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주고픈 말 많았는데… 우리 가을에 만나자”
고양예고 후배들 만남 기획한 졸업생 강현주 · 고시현씨
10기 미술과 졸업생 10명, 모교서 전시회와 후배 만남 기획
코로나 4단계로 가을로 연기, “고민 덜어줄 경험 나누고파”
7월 16일(금)오후 4시 고양예술고등학교. 미술과 졸업생들의 작품 전시와 후배들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었다. 타이틀은 ‘10기 미술과 졸업생들의 작품 전시와 재학생과의 Q&A 시간’. 하지만 시행 며칠 전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이날 만남이 연기됐다. 이를 준비해온 10명의 고양예고 졸업생들은 아쉬움이 컸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 미리 알면 도움이 될 정보를 후배들과 나눌 기회는 3개월 뒤로 미뤄졌다.
이번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준비한 강현주(동국대 미술학부 조소전공 4학년) · 고시현(홍익대 광고홍보학부 3학년)씨는 고양예고 10기 졸업생이다. 이들은 고양예고 미술과 부장 선생님과 교류하며 이번 프로젝트를 계획했고, 모교 강당에서 졸업생 8명과 함께 각각 두 작품씩 전시할 예정이었다. 전시 작품은 재학생들 눈높이를 고려해 선정했고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후배들과의 만남 총괄은 강씨가, 기획은 고씨가 주도했다. 준비기간을 거치면서 처음보다 업그레이드된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전시도 중요하지만, 졸업생들이 대학에 다니면서 얻은 ‘꿀팁’을 재학생들과 나누는 데 더 신경을 썼다. 무언가 멋진 일들이 많을 것 같았다.
비슷한 길을 먼저 지나온 선배들의 고민을 나누다보면 후배들에게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기대로 소소한 감동이 있는 만남을 준비했다.
“저는 고등학교 생활에서 좀 더 폭넓은 정보가 있었다면 나만의 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을 거예요. 더 일찍 다양한 분야를 접해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한 거예요. 재학생들이 알기 힘든 정보를 주고자 했고요. 선배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작은 전시와 질의응답, 공유의 시간도 계획과 고민의 과정에서 얻어졌어요. 현재 대학생인 고양예고 10기 선배들의 생활과 진로를 이야기하다 보면 후배들이 미래를 선택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해요”라며 강현주씨는 본인의 경험이 조금이나마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었다.
진로를 위해 걱정하는 여느 학생들처럼 이들에게도 돌이켜보면 생각지 못했던 아쉬움과 미술 활동에 고민이 있었다. 입시 경쟁 안에서 한계를 느꼈고 고민했다.
강현주·고시현씨는 서로 다른 곳에서 태어나 다른 초·중학교를 다니고 2015년 고양예고에서 처음 만났다. 미술과를 다니며 미술학도의 꿈을 키워갔다. 하지만 대학이라는 큰 관문에서는 1년의 세월을 두고 서로 다른 길을 선택했다. 한 명은 고등학교 시절 조소과를 그대로 전공으로 살렸고, 한 명은 1년을 더 공부하며 고민해 광고홍보학부로 전공을 선택했다. 예술가로서의 삶도 좋지만, 꾸준한 활동을 위해서는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씨는 “내가 원하는 곳에 가기 위해 고교 졸업 후 1년 정도 공부를 더 했어요. 고민 끝에 결정한 게 광고홍보학부예요. 적성에 잘 맞아요. 전공이 사회생활에까지 이어지기가 쉽지는 않더라고요. 고등학생 때는 앞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서인지 자존감이 낮았는데 좋은 선생님들께 도움을 받으며 회복했어요. 지금 제가 선택한 길에 만족해요”라고 말했다. 지금도 대학에서는 학과 선배들에게 모르면 질문하고, 궁금증을 풀며, 실무 체험과 인턴으로 경험을 쌓고 있다.
강현주·고시현씨는 대학교에서 배우는 이론과 실습, 그리고 학교생활이 생각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말한다. 사회진출을 앞두고 고민은 커졌다. 후배들과의 만남을 중요하게 여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때의 환경이 나의 진로를 정하는 데는 제한적이었다고 생각해요. 세상에는 다양한 일들이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자기의 틀에서 벗어나, 다른 일을 해보면 어떨까 고민을 해볼 필요도 있다고 봐요. 내가 무엇을 전공하고 사회와 연계를 어떻게 할지 깊게 생각해 봐야지요. 선배들의 입에서 가감없이 전달되는 경험이 후배들의 진로 고민에 있어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재학생 후배분들, 우리 꼭 만나서 이야기 나눠봐요. 관심 많이 가져주시고요”라며 강현주·고시현씨는 가을에 있을 프로젝트 진행에 좀 더 큰 기대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