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습지 폭발사고 관련자 ‘전원 무혐의’
공무원·사업수행자 등 6인 모두 혐의 벗어
시민사회 “원인 제공자 군 책임 밝혀야”
공무원노조, 경찰 관행적 수사 비판
[고양신문] 지난해 6월 장항습지에서 발생한 지뢰폭발 사고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던 관련자 6명에 대해 ‘전원 무혐의’ 판결이 나왔다.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은 6월 28일 관련자들에게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혐의 없음’을 통보했다. 이로써 사고 발생 1년 만에 관련자들이 법적 책임의 부담을 벗게 됐다.
해당 사고는 2021년 6월 4일 발생했다. 당시 한강하구 장항습지에서 외래식물 제거와 환경정화 작업을 진행하던 중 유실지뢰가 폭발해 작업자 1명이 발목절단 중상을 입었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일산동부경찰서는 당시 고양시 환경정책과 과장과 팀장, 주무관 등 시 공무원 3명을 비롯해 한강유역환경청 공무원 2명, 당시 환경정화작업 수행자인 협동조합 지부장 A씨 등 6명에게 안전관리 미흡의 책임을 물어 지난해 10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에 송치한 바 있다.
하지만 군사무기인 지뢰가 유실돼 민간인이 부상을 입었는데도 군 당국은 사고 이후 일체의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원인 규명과 수사 대상에서도 제외돼 공무원과 민간인들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편파수사’라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에 고양의 시민활동가들이 ‘장항습지 지뢰폭발사고 대책회의(공동대표 류태선, 최태봉)’를 구성해 문제에 대응했고,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와 고양시 공무원노조 등은 성명 발표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경찰의 편파·왜곡 수사를 성토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뒤늦게나마 관련자 전원이 혐의를 벗게 된 데 대해 장항습지 지뢰폭발사고 대책회의 류태선 공동대표는 “많이 늦었지만, 마땅히 나왔어야 하는 결과”라며 안도를 표했다. 아울러 장항습지 사고 이후에도 지뢰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는 현실을 짚으며 “대책회의는 이달 회의를 열어 ▲군이 책임져야 할 민간인 지뢰 피해 문제 ▲사고 이후 방치되고 있는 장항습지의 합리적인 관리방안 등 향후 새로운 차원의 활동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혜진 고양시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사건이 생기면 가장 손대기 쉬운 일선 공무원들을 희생양으로 삼곤 했던 경찰의 관행적 수사에 경종을 울린 쾌거”라며 “고양시 공무원노조의 적극적 대응도 무혐의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고 자평한다”고 밝혔다.
사고 피해 당사자인 김철기씨도 “전원 무혐의는 당연한 결과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모든 분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철기씨 역시 사고 이후 피해자 조사과정과 공청회 등의 자리에서 사고의 근본적 책임은 군사무기인 지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군 당국에 있다는 의견을 일관되게 표명해왔다. 김철기씨는 “진정으로 책임을 져야 할 주체와의 긴 싸움에 대비해 더 단단해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