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부정맥, 조기진단으로 뇌경색 예방 가능해요”
궁금해요, 건강 - 빠르고 불규칙한 맥박, 심방세동 부정맥
맥박 빠르고 불규칙한 심방세동
두근거림, 호흡곤란, 피로감 유발
세밀한 관찰 반복검사로 진단가능
“고혈압·당뇨병 환자는 꼭 무증상
심방세동 있는지 여부 확인해야”
[고양신문] 우리 몸은 문제가 발생하면 다양한 증상으로 신호를 보낸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어지럽고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이 생겼다가 곧 사라져도 일시적으로 잠깐 그렇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지만, 이는 심장에서 나에게 보내는 위험신호일 수 있다.
몸에서 일종의 펌프와 같은 작용을 하는 심장은 규칙적으로 전기를 발생시키고 근육의 수축을 도와 심장박동을 생기게 하는데, 그 박동 횟수나 규칙성이 정상적이지 않은 경우를 부정맥(不整脈)이라 하고, 심장 내의 심방에서 빠르고 불규칙한 맥박을 발생시키는 부정맥 질환을 심방세동(心房細動)이라고 한다.
도웅정 동국대일산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를 만나 부정맥, 특히 빠르고 불규칙한 맥박 증상이 가장 큰 특징인 심방세동 질환의 원인과 진단, 치료법, 주의할 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심방세동 부정맥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면.
심장은 평소 일분 당 약 60회에서 100회 사이 맥박수로 규칙적인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장기다. 심방세동은 심장 내에서 심방 부위가 정상적인 수축이나 이완과정이 일어나지 않고 분당 300회 이상 잔 떨림이 생기는 대표적 부정맥 질환의 일종이다.
부정맥 중에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부정맥 질환들도 있다. 하지만 심방세동은 흔하게 발생하기도 하고, 일단 진단 받았다면 반드시 제대로 된 치료를 해야 하는 질환이다.
부정맥 중 특히 심방세동이 중요한 이유는.
증상을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아서 놓치기 쉽고, 그러다 보면 뇌경색처럼 평생 동안 장애나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는 질환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진단만 잘 되면 제대로 된 치료를 할 수 있다.
2015년도에 집계된 국내 심방세동의 유병률은 약 1.5% 수준으로 최근 10년간 2배가량 증가했다. 고령인구의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현재 시점에서는 1.5%보다 더 높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심방세동 중에서도 뇌경색 예방을 위해 항응고제 복용이 필요한 심방세동 환자의 비율이 80%이상이었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심방세동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했고 또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개개인 뿐 아니라 국가 전체 보건의료 측면에서도 중요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심방세동의 주요 증상은.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두근거림이다. 심방세동은 심방의 맥박수가 매우 빠른 상태라서 이것이 심실의 맥박수도 빠르게 한다. 그뿐 아니라 맥박의 간격도 불규칙해지는데 이처럼 빠르고 불규칙한 맥박이 심방세동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맥박이 빠르고 불규칙해지면서 두근거림, 호흡곤란이 나타나고 경우에 따라서는 가슴 답답함, 무력감, 피로감 등을 가져오기도 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강한 불쾌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꽤 많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심방세동은 크게 발작성과 지속성으로 나뉜다. 쉽게 말하면 발작성은 심방세동이 한 번씩 발생했다가 다시 잠잠해지곤 하는 경우를, 지속성은 심방세동 상태가 계속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발작성 심방세동 환자가 지속형 심방세동 환자에 비해 두근거림, 가슴 답답함 증상이 더 심한 경우가 많다. 지속형 심방세동으로 진단되는 많은 환자들은 심방세동 상태로 오랜 시간 지나 크게 불편한 증상은 없다가도 운동할 때 나타나는 가벼운 호흡곤란이나 피로감 같은 비교적 경한 증상으로 병원에 와서 진단을 받거나, 건강검진에서 시행한 심전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발작성 심방세동의 경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심전도검사를 시행하거나 24시간 심전도 검사를 통해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상 지속시간이 짧거나 드물게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엔 진단이 쉽지 않아 괜히 이병원저병원을 옮겨 다니며 진이 빠지거나, 제대로 진단받지 못한 채 엉뚱하게 불안증이나 신경증으로 오인돼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간혹 볼 수 있다.
