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박람회 조직위 직원 의문의 사망
검시결과‘복막파열’
2004-06-04 김낙원
숨진 이씨는 고양 꽃전시회가 끝난 얼마 뒤인 5월17~18일 충남 대천 해수욕장에서 열린 1박2일의 사무처 직원 워크샵에 참석하고 돌아와 이 같은 변을 당했다. 일행이 일산에 도착한 18일 저녁 6시쯤 가족과 직원들이 안색이 안좋은 이씨를 일산 보건병원으로 데려갔으나 한시간 뒤 사망했다.
사망 이틀 뒤 유가족들은 사망 원인을 의심, 부검을 한 결과 죽은 이씨의 양 겨드랑에 찰과상이 있고 허벅지 밑에서 멍이 발견되었다는 것. 복부엔 사인으로 추정되는 손모양의 멍 자국이 보였다.
부검의는 ‘발 뒷굽이나 주먹으로 인한 상처’ 로 보인다고 진단하고 사망원인은 ‘복막 파열로 인한 출혈 과다’라고 설명했다. 출혈량은 2000cc였다. 부검결과 이씨 복부는 14cm의 복박이 파열됐고 출혈은 5~6시간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에서 워크샵에 참가했던 직원들은 이씨가 술을 많이 마셔 상태가 안 좋은 것으로 알았다”고 진술하고 딱히 안 좋은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친선 배구경기 도중 한 동료와 격렬한 말다툼이 있었다고 진술을 번복, 사망 원인에 의혹을 일으켰다. 한 유가족은 영안실에서 동료들에게 입단속을 시키는 모습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이씨가 평소에 상관과 잘 지내고 일을 잘해 시기하는 사람이 있었다” 는 사실도 알아냈다.
유가족들은 사망한 이씨가 “일산에 돌아올 때는 너무 아파서 차 뒷좌석에 누워있었는데 아무도 병원에 데리고 갈 생각을 안했다”고 동료들을 원망했다.
사망원인을 술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고양시 관계자는 ‘현재 경찰조사가 진행 중’ 이라며 정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씨가 사망한 사흘 뒤 그의 어린 딸 민정양(12)은 41번째 생일을 맞는 엄마에게 애끊는 내용의 위안과 축하의 편지(별항)를 보내 주변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김낙원 기자kimnackwon@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