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대 ‘JOB 콘서트’, 덕양노인종합복지관 ‘다시 봄, 축제’

일상의 회복··· 기지개 켜는 대학과 노인복지관 현장을 찾아서

2022-05-16     권구영 기자

[고양신문] 2019년 말 중국에서 처음 시작된 코로나19라는 신종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우리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이렇게 오랫동안 고통받을 것이라고는 예상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길었던 터널을 지나 지난달부터 국내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 단계로 접어들며 사회 곳곳에서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일상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전면 비대면 수업을 이어가던 대학은 전공수업을 중심으로 대면 수업이 진행되고 학생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과별 모꼬지를 기다리고, 감염됐을 때 어르신들은 위험성이 더 크기에 대부분의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중단하며 시설 개방을 제한했던 노인복지관도 새롭게 기지개를 켜며 조심스레 문을 열어 어르신들을 맞고 있었다. 

10일 중부대에서 열리고 있는 ‘2022 JB-JOB콘서트’와 11일 고양시덕양노인종합복지관 어버이날 기념행사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덕양 다시 봄, 축제’ 현장을 찾았다. 캠퍼스와 복지관 곳곳에서 마주친 학생과 교수, 교직원, 그리고 어르신과 사회복지사들의 얼굴에는 내리쬐는 봄 햇살만큼이나 밝고 환한 웃음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내 일(Job)을 찾으며 내일(Tomorrow)을 꿈꿉니다”
중부대 창의캠퍼스(고양) ‘2022 JB-JOB콘서트’

취업·진로·학습 등 5개 센터가 뭉쳐
메타버스 등 디지털 프로그램 통해
적성·자소서·면접·취업·창업 컨설팅
“다시 또 새내기가 된 느낌이에요”

 10일 ‘2022JB-JOB콘서트’ 참여 학생들이 각 부스를 돌며 취업과 창업에 관한 다양한 체험을 한 후 기념촬영을 했다. 

“다시 새내기가 된 기분도 들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편입을 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요. 어찌 됐든 못 보던 친구들도 다시 만나고 새로운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하게 돼서 너무 좋습니다. 4학년인 저희에게는 프로그램 하나하나가 피부에 생생하게 직접 와 닿더라고요.”

중부대학교(총장 권대봉) 창의캠퍼스(고양)가 9일부터 일주일간 진행한 ‘2022JB-JOB콘서트’ 현장을 10일 찾았다. 이날 캠퍼스에서 만난 유수정(전기전자공학과) 양과 장승연(전자출판인쇄공학과) 양은 코로나19와 함께 2년을 보내고 났더니 ‘어느새 졸업반이 돼 있었다’며 웃었다. 

(사진 왼쪽부터) 장승연 양, 전미옥 취업진로지원센터장, 유수정 양. 

이날 야외 주차장에서는 취업진로지원센터 주관으로 다양한 부스를 준비해 자소서·면접 컨설팅, 취업 메이크업 클리닉, 퍼스널 컬러 진단, 이력서 사진 촬영, AI 면접 검사, 지문적성검사, 플레이 레고 체험 등 프로그램과 이벤트도 진행됐다. 특히 고양시에서도 찾아가는 취업지원센터 ‘일자리버스’ 현장 지원에 나서며 학생들에게 취업에 필요한 다양한 검사와 함께 상담을 제공했다.

이번 중부대의 JOB 콘서트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대면 수업을 위해 학교를 찾는 학생들을 위해 준비됐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올해 5월 축제가 부득이하게 가을로 연기됐지만, 학생지원처 산하의 취업진로지원센터·창업교육센터·학생상담센터·장애학생지원센터, 그리고 교수학습지원센터 등 5개 센터가 학생들의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돕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하자고 나선 것. 

‘내 일(Job)과 내일(Tomorrow)을 꿈꾸는 중부인’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JOB콘서트는 9일 셀프 리더십 특강을 시작으로 13일까지 일주일간 매일 센터별 섹션이 구분돼 열렸다. 학생들은 취업, 창업, 진로상담, 학습지원 상담과 검사 등 각종 특강을 듣거나 상담을 받고, 1:1 컨설팅도 받는 기회도 얻었다.

