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도의원 4명 중 3명 재출마, 대선 앞에 몸 낮춘 ‘잰걸음'
6월 지방선거 시·도의원 출마현황은
시의원 33명 중 25명 재출마
도의원 11명 중 8명 재출마
불출마 3명, 일부 체급 높여 도전
대선결과, 선거구조정 등 변수
[고양신문] 2022년은 정치의 해다. 당장 다가온 3월 대선이라는 굵직한 선거이벤트에 가려져 있지만 6월지방선거를 둘러싼 움직임 또한 물밑에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32년만의 지방자치법 개정과 고양특례시 원년을 맞아 치러지는 선거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총선과 마찬가지로 지방선거 또한 현역 프리미엄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번 8대 고양시의회 시의원 수는 총 33명, 고양시 소속 경기도의회 도의원 수는 11명이다. 현역의원은 의정활동 자체가 본인을 유권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공천경쟁이나 본선거에서 늘 한걸음 앞서나가게 된다. 때문에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정치신입생 입장에서는 해당 지역구 현역시·도의원의 재출마여부가 늘 관심사다.
고양신문은 2022년 새해를 맞아 6월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현역의원들의 출마현황을 파악해봤다. 대선을 목전에 두고 다들 조심스러운 분위기였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재출마를 희망했다. 몇몇 의원들은 체급을 높여 출마하는 방향을 고심했으며 일찌감치 불출마 의사를 밝히거나 대선 이후로 거취표명을 미루는 의원들도 있었다.
72% 초선 8대 시의회. 이번에는?
8대 고양시의회는 초선의원이 유독 많았다. 총 33석 중 무려 24석이 초선으로 구성됐다. 워낙 초선 비중이 높다보니 의회 구성 과정에서 그동안 재선, 3선 의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의장단에 초선이 포함되는 사례가 심심찮게 펼쳐지기도 했다. 시의회에서 중진급으로 여겨지는 3선 의원은 윤용석·이길용·이윤승(이상 더불어민주당), 김완규·이규열(이상 국민의힘), 박시동(정의당) 등 6명이 전부였다.
초·재선의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재출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들 중 대부분은 다음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관례적으로 의정활동에 큰 문제가 없을 경우 현역의원이 공천경쟁에서 유리한 것이 사실이나 변수는 남아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거대양당 지도부 모두 대선 기여도에 따라 지방선거 공천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만약 평가방식이 기존과 같은 권리당원 확보 여부에 따른 것이 아니라 대선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로 바뀔 경우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여기에 양당 모두 지난 지방선거와 달리 각 선거구별 지역위원장이 모두 교체됐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일부 선거구에서는 벌써부터 ‘공천 피바람’을 예고하는 설(?)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기도 하다.
이와 함께 시의회 정당구성 비율이 변화될지 여부도 흥미로운 관심사다. 지난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는데 실제로 33석 중 과반을 훌쩍 뛰어넘는 21석이 민주당의 차지였다. 정의당 또한 전국에서 유일하게 4석을 확보하는 이변을 보였으며 국민의힘은 8석으로 역대 가장 낮은 성적을 거뒀다. 때문에 이번 6월 지방선거는 정당별 성적표에 따라 새로운 얼굴의 등장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초·재선의원 대부분 재출마
그렇다면 각 선거구별 재출마 현황은 어떨까. 고양시의회는 총 13개 선거구로 구성되어 있는데 세부적으로 보면 가선거구(원신·흥도·고양·관산) 3명, 나선거구(주교·성사1·성사2·식사) 2명, 다 선거구(화정1·화정2) 2명, 라선거구(효자·삼송·창릉·화전·대덕) 2명, 마선거구(행신1·행신3) 2명, 바선거구(능곡·행주·행신2) 2명, 사선거구(중산·풍산·고봉) 3명, 아선거구(백석1·백석2·장항1·장항2) 2명, 자선거구(정발산·일산2동·마두1·마두2) 3명, 차선거구(일산1·탄현) 2명, 카선거구(송포·송산) 2명, 타선거구(주엽1·주엽2) 2명, 파선거구(일산3·대화) 2명, 비례 4명으로 나뉜다. 각 선거구별 현역 시의원들의 출마현황은 <표1>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취재 결과 고양시의원 33명 중 25명이 재출마의사를 밝혔다. 이중 가선거구 윤용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4선 도전을 선언했다. 음주운전과 사생활 논란으로 각각 탈당했던 사선거구 채우석, 바선거구 김수환(이상 전 더민주) 의원 또한 최근 복당신청과 함께 출마의사를 내비쳤다. 비례의원인 김덕심·이해림(이상 더민주)·엄성은(국힘)·장상화(정의) 의원 또한 재출마를 밝혔으나 지역구는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해림 의원은 바선거구, 장상화 의원은 라선거구 출마설 정도가 오르내리고 있다.
