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이 불치병? 다양한 치료법으로 충분히 치료 가능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암센터 공동 기획연재 암, 이겨낼 수 있다 ⑪ - 뇌종양

2022-03-06     권구영 기자

두통, 시력·기억력·균형감각 등 감소 
뇌종양 증상 서서히 나타나는 특성
유전자가 위험요인 작동에 영향 줘
최선은 제거수술, 방사선·항암도 병행

양국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신경외과 교수의 수술 장면. 양 교수는 "뇌종양 치료의 첫째는 수술"이라며 " 정상 조직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종양 전체를 잘라내거나 최소한 부분 절제라도 하는 것이 좋고  방사선이나 항암요법도 있지만, 예후 면에서 보면 수술이 가장 탁월하다"고 강조했다.  

기획연재 순서

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암센터 소개
② 유방암
③ 갑상선암
④ 폐암
⑤ 부인암
⑥ 대장암
⑦ 간암
⑧ 췌장암·담도암
⑨ 비뇨기암(전립선·방광·신장암)
⑩ 두경부암
⑪ 뇌종양
⑫ 위암
⑬ 혈액암
⑭ 암평생클리닉
※ 연재 순서와 내용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고양신문] 한국 ‘문단문학의 거목’ 이호철 작가가 2016년 뇌종양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당시 선생은 ‘기억력이 급작스럽게 떨어져 이상하다’고 느껴 병원을 찾았고 뇌종양 진단을 받은 후 투병을 이어갔지만, 혼수상태에 접어든 지 50여 일만에 눈을 감았다. 

“우리 몸에서 좌뇌는 언어, 기억, 이성적 판단 등의 기능에 주로 관여합니다. 만일 뇌종양으로 인해 좌뇌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거나 기억력이 떨어지고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오른쪽 팔이나 다리 등 신체 우측 부위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거나 심하면 마비 증상까지 오게 됩니다.” 

양국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종양은 뇌졸중과는 달리 오랜 시간에 걸쳐 두통, 시력감소, 기억력 감퇴, 균형감각 저하, 안면 마비와 같은 증상이 조금씩 나타나며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종양이 다른 암과 다른 특징은 두개골 안에서 종양이 자라는 것이라 팽창할 여유 공간이 없다 보니 종양이 커지면서 뇌압을 상승시킨다는 것. 또한, 뇌는 신경계의 중추 부위라서 위와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2004년에 의식저하로 내원해 수술받고 의식회복이 더디게 이루어졌던 어르신이 다른 건 모르겠고 ‘양국희라는 이름만은 기억한다’며 오늘 건강하게 걸어서 진료실로 찾아오셔서 새삼 의사로서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날”이었다고 웃으며 뇌종양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뇌종양은 왜 쉽게 뇌암이라 표현하지 않고 굳이 뇌종양이라고 표현하는지 궁금하다. 
뇌종양이란 두개골 내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말하는데, 뇌와 뇌 주변의 구조물에서 발생하는 모든 종양을 포함합니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뇌종양도 양성종양(혹)과 악성종양(암)이 있지만, 뇌종양은 다른 암과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설사 양성종양이라 하더라도 종양의 위치에 따라 마치 악성종양과 같은 성향을 보이기도 하고, 또 발생 부위에 따라서는 양성임에도 불구하고 손도 댈 수 없이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악성에 가까운 경과를 보이기도 해요. 조직학적으로는 분명히 양성에 가까운데도 실제로는 악성처럼 작동하기도 해서 암인지 아닌지 그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죠. 그래서 다른 암처럼 단정적으로 암이라고 하지 않고 종양으로 표현하게 된 거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환자들에게는 ‘뇌에 생기는 암입니다’라고 설명하면 바로 이해하더군요.

