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으로 돈이 보여 신기했어요”

이소연 청년농업인·텃밭채 대표

2021-06-29     한진수 기자

세 식구가 3700여 평 농사, SNS·이커머스 활용해 판매
유기농업·치유농업에 관심,
“경쟁력 있는 농업 찾아야”

“온라인과 SNS를 통한 우리 농산물 판매는 4년 전에 엄마가 먼저 시도했어요.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로 시작하신 거예요. 처음엔 제가 농업에 관심이 없어 잘 몰랐는데 알고보니 대단하더라고요. 온라인 판매가 시장성 있다 싶어 부모님의 농사에 동참했어요. 온라인 판매는 우리 농장 매출 70~80%를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시장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선택을 잘한 것 같아요.”
청년농업인 이소연(30세·사진) 텃밭채 대표는 5년 전 그가 농업인의 길로 들어선 이유를 소개했다.

새벽 5시면 어김없이 기상하는 이소연씨.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젊은 농민이다.

덕이동에서 토마토·무·열무·바질을 무농약으로 생산하고 있는 이소연씨. 지역농협 조합원인 부모님과 3700여 평의 하우스와 노지에서 농사를 지으며 엽채류와 과채류 등을 로컬푸드직매장과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 SNS와 자체 쇼핑몰에서 계절에 따른 친환경 농산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일찌감치 온라인·스마트 판매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판단한 엄마의 발빠른 움직임 덕분이었다. “농부의 부지런함이 바로 품질 좋은 농산물 생산과 수익으로 직결된다”는 이씨는 새벽 5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세 식구가 각자의 일로, 때론 공동의 일로 분업하고 협업한다.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운영이다.

토마토를 좋아하는 이소연씨는 다양한 품종의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쪽파 종근이다. 그는 토종 씨앗에도 관심이 많다.

이씨가 농업으로 직업을 결정한 데는 부모님의 역할이 거의 99%다. 그중 엄마의 영향이 가장 컸다고 한다. 늘 이씨를 응원하고 격려했던 엄마는 무슨 일을 하든 나쁜 일만 아니라면 늘 딸을 믿었다. 이씨 자신도 자타가 공인하는 부모님의 성실함을 본보기로 삼았다.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에서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지역에서 초·중·고를 졸업하고 대학시절 중국으로 연수를 갈 때도 망설임 없이 결정을 내리게 했다. 응원과 믿음, 신뢰는 용기가 됐고, 지금의 이씨로 성장하는 데 큰 영양분이 됐다. 농업을 직업으로 평생 삼을 수 있을까란 고민도 했었지만, 노력한 만큼 수익이 따라왔다. 신기했다. 농업으로 돈이 보였다. 
“무엇이든 그렇지만 특히 농사는 부지런하고 성실하면 잘나가는 제 또래의 친구들보다 빨리 그리고 많이 벌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어요. 지금 친구들은 안정적인 전문직에서 일하고 있어서 솔직히 부럽기도 했어요. 나름대로 각자 성공한 삶을 위해 달려가고 있더라고요. 이젠 저도 농업으로 성공의 길을 달려가고 있어요. 친구들도 대단하지만, 저도 대단한 것 같아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부모님과 함께 총 3700여평에 농사를 짓는다. 하우스와 노지로 온라인 '텃밭채' 몰도 판매도 상당하다.

이씨는 그렇게 전문 농업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지금도 물론 직업은 농부다. 하지만 아직 배울 게 많다는 그는 자신을 전문 농업인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럽다고 한다. 경력과 연륜이 많은 농업인들과 교류하며 전문 농업인으로의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학습과 교류가 가치 성장의 중심이라는 이씨는 모임과 교육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직접적인 대면은 어렵지만, 온라인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또 하나는 청년 여성 농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청년여성농업인 CEO 중앙연합회 홍보국장을 맡고 있다. 80여 명의 정예 회원이 모인 39세 미만의 미혼 여성이 멤버인 연합회다. 이곳에서 연합회 기능과 역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농촌 이미지를 개선해 능력 있는 청년들이 농업·농촌에서 일자리를 찾거나 창업할 수 있는 긍정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정보를 습득해 농민으로서의 성장에 도움이 되려면 집중할 필요가 있는 거 같아요. 여러 방면으로 하면 좋지만, 솔직히 시간도 부족하고, 정보의 겹침과 혼선으로 성장이 더딜 것 같아요. 성공하든 실패를 하든 가치와 성장이 목적이라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라며 심플한 농장 운영을 말했다.
이씨는 종자에도 관심이 많다. 종자 보관부터 다양한 품종의 실험재배까지 마음 편히 도전해 본다. 누가 얼마나 많은 종자를 가지고 있느냐가 미래의 먹거리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에서의 미래는 분명 종자와의 전쟁일 것 같아요. 제가 현재 가지고 있는 종자는 미비하지만 조금씩 더 모으려고 합니다. 틈틈이 토종 종자도 모아볼 생각입니다. 그러려면 종자 공부를 해야하고요. 지금은 냉동 보관하는 씨앗이 몇 종류 있어요. 마늘과 양파, 옥수수, 토마토, 쪽파(종근) 씨앗이에요. 얼마 전에는 우연히 6년 된 상추씨를 심었는데 자랐어요. 보관을 잘하면 우리 종자도 보호할 수 있겠더라고요. 언론보도와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종자의 중요성을 알게 됐어요. 각 나라마다 종자를 확보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더라고요. 엽채류와 과채류 서류의 씨앗도 차근 차근 모아 볼 생각이에요”라고 말하며 종자의 중요성을 이야기 했다. 

농업은 미래고 생명 산업이라는 이소연씨는 농업이 중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라고 있었다.

3월, 4월이면 그는 일산열무를 하루에 기본 50~60박스 포장한다. 마늘·양파·쪽파는 10월 말에 심어 6월 초에 수확한다. 노지에서 자라는 것들이다. 12~2월에는 루꼴라, 바질, 얼갈이 솎음, 상추를 수확하고 이후 열무를 심는다. 5월부터 9월까지는 토마토와의 씨름이 시작된다. 이것저것 합치면 하루에 70~80박스가 온라인으로 판매된다. 하루하루가 바쁘다. 이렇게 1년 농사의 스케줄이 자연스럽게 정해진다. 이씨는 농업에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 배우고 있다. 2018년도에는 일본으로 농업 선진지견학을 다녀왔고, 여기저기 농업 선진지를 다녀오신 분들과 선진농업의 길로 들어선 분들의 이야기도 귀담아듣고 메모하고 현장에 적용해본다. 해봐야 무엇이 잘되고 모자라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녹색과 잘 어울리는 그는 무궁무진한 농업의 경쟁력과 성장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리고 실행하고 있다.

91년생인 이씨는 엄마와 함께 일산농협 조합원이고 아버지는 18년째 송포농협 조합원으로 현재 대화동 하나로클럽과 장항·풍동·킨텍스 로컬푸드직매장에 농산물을 납품한다. 앞으로도 고양시에서 농사를 짓고 고양시를 위해 그리고 지역의 농업성장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계획이다. 
“농업의 생명력과 경쟁력은 무궁무진하다고 봅니다. 규모에 맞게 움직인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개인이 주도한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민관이 서로 합심해 진행해야 합니다. 농업인은 고객들의 이야기를 듣고 관공서는 농업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지역농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합니다. 직접적으로 말하면 시에서 농업용 자재 등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농업은 미래고 생명 산업이잖아요. 상공업만큼 농업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농업을 대하는 인식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라며 “고양시에서 농업인들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을 두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