사업을 해왔다. 고양시마을공동체에서 지원한 문해교실은 어르신들과 다문화 가정을 위해 운영했고, 그중 12명에게는 장수사진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큰 호응과 박수를 받은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사업으로 일산3동 ‘소통대통 공동체’를 진행한다. 이곳에서 마을의제를 끌어내고 마을총회도 개최하는 등의 순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다. 퍼실리테이터도 육성해 주민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지식 안내자의 역할을 구상하고 있다. 마을 음악단체인 ‘후곡소리단’도 운영한다. 이미 많은 주민이 참여했고 반주자와 지휘자도 섭외된 상태다. 재능기부형식으로 진행되는데 반응이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매개로 한 새로운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윤 위원장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교육문화정책에 대한 지식을 마을에 투영하려 한다. 주민에 의한 주민이 만들어가는 프로그램과 축제로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구상하고 있다. 

피아노를 치는 윤기남 주민자치위원장, 문화가 강한 일산3동이 되길 원하고 있다.

일산3동은 내년에 주민자치회로 전환된다. 이를 앞두고 올해 사업과 연계해 자연스러운 전환을 꾀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주민자치회 신임 위원은 열정과 긍정 마인드를 가진 주민들로 구성되길 희망한다. 남녀노소·학력을 불문하고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위원들을 영입해 올해 사업을 잘 마무리하고 내년 주민자치회로의 전환에 힘을 실으려 한다.  

시민들에게 미적인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일산역 지하차도에 벽화를 그리고 있는 주민자치위원들.

“내년 주민자치회로의 변화가 기다려집니다. ‘잘할 수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마을 발전에 동참하는 주민들과의 소통이 기다려집니다. 우리동네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 분야에 전문성으로 지식을 나눌 분들이 많으면 좋고요. 위원님 모두가 작은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함께 성장하는 데 긍정적이길 바라고 있어요. 주민자치회 전환이 우리 마을 성장에 도움이 될 생각을 하니 정말 즐겁습니다”라고 전했다.

문해교육으로 시민을 위한 주민자치의 기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현재 일산3동 주민자치위원회는 분야별로 세 종류의 회의를 진행한다. 월례회의, 분과협의회회의, 임원회의이다. ‘함께 키우고 함께 꿈꾸는 온마을 배움터’라는 슬로건에 최대한 집중하고, 여러 경로로 주민들과 의견을 나누고 협업해 지역발전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희망의 마스크 만들기 코로나 방역, 환경정화 활동, 자율방역 봉사대, 저소득층 청년을 위한 무료 이·미용 사업, 일산서구보건소와 진행한 어르신 텃밭가꾸기가 주민자치위원회의 소통과 협업으로 잘 진행됐다. 

일산3동 정책상상모임을 위한 벤치마킹을 다녀 오기도 했다.

더불어 주민자치역량 강화 교육과 도심 숲 공원길 조성사업, 일산역 지하보도를 변신시킨 후곡놀터 등은 일산3동 주민자치회 전환을 위한 워밍업으로 충분했다. 어제를 바탕으로 내일을 구상하고 설계하는 일산3동의 미래는 윤기남 위원장을 비롯한 주민자치위원과 직능단체, 동 행정복지센터, 주민들의 역량으로 올곧게 뿌리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