학생상담센터는 10~11일 세종관 1층 로비에서 찾아가는 진로·심리검사, 생명존중교육과 진로특강을 진행했다. 교수학습지원센터에서는 11~12일 진로와 취업 준비를 위한 학습지원 로드맵을 메타버스로 구현해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고, 11일에 창업교육센터는 창업특강을,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장애인 명사 특강과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점자 체험도 진행했다.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취업진로지원센터의 주관으로 메타버스 젭(ZEP)을 통해 최근 뜨거운 이슈인 NFT 전문가의 취업특강도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김규헌 군, 전미옥교수, 김가현 양, 홍성민 군.

올해 토목공학과에 입학한 김가현 양과 김규헌·홍성민 군은 “신입생이라 이런 센터가 있는지 잘 몰랐는데 학교에서 이런 행사를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줘 감사하고, 각 부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경품을 줘 재미도 있다”라며 “이제 곧 가게 될 MT에서 동기 선후배들과 더 친해질 시간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새내기답게 말했다. 

전미옥 취업진로지원센터장(학생성장교양학부 교수)은 “온라인 수업이 중심이 되다 보니 각 센터에 대해서 아는 학생들이 드물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우리 센터의 행사는 일부러 장소를 이렇게 야외 주차장으로 정했고, 교수학습센터 역시 각 건물 1층 로비로 나와 학생들에게 학습유형 검사와 취업로드맵도 짜주고 있다”며 “하반기에 온전히 일상이 회복된다면 고양시와 경제단체 그리고 고양시에 있는 다양한 기업들과 함께 학생들에게 직접 찾아가는 ‘캠퍼스 취업박람회’를 기획하고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2022 JB-JOB콘서트 이모저모]

교수학습지원센터는 진로와 취업 준비를 위한 학습지원 로드맵을 메타버스로 구현해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진행한 장애인 명사 특강 후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했다.

 

 

창업교육센터는에서 진행한 창업특강.

 

고양시에서도 10일 찾아가는 취업지원센터 ‘일자리버스’ 현장 지원에 나서며 학생들에게 취업에 필요한 다양한 검사와 함께 상담을 제공했다.

 

 

학생상담센터는 세종관 1층 로비에서 찾아가는 진로·심리검사, 생명존중교육과 진로특강을 진행했다.

 

행사 마지막날인 13일에는 취업진로지원센터 주관으로 최샘터 아트스퀘어 대표가 메타버스 젭(ZEP)을 통해 최근 뜨거운 이슈인 NFT 시대에 관한 특강을 펼쳤다.

 


“코앞 복지관 다시 오는 데 2년, 많이 그리웠어요”
덕양노인종합복지관 ‘덕양 다시 봄, 축제’

코로나19 극복한 어르신 위한 잔치 
복지관 직원들이 별도로 기획·준비
옛 추억 떠올리며 놀이·체험 즐겨
“함께 해야 진정한 행복이더군요”

소원나무에 걸려있는 수많은 소원 카드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보고싶었습니다'라는 한마디를 적은 카드였다. ‘덕양 다시 봄, 축제’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복지관을 오가며 보았던 거리의 풍경들, 그리고 복지관에서 활동할 때는 별것 아닌 것 같았던 매 순간들이 실은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건강한 마음과 몸으로 그 소중한 일상을 다시 회복해 함께 웃으며 이야기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복지관 다니면서 친한 친구가 여럿 있었는데, 이미 저세상으로 간 놈도 있고 몸이 아파 누워있는 놈도 있고, 딱 한 친구만 복지관에 나와서 함께 놀고 있어요. 코로나19 겁난다고 활동량이 줄면 건강을 잃고 심하면 목숨까지 잃게 되는 건 특히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더 당연한 순서 아니겠나. 오늘처럼 화창한 날 재미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선물도 받으니깐 더 젊어진 거 같고 기분도 좋구먼 그려.”

