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현상과 하버드식 교육
손재호 애임하이교육 대표의 교육칼럼
[고양신문] 국민의 힘 새 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현상이 한국 정치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기성 정치인과는 완전히 다른 생각, 다른 언어를 구사하며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낡은 정치에 실망한 많은 이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필자는 이준석의 색다름 중에서도 토론 능력을 가장 눈여겨봤다. 대표 경선 과정에서 중진 정치인들을 쩔쩔매게 하는 질문과 답변, TV등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하며 어떠한 질문이 나와도 논리 정연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개하는 솜씨가 놀랍기 그지없었다.
이준석의 빼어난 말솜씨와 토론능력은 본인 스스로 밝힌 바에 따르면 명백하게 하버드대학의 교육방식 덕분이다. 서울과학고 졸업–카이스트 중퇴–하버드대 진학으로 이어진 그의 학력에서만일 하버드가 빠졌다면 과연 지금처럼 토론 천재가 될 수 있었을까? 국내 대학 교육으로 끝났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결과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몇 해 전 TV강연에서 이준석은 “하버드대의 교육이 강조하는 과정은 글쓰기, 대화하기, 토론하기로 요약할 수 있고, 특히 토론의 비중이 10~20%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교육의 또 다른 요체는 ‘팀워크’라고 했다. 경쟁에서 동료를 눌러 이기려 하기보다는 팀워크를 통해서 함께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경험을 수없이 많이 했다.
토론과 팀워크는 하버드대학만이 아니라 미국 교육의 일반적 특징이다. 초·중·고 의무교육 전 과정 역시 이러한 교육적 토대 위에서 진행된다. 교과목 성적평가는 시험 외에 출석률, 쪽지시험, 수업태도 등을 종합해 ‘절대평가’로 이루어진다. 친구를 눌러 이겨야하는 상대평가가 아니라, 친구와 팀워크를 이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면 모든 학생이 ‘A’를 받을 수도 있는 것이 ‘절대평가’다.
문제 풀이를 되풀이하며 정답을 암기하는 능력으로 평가하는 시험, 평가의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재단하듯 한 가지 답만을 제시하는 4지선다형식 시험, 그래서 수능이라는 정형화된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초·중·고 12년이 평가되는 기괴한 방식은 미국의 교육 시스템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토론을 위주로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지는 수업, 정답을 찾기보다는 우리 팀이 함께 그 답을 찾아 가는 과정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미국 교육이 훨씬 창의적인 인재를 배출하고 있음은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이 보여주는 월등한 결과물이 증명하고 있다.
알파고의 연산능력 못지않은 수학천재는 즐비한데 정작 알파고는 만들지 못하는 우리나라 교육, 느려 터진 연산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답답해하지만 결국 나중에 보면 화성 탐사선을 설계하는 천재를 배출하는 미국교육. 그 차이를 언급해 온 지도 벌써 수 십 년째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우리 아이들이 보다 더 창의적인 미래의 인재가 되기를 바라지만, 우리 교육은 여전히 수 십 년째 구시대적 방식에 머물러 있으니 어찌하면 좋을까. 바뀌기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은 이미 다 커 버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공무원 시험 학원으로 몰려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참으로 절망적이다.
손재호 애임하이교육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