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고양과 공감할래요
양서현 미술작가, 11월 예술의전당서 '2021아트서울' 예정
개인작업에 지역활동도 열심
“소외된 사람들 담고 싶어”
양서현 작가(41세·사진)는 타고난 미술가다. 어렸을 때부터 유달리 미술을 좋아해 유치원 시절부터 대학 때까지 미술도구를 끌어안고 살았다. 그는 “어렸을 땐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상을 타는 것이 기뻤어요. 지금은 그림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좋아요. 저에게 미술은 삶의 원동력이자 삶 그 자체예요. 붓을 들면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요. 엄마로서 미술 선생님으로서, 아이들과 생활하고 지도하는 데 필요한 힘을 만들어주고 충전해주는 게 그림이에요”라고 말했다.
그가 고양시와의 인연을 맺은 것은 2013년 일산으로 이사 오면서부터이다. 낯선 도시였지만 호수공원과 마을 공원이 주는 정겨움 덕분에 지역과 금세 친해졌고 자연스럽게 고양여성작가회의 활동도 하게 됐다. 지역에서 크고 작은 전시회도 가졌다. 그중 최근 기억에 남는 작업은 헬로유기농의 ‘경의선 시간여행’ 현수막과 포스터 디자인 작업이다. 지역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간 듯해 뿌듯했다. 양 작가는 미술그룹 ‘무지개’에서도 활동한다. 그룹 무지개는 미술 현장 내·외부 작가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재조명하기 위한 비영리단체다. 직업도 연령도 작품경향도 다른 사람들이 모여 만든 그룹으로, 오는 9월 홍대 ‘현대미술관’에서 정기전을 가질 예정이다.
그동안 그는 다양한 단체전과 개인전을 해왔다. 개인전으로 ‘내게 물들다’ 수채화전과 ‘파주 가드너스 양서현 전’ 외에도 단체전으로 북경올림픽 기획전, 고양여성작가회전, 프랑스 메타노이아 초대전, 그룹 GRAA 무지개회 그룹전, 프로젝트 작업으로 고양문화재단과 경기문화재단, 문화예술진흥원 등의 다양한 작업을 진행했다. 지역소식지 표지에도 참여했다. 고양문화원 행주얼과 주엽1동 마을소식지, 좋은수필 표지 그림을 그렸고, 에세이문학과 그림에세이에도 연재했다. 이런 활동은 그에게 한국수채화공모전, 나혜석 미술대전, 화성호 세밀화 공모전에서 다양한 상을 안겨 주었다.
근래엔 학생들을 가르치고 미술을 하고 싶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데 관심이 많다. 미술로 공감하고, 일반인들이 감상자를 넘어 자신의 작업을 할 수 있게끔 돕는 게 즐겁다. 요즘엔 올 11월 예술의전당에서의 전시를 앞두고 작업도 열심히 하고 있다. 전시도 교육도 그가 대중과 꾸준하고 오랫동안 소통해가는 방법이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예술과 생계의 평행선 위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선 이렇게 말했다.
“생계형 작가들에게 필요한 건 작품대여를 활성화한다든지 작품전시 기회를 제공해 작가들의 창작 의욕을 높여주는 것이에요. 지역주민들과 작품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도 필요하고요. 문화예술과 지역민과의 거리가 좁혀질 때 ‘문화가 있는 고양, 문화가 강한 나라’가 되지 않을까요?”
자연을 소재로 한 수채화 작업을 주로 해온 그는 이제 “사회 약자나 소외된 사람들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사실 미술로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조심스러워요. 저의 장점인 색감을 잘 살려서 풍자나 희화적인 것을 편안하게 표현하고 싶어요. 예쁘기만 한 그림이 아니라 좀 더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전시장에 들어서면 긴장한 듯 표정이 굳어지는 관람객들을 보고 문턱이 낮은 전시회를 열곤 했다는 그는 “앞으로도 관람객이 편안하게 감상하고 참여할 수 있는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술은 우리 생활 속에 있으며 전혀 어려운 분야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