따라서 부정맥 가능성이 있을 경우 한 번의 검사로 진단이 되지 않을지라도 세밀하게 병력을 관찰하면서 반복적인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최근엔 스마트 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심방세동 조기진단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자가진단 심전도 체크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심방세동 발병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현재까지 발생기전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려져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노화, 고혈압을 주요 위험인자로 보는 편이다. 이외 기타 심장질환(판막, 심근 질환), 당뇨병, 만성호흡기질환, 갑상선기능항진, 음주, 비만 등이 있다.
이러한 위험인자만으로 심방세동 발병 원인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65세 이상이면서 혈압이나 당뇨가 있는데 맥박수의 변동이 심한 분들은 심전도를 통해 심방세동 여부에 대해 검사할 것을 꼭 권하고 싶다.
심방세동이 뇌경색에도 영향을 주나.
실제 뇌경색으로 진단받고 나서야 부정맥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심방 맥박수가 분당 300회 이상으로 매우 빠른 상태가 되면 효과적으로 심장 수축이완이 잘 안되기 때문에 심방 내에 혈전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혈전증은 고령, 여성, 당뇨, 고혈압, 심부전, 동맥경화성 혈관질환 등과 같은 위험인자가 많을수록 더 잘 발생하고 이것이 뇌경색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심장 내 혈전증에 의해 발생하는 뇌경색은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뇌경색 뿐 아니라 전신의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조기에 부정맥 진단을 받고 항혈전제를 통해 뇌경색 예방이 필요한지도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듯 심방세동 진단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뇌경색은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심방세동 진단을 통해 적절한 항응고요법을 시행하면 인지기능 저하를 막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모든 병이 다 그렇지만 심방세동 역시 그냥 놔둔다고 저절로 좋아질 리 만무하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약물치료가 시행되는데 치료의 축은 크게 3가지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이 뇌경색을 예방하는 치료이고, 둘째로는 맥박수가 빨라지기 때문에 심장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 맥박수 조절, 마지막이 심방세동을 정상맥박으로 돌리기 위한 리듬조절 치료다. 이처럼 큰 방침을 원칙으로 해서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춰 가장 적절한 치료를 선택한다.
심방세동 환자 개인에게 맞춤형 치료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의학적으로 여러 가지 사항을 모두 고려하게 된다. 환자의 증상이 어떤지, 빈맥 증상만 있는지 서맥이 동반된 가능성이 있는지, 빈맥보다 불규칙 맥박의 증상인지, 심방세동이 지속성인지 발작성인지, 심방세동이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 좌심방의 크기가 어느 정도 인지, 심혈관·심근·판막질환 등이 동반되는지, 간·콩팥기능에도 이상이 있는지, 항응고제 복용에 따른 출혈 위험성이 높진 않은지, 과거 주요장기의 출혈병력이 있었는지, 심방세동을 악화시킬만한 또 다른 2차적인 요인들 중 조절이 가능한 요소들이 있는지 등 다양한 점들을 모두 검토해서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현재 우리 병원을 포함한 국내 여러 상급병원에서 심방세동 치료로 3차원 매핑(mapping) 장비를 이용한 전극도자절제술이라는 시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시술을 고려하는 경우는 약물치료로는 불편한 증상이 조절되지 않거나 심장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이 동반될 때다. 또한 65세 이하의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에서 시술 후 예후가 좋다고 알려져 있어 필요시 시술을 통한 리듬조절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 그 외에도 환자의 치료 의지를 포함한 여러 사항들을 감안해 시술 시행을 결정한다.
심방세동 부정맥 발생을 예방하려면.
사실 심방세동 부정맥 예방법이라고 딱히 정해진 것은 없다. 하지만 음주나 흡연을 줄이고, 운동 부족이나 비만과도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비만을 잘 관리하고, 수면무호흡증, 코골이 등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좋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분들은 심전도검사를 통해 무증상 심방세동이 있는지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심방세동에 대한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는 필수적이고도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하고 평소 내 몸을 잘 관찰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