‘1·2·3세대 결연가족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 만났던 고광현 어르신을 11일 2년 만에 우연히 다시 만났다. 고양시덕양노인종합복지관의 어버이날 기념행사가 열린 장소였다. 커피 한잔 마시자며 손을 끄셨다.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하소연하는 어르신은 내년이면 구순을 바라보는 연세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건강비결이라는 쑥뜸, 구운 마늘 덕분인지 여전히 목소리가 쩌렁쩌렁했다.

내년에 구순을 바라보는 고광현 어르신은 "재미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선물도 받으니깐 더 젊어진 거 같고 기분도 좋다"고 말했다. 

고 어르신뿐 아니라 이날 복지관에는 많은 어르신이 친구들과 함께 복지관 1층 앞마당을 찾았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건강한 모습으로 복지관을 찾는 어르신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준비한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덕양 다시 봄, 축제’가 열렸기 때문이다.

청바지에 하얀색 티셔츠를 받쳐입은 청년으로 나타난 김정훈 덕양노인종합복지관장은 “정말 5월 6일에 어버이날 실내행사만 했었다면 아쉬울 뻔했다”며 “오랫동안 어르신들을 그리워했던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급하게 준비한 야외행사에 이렇게 많은 분이 참여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임을 새삼 더 절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딱지치기, 팽이치기, 비석치기, 투호 등 전통놀이는 물론 옛날을 추억하며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추억의 학창시절 포토존, 달로나 만들기 체험, 떡메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었다. 체험 부스 5개를 채우면 기념품도 제공했다. 또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어르신들이 저렴한 가격에 좋은 물건을 사면서 지급한 금액은 어려운 형편에 처한 이웃을 위해 쓰는 ‘마음이음 바자회’도 진행됐다. 

덕양노인종합복지관 ‘덕양 다시 봄, 축제’에 참여한 어르신이 떡메치기 체험을 즐기고 있다. 

모든 체험 부스를 돌고 기념품을 받아온 최지순·백정자·김경숙 어르신은 “길 하나만 건너면 되는 코앞의 복지관에 다시 오는 데 거의 2년의 세월이 걸렸다”면서 “코로나가 잘 마무리되고 온전하게 일상을 되찾아서 앞으로는 하루하루가 사실 별건 아니지만 재미있었던 놀이와 체험을 했던 오늘 시간만 같으면 좋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며 웃었다. 

만국기가 걸린 복지관 앞마당 부스마다 들러 달고나를 만들고, 교복 입고 책가방 옆에 끼고 사진 찍으며 옛날 생각을 하고, 내가 더 잘한다며 팽이치기 게임을 하거나 힘차게 떡메를 내리치고··· 삼삼오오 옮겨 다니며 환한 웃음을 짓는 어르신들의 표정을 보며 복지관 직원들도 덩달아 신이 나 보였다. 

한순웅 덕양노인복지관 부장은 “모든 코너를 저희가 직접 기획하고 물품을 준비했고, 아침 일찍부터 직접 천막치고 행사장을 세팅했다”면서 “예전에 성격이 급하거나 너무 세서 마주하기 불편했던 어르신이 종종 있었는데, 거리두기 해제 후 다시 건강하게 오셔서 어떠한 말씀을 하든 전혀 불편해하지 않는 나 자신을 보며 ‘함께’ 숨 쉬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행복임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박노해 시인은 ‘다시’라는 시에서 ‘길 찾는 사람은 / 그 자신이 새길이다 / 참 좋은 사람은 /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 사람 속에 들어 있다 / 사람에서 시작된다’라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 역시 ‘덕양 다시 봄, 축제’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처럼 ‘다시, 사람’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덕양 다시 봄, 축제 이모저모]

덕양 다시 봄, 축제 행사가 열린 복지관 1층 앞마당.

 

바자회에거 물건을 구입하고 복지관 직원과 기념촬영을 한 어르신들.

 

‘마음이음 바자회’ 수익금은 어려운 형편에 처한 이웃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행사장을 찾은 아이들이 어르신들과 함께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추억의 학창시절 포토존에서 옛 기억을 떠올리며 사진을 찍고 있다.

 

전통놀이 체험.

 

소원카드를 쓰는 어르신들.

 

어르신들이 희망의 메시지로 꽃을 피운 소원나무.

 

고양시덕양노인종합복지관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