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감] ‘킨텍스 부지’ 감사담당자 포함 6명 교체… 특정감사 무마 의혹 제기

고양시의회 행정감사 이홍규 시의원 지적

2021-06-18     이성오 기자
고양시의회 이홍규(국민의힘) 부의장.

“감사의 독립성 심각하게 훼손”
팀장 4명, 부팀장 2명 인사조치
“이례적, 적절한 사유 있었나?”

[고양신문] 16일 고양시 자치행정국을 상대로 한 시의회 행정감사에서 이홍규<사진> 시의원은 특정감사를 진행하던 대부분의 직원이 한꺼번에 교체되는 일이 있었다며 감사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진행된 특정감사에는 최근 JTBC가 보도한 킨텍스 C2부지 헐값매각과 관련된 감사도 포함돼 있다.

작년 7월 21일 고양시는 감사관실의 팀장과 부팀장 6명을 한꺼번에 교체했다. 4명의 팀장, 2명의 부팀장이 다른 부서로 이동했는데, 이홍규 의원은 해당 공무원이 모두 특정감사를 담당하는 핵심 인력이었다는 것에 주목하며, 인사조치가 타당했는지에 대한 여부를 따져 물었다.

특정감사란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종합감사나 재무감사와 달리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특정사안에 대한 감사를 말한다. 당시 인사조치된 6명은 ‘킨텍스 지원부지’, ‘요진 와이시티’, ‘페이퍼 컴퍼니 운영실태’, ‘덕이동·식사동 난개발’ 의혹 등 모두 세간의 관심이 모아졌던 특정감사를 담당하는 주요업무에 배정돼 있었다.

이 의원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감사담당자의 인사와 관련해서는 해당 감사기구의 장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감사담당자의 장기근속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며 인사조치 전에 담당자의 의견을 들었는지 물었다.

이에 윤건상 행정지원과장은 “인사에 해당되는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며 “공식적으로 의견을 묻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그렇다면 고양시의 인사조치가 일단 법령에 위배된 부분이 있다”며 “특정감사를 담당한 사람만 골라서 인사조치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영주 자치행정국장은 “특정감사를 못 하게 하려고 인사조치를 했다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라면서도 감사관실에 대한 인사조치가 왜 대규모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감사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인사였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면서 “어떻게 특정감사를 하는 분들만 골라서 인사조치가 이뤄졌는지 모르겠다. 여기엔 킨텍스 지원부지 헐값매각과 관련해 감사하는 분도 포함됐는데, 이런 인사가 있다보니 JTBC에서 얻어맞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또한 이 의원은 “관련 법률에 따르면 감사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감사담당자의 근무성적평정(근평)과 임용 등에서 우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담당 업무에서 오랫동안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즉 감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고양시의 작년 인사를 보면 오히려 감사관실의 핵심인력을 모두 교체함으로써 감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훼손시키는 방향으로 인사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헐값매각 의혹을 받고 있는 킨텍스 지원활성화 부지 중 하나인 C2부지(한화 꿈에그린). 추정 손실액만 896억원에 달한다.

이영주 국장은 “특정감사를 못하게 하려고 인사조치를 한 것은 아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제가 생각할 때는 그쪽 감사가 제대로 잘 이행되지 않아서 바꾸지 않았나, 그렇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한두 건이면 그렇게 이해할 수 있겠지만 특정감사 전원을 교체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부인만 할 것이 아니라 인사조치에 대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서면으로라도 제출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담당 과장과 국장은 “내부적으로 내용을 검토한 뒤에 제출할지를 결정하겠다”고 해 시 행정감사를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지난해 7월 인사조치된 감사관실의 팀장 중 한 명은 JTBC가 의혹을 제기한 킨텍스 지원부지에 대한 특정감사를 진행한 인물이다. 해당 감사는 이재준 시장 취임 이후인 2019년 2월 감사 실시가 결정됐으며, 지난해 6월 시의회 시정질의에서 감사관실의 보고서 내용이 일부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성 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매각된 C2부지(한화 꿈에그린)의 매각손실액은 896억원, 2014년 매각된 C1-1(힐스테이트)과 C1-2(포스코더샵)의 매각손실액은 78억~116억원이다. 손실액을 합치면 최대 1012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시는 지금까지도 이에 대한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 결정하지 못한 채 감사 종료를 미루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JTBC의 보도로 여론이 악화되자 시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곧 감사를 종료할 예정’이라며 ‘관련자들의 책임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