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대, 고도 기술력보다 더 뛰어난 해결책은 ‘우리주변의 숲’
‘기후위기시대, 숲에서 길을 묻다’ 오충현 교수 마을자치 강좌①
기후변화, 도시화와 밀접 연관
과거 백년간 한국 2℃ 높아져
40년 간 육상생물 38% 감소
도심숲이 실제기온 낮추게 해
[고양신문] 기후위기시대라고 한다.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의무가 됐다고도 한다. 여기서 두 가지 질문이 생긴다. 하나는 ‘정말 기후위기인가’라는 의문이고, 다른 하나는 정말 심각한 기후위기라면 ‘해결방안은 무엇인가’이다.
이 질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대답은 이러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은 이미 우리생활 주변 가까이 왔고, 해결방안으로는 자연에 기반한 해법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자연기반해법’ 중에서도 ‘숲’이 하나의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고양시에서 ‘기후위기시대, 숲에서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마을자치 강좌가 열리고 있다. 고양신문·고양시주민자치협의회가 주최하고, 지역신문발전위원회·사과나무의료재단·건강넷이 후원하는 마을자치 강좌로, 총 5회에 걸쳐 매월 진행될 예정이다.
첫 번째 마을자치 강좌는 지난 27일 사과나무치과병원 7층 강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강좌에는 진윤숙 고양시 주민자치협의회장, 김영식 일산서구 주민자치협의회장, 유광석 중산1동 주민자치회장, 이바다 마두1동 주민자치회장, 임영근 건강넷 대표, 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약 80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이번 마을자치 강좌의 강의를 맡은 이는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 교수. 오 교수는 자연환경보전, 도시생태계, 기후변화에 관해 연구를 해왔고, 다양한 영역에서 숲 운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인 ‘생명의숲’ 운영위원장, 한국사찰림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오 교수는 “시민단체인 ‘환경정의’와 전문가, 시민들이 1998년 만든 서울환경포럼이 20년이 넘도록 활동을 해왔듯이, 이번 마을자치 강좌 모임도 고양시의 실질적인 자치모임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충현 교수가 전한 강의내용을 정리한다.
육식 통한 메탄가스도 온난화 주범
기후변화는 도시화·산업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도시화가 시작되어 지금은 세계의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다. 경제적으로는 잘 살게 됐지만, 국토와 생태계가 크게 훼손됐다. 환경이 훼손된 상태에서 과연 미래에도 잘 살 수 있을까.
인구가 집중된 도시는 자동차나 냉난방, 산업활동 과정의 화석연료 사용량을 치솟게 만들었고, 이는 결국 온난화로 이어졌다. 산업혁명 이후 100년간 전세계적으로 평균 1℃가 높아졌는데, 우리나라는 과거 100년간 2℃가 높아졌다. 특히 최근 30년 동안에만 1.5℃가 높아졌다.
화석연료 사용뿐만 아니라 우리의 식생활 습성도 기후변화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식생활 중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육식이다. 육식을 통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 물질은 메탄가스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가 일으키는 온실효과보다 21배 더 영향을 준다. 전 세계 온실가스의 18%는 육식으로 인해 배출된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과거 30년(1912~1940년)에 비해 최근 30년(1991~2020)은 봄이 6일, 여름이 20일 늘어났다. 반면 가을은 4일, 겨울은 22일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화는 온난화뿐만 아니라 도시홍수도 일으킨다. 강수량은 증가했는데, 강수일수(비오는 날)는 30년 전에 비해 21일이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도시화는 생물서식 공간을 감소시키고 생태계를 교란하며 토지의 대기오염 완화기능을 잃게 만든다.
현재 우리 환경은 도시열섬⟶에너지·화석연료소비량 증가⟶이산화탄소 증가⟶온난화⟶도시열섬이라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상태에 있다. 그러면 이러한 악순환을 어떻게 끊어야 할까. ‘숲에서 길을 찾자’라는 오늘 강의 주제는 이러한 물음에 대한 해답이다.
현재의 인간 소비량 충족하려면 1.7배 지구 필요
인간과 공존했던 생태계는 수 백 만년 동안 균형을 이뤄왔다. 그런데 산업혁명과 도시화 이후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 현재 인구 73억 명의 에너지·음식 소비량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지구로는 불충분하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현재 인간의 소비량을 충족하려면 지구가 1.7개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금의 소비량을 지속시킨다면 정작 지구는 지속가능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따지자면 한 국가가 가진 실제 생태자원으로는 그 국가의 국민을 생존시킬 수 없다. 각 국가별 에너지·음식 소비량 차이가 크기 때문에 소비량이 큰 국가는 소비량이 적은 국가에게 생태자원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즉 생태채무국과 생태채권국이 생기는 셈이다.
연구결과 2013년 기준으로 한국의 실제 생태용량이 0.7인데 비해 생태발자국(인간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생태용량)은 5.85로 나타났다. 1960년대 한국은 생태채권국이었지만 지금의 한국은 생태채무국이 됐다. 외국으로부터 생태자원을 수입해오지 않고는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소비량을 채울 수 없다.
지구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했던 생물다양성도 파괴되고 있다. 1970년에서 2012년 사이 지구에 있었던 육상생물의 38%, 해양생물의 36%, 민물에 서식하는 생물의 81%가 감소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생물다양성 수준은 세계 130위권으로 매우 낮다. 야생생물 최빈국 중의 하나가 우리니라다.
‘자연기반해법’ 국제적 부각돼
그렇다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결책으로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 NBS)이라는 개념이 국제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자연기반해법은 인간이 발전시킨 고도의 기술력으로는 한계를 가지기 때문에 기존의 기술공학적인 방법을 버리고 대신 자연을 복원·확대함으로써 기후변화·생물다양성 문제에 대응하는 방안이다. 자연기반해법은 2019년 UN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책 중 하나로 확정했고, 우리나라 환경부도 2021년 탄소중립 이행계획에 포함시켰다.
이러한 자연기반해법 중 하나가 바로 ‘숲 조성’이다. 2008년 7월 22일 이날 오후 2시를 기준으로 기온을 조사한 결과, 서울시청 광장은 36.2℃, 남산은 25.5℃, 서울숲은 28.1℃, 상계동 아파트는 38.3℃로 나타났다. 대체적으로 상업업무 중심의 도심지 > 주거지 > 공원 > 산림 순으로 기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간인데도 나무가 많은 곳은 실제로 기온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무는 기온을 낮출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도 저감시킨다. 나무가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메커니즘은 네 가지다. 나무에 의해 저감된 전체 미세먼지량을 100%로 보았을 때, 나무가 내부로 흡수시키는 것은 0.13%에 불과하다. 반면 잎, 줄기, 가지에 미세먼지를 부착시키는 것은 21.5%, 미세먼지의 이동면적과 속도를 감소시키는 것은 34.8%, 이동하던 미세먼지를 지표면으로 수직하강시키는 것은 43.5%로 나타났다.
이렇게 기후변화 문제와 생물다양성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기계가 아니라 우리주변의 나무와 숲이다. 이것은 절대적인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