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열린 대화천 천변길… “걸어보니 상쾌하네”

2021-08-31     유경종 기자

새롭게 조성된 ‘대화천 둘레길’
대화레포츠센터~고양생태공원 1.8km 
대화천의 풍요로운 생태계 감상하며  
다양한 수목 만나는 호젓한 산책로

 

야자섬유 소재의 보행매트와 벤치가 놓인 대화천 둘레길이 지난달 개방됐다. 

[고양신문] 대화천을 따라 이어진 녹지공원을 따라 걷는 산책로가 최근 새로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보았다. 대화레포츠공원 배드민턴장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횡단보도를 건너니 ‘대화천 둘레길’ 안내판과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둘레길의 길이는 출발점인 대화레포츠공원에서 종착점인 고양생태공원 삼거리까지 1.8km다. 길은 폭 1m의 야쟈매트 소재 보행매트를 따라 걷도록 설계됐다. 또한 중간중간 백로와 왜가리, 흰뺨검둥오리 등이 서식하는 대화천 풍경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전망포인트를 조성했다.    
고양체육관 인근에는 대화천 인도교가 놓였고, 코스 중간지점에서 만나는 장성교 구간은 차도를 건너지 않고 산책로가 이어지도록 다리 아래로 보행데크를 설치했다. 

길을 조성한 일산서구 환경녹지과 관계자는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대화천변의 잡목과 낙엽, 군사용 진지 등을 정비했고, 군데군데 벤치도 놓았다”고 밝혔다.

배수로로 만들어졌지만, 풍요로운 식생을 품으며 '소하천'으로 격상된 대화천의 모습. 

배수로에서 소하천으로 격상

1990년대 초반 일산신도시 조성과 함께 만들어진 대화천은 배수로 기능으로 만들어진 물길이었지만, 수목이 생장하며 생태하천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정식으로 ‘소하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일산신도시와 주변 농경지를 구분하는 경계선으로 인식되며 주민들의 하천 접근성에 대한 배려는 뒷전이었다. 따라서 이번 대화천 둘레길 개방은 태어난지 30여년 만에 대화천이 비로소 자신의 맨얼굴을 이웃들에게 공개한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대화천변은 고양시 하천둑방 중 수목의 밀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손꼽힌다. 덕분에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잣나무, 느티나무, 양버즘나무, 메타세쿼이아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빽빽하게 그늘을 드리운 풍경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대화천 둘레길을 걷다 보면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왕복 한 시간, 딱 좋은 산책코스  

대화천 둘레길은 주변의 다양한 시설들을 도보 동선으로 이어주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대화천 근처에는 ▲농업체험공원, 고양생태공원, 고양피크닉공원 등 휴게공간 ▲대화레포츠공원, 고양종합운동장, 고양체육관, 인공암벽장, 성저파크골프장, 고양야구장 등 체육시설 ▲일산서구청, 일산서부경찰서, 119안전센터 등 행정기관 ▲농협하나로마트, 화훼매장 등 유통시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대화천 둘레길이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주변지역의 생활동선을 보행 중심으로 유도하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하는 이유다. 

대화천 둘레길에서 만난 한 주민은 “송포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출발해 고양생태공원 사거리까지 새로 만든 길을 따라 느긋하게 왕복하면 딱 한 시간쯤 소요된다”면서 “찻길을 건너지 않아도 되고, 접근이 어려웠던 대화천 풍경도 바라보며 걸을 수 있어서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고양체육관과 대화농업체험공원을 이어주는 대화천 인도교. 

남은 과제는 ‘대화천 수질개선’ 

기자는 2019년 ‘고양의 생태하천 기행-대화천’(▼아래 관련기사 참조)이라는 기사에서 ‘대화천을 풍요로운 생명이 깃드는 생태하천으로 정비하고, 전 구간을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주는 연결로를 구축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힌 바 있다. 그때의 바람 중 하나가 실현된 것 같아 자못 기쁘다. 

대화천 둘레길의 단 한 가지 단점은 대화천의 수질이 아직은 그다지 깨끗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대화천 둘레길을 걷는 이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깨끗한 하천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도, 관계부서의 관심도 높아지지 않을까. 

대화천 둘레길의 종점인 고양생태공원 사거리에 설치된 안내판과 이정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