뇌의 구조와 구성 [이미지 출처 = www.msdmanuals.com/ko]

뇌의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에 관해 쉽게 설명하면.
우리 몸에서 뇌는 뺄 수 없는 중요 부위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뇌는 감각기관이 보낸 다양한 정보를 모아 그 정보를 해석·판단·분석해서 근육과 샘에 명령을 내립니다. 뇌는 뼈(두개골)로 둘러싸인 머리 안에 들어 있어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뇌는 크게 좌반구 우반구로 나눌 수 있고, 위아래로는 대뇌와 소뇌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소뇌 바로 앞에는 뇌줄기라고도 부르는 뇌간이 위치하는데 이곳은 척수로 이어집니다. 뇌간은 머리 방향에서부터 중뇌, 뇌교, 연수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는데, 전체 모양이 마치 깔때기처럼 내려오면서 좁아지는 모양을 보여요. 뇌 전체의 무게 약 1.3kg 중 뇌간은 비록 20~30g만을 차지할 정도로 작지만, 의식을 포함한 신경계의 핵심 기능이 모여 있어 작은 손상에도 쉽게 망가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경외과 영역에서도 가장 수술적 접근이 어려워 뇌간질환은 수술적 치료가 힘든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뇌종양의 종류와 증상을 설명하면.
뇌종양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두개골 안에 생기는 모든 형태의 종양을 말해요.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양성과 악성을 모두 포함해서 뇌종양이라고 하죠. 양성종양에는 뇌수막종, 뇌신경초종, 뇌하수체선종 등이 있고, 악성종양은 악성 신경교종, 전이성 뇌종양, 림프종 등이 있습니다. 

다른 종양과 뇌종양이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종양이 두개골 안에서 자란다는 것입니다. 두개골 안에서는 팽창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거의 없어요. 성인은 가장 큰 부위인 대뇌에서 많이 발생하는 데 비해 소아의 경우에는 소뇌에서 발생 비율이 높습니다. 

뇌종양은 대뇌, 소뇌, 뇌간 등 각 발생 부위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도 조금씩 다릅니다. 시력을 관장하는 부위에 종양이 생기면 시력이 저하될 수 있고, 운동을 담당하는 부분에 생기면 마비가 오기도 하죠. 종양이 뇌 표면을 지속해서 자극하면서 경련이나 발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종양이 커지면 밖으로 팽창할 수 없다 보니 뇌압을 높이고 안압이 상승해 시력이 나빠지고 두통이나 구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뇌종양이 생기면 뇌압이 높아져 대표적인 증상으로 두통이 나타난다. 

뇌종양의 원인을 크게 방사선 노출, 면역결핍, 전자파, 유전자 변이를 들던데. 
아직 뇌종양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는 않습니다. 방사선이나 화학물질 과다 노출, 바이러스, 전자파 등이 위험인자라고는 알려졌지만 명확하게 규명된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게놈프로젝트에 의해 인간 유전자가 밝혀지면서 유전자가 뇌종양의 각종 위험요인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방사선이나 전자파, 화학약품 노출 시 또 면역결핍 등 뇌종양 위험인자에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주어 종양을 생기게 한다고 설명하는 것이 의학계의 최근 트렌드인 듯합니다.

뇌종양을 진단은 어떻게 하나.
뇌종양은 크게 뇌압, 발생 위치, 발작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을 평가하는 신경학적 검사를 먼저 진행한 다음 뇌종양으로 의심되면 CT, MRI, PET 등 필요한 검사를 추가해서 진단하게 됩니다. 마취 상태에서 수술하여 뇌조직의 일부를 떼어내는 조직검사를 하기도 해요.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뇌종양은 양성이더라도 악성종양처럼 행동하며 뇌를 손상시키며 수술 타이밍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종양의 크기가 작을 때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요 치료법과 치료과정에 관해 설명하면.
쉽게 설명하면 칼로 째서 수술하는 방법과 그렇지 않은 치료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다른 대부분 암도 그렇지만 뇌종양 치료 역시 첫째가 수술입니다. 정상 조직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종양 전체를 잘라내거나 최소한 부분 절제라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방사선이나 항암요법도 있지만, 예후 면에서 보면 수술이 가장 탁월합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외과 양국희 교수

최근에는 수술 도중 환자를 깨워 대화하거나 몸을 움직이도록 하면서 언어나 운동기능 등을 확인하면서 종양 절제술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물론 70대 이하의 비교적 젊은 환자들과 사전에 동의하에 시행하게 됩니다. 

수술이 어려운 환자는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데,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동위원소를 이용한 감마나이프나 선형가속기를 이용한 사이버나이프 등 정상 뇌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사선수술도 개발됐습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는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요법 등을 복합적으로 시행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