전현직 의장 시장선거 맞붙을까
출마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의원들도 있었다. 이길용 시의회 의장(더민주)을 비롯해 김완규·이규열(이상 국힘)·박시동(정의)·김서현(무소속) 의원은 대선 이후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서현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3선 의원이다. 이중 이길용 의장은 시장 출마설이 돌고 있으며 박시동 의원 또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일하게 불출마 입장을 밝힌 시의원은 카선거구 양훈 의원(더민주)이다. 초선의원인 양 의원의 불출마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하는 여론이 있지만 당사자는 현재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로써 카선거구는 양훈 의원과 이길용 의원 두 명의 현역의원이 모두 자리를 비우게 돼 어떤 새인물이 등장하게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 선거에서 체급상승을 노리는 의원들도 있다. 전반기 시의회 의장을 지냈던 타선거구 이윤승 의원(더민주)은 일찌감치 고양시장 도전을 선언했다. 만약 이길용 현 의장의 출마까지 현실화 될 경우 공천경쟁에서 전현직 의장이 맞붙는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될 전망이다. 초선의원인 라선거구 송규근 의원(더민주)은 해당 지역구 도의원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달수·원용희 불출마. 민경선 시장도전
경기도의원 선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고양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비례의원 1명을 포함해 총 11명의 도의원을 배출했다.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현역의원들을 제치고 새로운 인물이 공천될지 그리고 본선에서 야당후보들이 여당인 민주당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가 주요 관전포인트다.
소선거구제인 도의원 선거는 고양시 총 10개 지역구에서 치러진다. 세부적으로 보면 제1선거구(원신·흥도·고양·관산), 제2선거구(주교·성사1·2·식사), 제3선거구(화정1·2), 제4선거구(효자·삼송·창릉·행신1·3·화전·대덕), 제5선거구(능곡·행주·행신2), 제6선거구(중산·풍산·고봉), 제7선거구(백석1·2·장항1·2), 제8선거구(정발산·마두1·2·일산2), 제9선거구(일산1·탄현·송포·송산), 제10선거구(일산3·주엽1·2·대화)로 나뉜다. 각 선거구별 현역 도의원 출마현황은 <표2>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취재결과 고양시 도의원 11명 중 재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이들은 총 8명으로 모두 초선의원들이다. 비례인 왕성옥 도의원의 경우 현재 고양시을 지역구 내 재선출마를 검토 중이다. 인사권 독립, 정책지원관 도입 등으로 도의회 권한이 더욱 커진 만큼 이들의 재선도전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김달수·원용희 도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3선의원인 김달수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국회에서 국회의원 동일 지역구 내 3선 연임초과 금지 등 정치개혁방안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이제 그만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출마는 하지 않지만 선거기간 동안 우리 쪽 후보를 도울 예정이며 그 외 선출직이건 임명직이건 다른 정치적 활동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초선인 원용희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 불출마 한 뒤 다음 총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밖에 3선 의원인 민경선 도의원은 시장출마에 도전한다. 송영길 당대표 계열로 분류되는 민 의원은 작년 상반기부터 출마의사를 내비치며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재출마 의원 생환여부 관심
이처럼 현역의원 대다수가 재출마를 희망하고 있지만 이들 중 몇 명이 무사생환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대선결과에 따라 6월 지방선거 판세가 크게 요동칠 것이라는 예상부터 공천과정에 큰 변화가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무엇보다 현재 국회 정개특위에서 논의 중인 선거구개편논의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직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이미 지난 총선에서 선거구 개편이 이뤄진 만큼 이에 따라 시도의원 선거구가 일부 조정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령 현재 소영환 도의원의 지역구인 제7선거구(백석1·2·장항1·2)의 경우 지난 총선 당시 백석동이 고양시을 지역구로 편입됨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강제적으로 조정이 이뤄진다. 김서현·손동숙 시의원 지역구인 아선거구 또한 마찬가지다. 이처럼 각 지역별로 변경되는 선거구들을 모두 합하면 시도의원 선거구 모두 전체적으로 조정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 현역의원은 “통상적으로 현역 시도의원들이 선거에 유리하다고 하지만 이번 선거는 유독 공천변수도 많고 선거구 개편도 어떻게 될지 몰라서 답답하긴 마찬가지”라며 “사실상 정치신인과 같은 마음으로 뛰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지역 정계인사 또한 “대선이 끝나고 나야 지방선거의 대략적인 판세가 나올 것 같다”면서도 “이제 청년세대 표심이 중요한 만큼 정당별로 새로운 젊은 인물로 교체하려는 흐름이 나타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