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관절염도 고혈압·당뇨처럼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다”

궁금해요, 건강 - 퇴행성관절염

2022-03-13     권구영 기자

나이, 비만, 외상 등이 주요 위험인자
초기증상 발생 시 적절하게 치료해야
비수술 치료 우선하고 수술은 최소화  
인공관절 수술 6개월 후엔 자연스러워

염윤석 동국대일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퇴행성관절염은 조기에 발견하고 제때 치료하면 진행되는 속도를 상당히 늦출 수 있다”며 “인공관절 수술은 가장 마지막에 선택하는 수단으로 보통 65세 이상 연골이 심각하게 손상된 관절 등급 3등급 이상 환자를 주 대상으로 한다”고 말했다.

[고양신문] 50대 중반인 박모씨는 10여 년 전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돼 80%를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얼마 전부터 들어 무릎이 뻑뻑하고 부어오르며 수시로 발생하는 통증을 참을 수 없어 병원을 찾았다. 의사로부터 “엑스레이 사진으로만 보면 당장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만 할 상태지만 몸 관리를 잘해서 최소한 10년은 더 버티고 그 이후 인공관절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간 너무 몸을 방치한 건 아닌가 하는 후회가 밀려왔고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박씨와는 다른 경우일지라도 최근엔 비교적 젊은 층인 40~50대도 장시간 책상에 앉아 일하면서 적절한 운동을 하지 않고 잘못된 생활습관을 지속하면 퇴행성관절염을 앓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염윤석 동국대일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만나 퇴행성관절염의 증상과 진단, 단계별 치료법, 그리고 정형외과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치료방법이라 평가받는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알아봤다.

관절염 환자 수가 증가 추세인 이유는.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한 번이라도 관절염을 앓게 될 ‘발생률’은 50% 이상이다. 통계를 찾아봤더니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15% 정도가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다고 하고, 2015년에 350만 명이었던 관절염 환자가 2020년엔 400만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그만큼 환자 수도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릎관절염은 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데. 
퇴행성관절염 발생 부위는 무릎>고관절>손·발 순으로 높은데, 특히 무릎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나빠지면서 골연골의 변화가 일어나고 연골판이 손상되는 등 조직이 손상돼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나중에는 연골이 거의 사라져 연골 밑의 뼈가 노출되고 관절의 변형까지 오면서 심한 통증을 느끼며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준다.

여성 발병률이 더 높은 이유는.
주로 생물학적·신체적 특성을 이유로 보는데 여성 환자가 약 2배 정도 많다. 특히 나이를 많이 먹을수록 여성에게 퇴행성관절염이 더 많은 원인은 근육이나 연골조직이 남성보다 약한 데다 가사 노동을 더 많이 하고, 폐경 이후에는 여성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관절이 쉽게 손상되면서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초기에 느낄 수 있는 주된 자각증상은.
가장 초기의 자각증상은 무릎의 안쪽 부분이 따끔거리고 아픈 것이다. 계단을 올라가거나 내려갈 때는 무릎이 쑤시고 아프다가도 앉아있거나 누워 있을 때는 괜찮은 상태가 지속한다면 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비만으로 인한 과체중이나 가벼운 부상도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초기에는 생활습관의 변화와 적절한 운동요법, 주사치료 등을 통해 회복할 수 있지만, 중기 이후에는 관절 내시경이나 심하면 인공관절 수술까지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절염 진단은 어떤 방법으로 하나.
문진과 진찰 그리고 엑스레이 검사를 기본으로 한다. 이때 주의할 것은 엑스레이 검사는 반드시 서 있는 상태에서 촬영해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골괴사증이 의심되는 특수한 경우에는 MRI 등 정밀 검사를 하기도 한다. 사실 관절염이 있어도 큰 불편함 없이 지내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따라서 엑스레이만을 볼 것이 아니라 담당 의사와 자신의 상태에 대해 자세히 진찰해서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기별로 치료방법이 다를 것 같다.
초기에는 기본적으로 무릎에 부담을 주는 체중을 줄이면서 물리치료, 약물치료, 운동치료 등 병행하는 비수술적 치료를 한다. 증상이 좀 더 심하면 무릎 주위의 인대를 강화하는 포도당 주사 등 주사치료를 시행하고,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관절내 연골주사나 스테로이드 주사, 연골재생을 위한 줄기세포 치료를 하기도 하고, 절골술(휜다리 교정술), 관절내시경, 슬관절반치환술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인공관절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라는데. 
인공관절 수술은 기능을 잃은 연골을 절제한 후 첨단 생체 소재인 티타늄과 폴리에틸렌으로 제작된 인공관절을 삽입하여 뼈에 고정해주는 것이다. 무릎관절염 환자라고 해서 다 시행하지는 않고 보통 65세 이상 연골이 심각하게 손상된 관절 등급 3등급 이상 환자를 주 대상으로 한다. 요즘 인공관절은 정확하게 시술만 되면 15~20년 정도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질이 높아졌다. 6개월 정도만 지나면 인공관절이라는 것을 잊고 거의 내 다리와 같은 느낌으로 생활할 수 있다.

꼭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만 하는 상황은.
밤에 가만히 누워 있어도 잠을 못 잘 정도로 야간 통증이 심한 사람이 가장 급하다.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아픈 사람, 충분히 휴식을 취했는데도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 무릎이 굳어서 구부리거나 뻗는 것조차 힘든 경우 그리고 너무 심하게 무릎이 휘어서 구부러질 정도인 경우에도 수술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나이가 60세 이하이거나 무릎 상태에 따라서는 인공관절술 보다 교정절골술을 우선 시행해 치료하기도 한다.

염윤석 동국대일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이 있다면.
나이, 비만, 외상이 주된 위험인자인 퇴행성관절염은 조기에 발견하고 제때 치료를 하면 관절염이 진행되는 속도를 상당히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초기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퇴행성관절염 역시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필요하면 적절히 약을 복용하면서 잘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